[베트남뉴스룸] “‘한강의 기적’을 ‘홍강의 기적’으로 만들겠다” 베트남 기업인들의 대부(代父) 부띠엔록(Vũ Tiến Lộc) 베‧한친선협회 회장 타계
- 18년간 베트남상공회의소(VCCI) 회장 역임 진기록, 5선 국회의원, 최고의 지한파 정치인이자 경제인
[한국지방정부신문=정양기 기자] “‘한강의 기적’을 ‘홍강의 기적’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하며 한국과 베트남의 경제협력과 우호교류에 앞장서 온 베트남 최고의 지한파(知韓派) 정치인이자 베트남 기업인들의 대부(代父) 부띠엔록(Vũ Tiến Lộc) 전 베트남상공회의소(VCCI) 회장의 갑작스런 타계 소식이 충격을 주고 있다.
베트남과 인연이 있는 웬만한 한국인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당대 최고의 지한파로 알려진 베‧한친선협회 회장인 부띠엔록(Vũ Tiến Lộc) 회장이 지난 5일 향년 64세로 갑작스럽게 타계해 지난 8월 8일 쩐타인똥 5에 있는 국립장례식장에서 장례식이 거행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이날 장례식에는 최영삼 주베트남 대사를 비롯, 안경환 응우옌짜이대학교 대외 총장, 고상구 민주평통자문회의 아태지역회의 부의장, 하노이 한인회 장은숙 회장, 코참의 홍선 회장, KOVECA, 베사모, 한베친선협회, 삼성, 현대, 롯데, New Life Plus 등 많은 한국 투자기업들이 조화를 보내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작별의 아쉬움을 표했다.
부티엔록(Vũ Tiến Lộc) 회장(1960.1∼2024.8)은 베트남상공회의소(VCCI) 회장을 18년간이나 연임하면서 한국과의 오랜 교류로 한국 정‧관‧경제계의 인맥도 두터워 한·베 경제협력 관계에도 크나큰 외교적 손실이 아닐 수 없다는 지적이다. VCCI는 7만여 개 베트남 기업의 사령탑 역할을 하고 있다.
부띠엔록(Vũ Tiến Lộc) 회장은 1960년 1월 1일 타이빈(Thái Bình)성, 타이투이(Thái Thụy)현, 투이퐁(Thụy Phong)면에서 태어나 8월 5일 서거하기까지 5선(11-15대)의 국회의원, 베트남상공회의소(VCCI) 회장을 2003년부터 2021년까지 18년간을 역임했고, 1994년 11월 3일 창립된 베‧한친선협회 회장으로 한국기업의 베트남 투자와 정착에 도움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베트남상사중재원(VIAC) 원장으로 베트남의 도이머이 경제 정책 방향과 법률적 기반을 구축하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
경제학 박사로서 국내외 여러 대학에서 강의도 많이 하여 베트남 경제 정책을 널리 알렸고, 제11대 의원 시절에는 국회예산정책위원회, 12대-15대까지는 국회경제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해왔으며, 베트남조국전선 중앙위원회 위원, 국가경쟁력 강화 및 지속발전위원회 부위원장, 총리 직속 행정개혁위원회 부위원장, 베트남대외관계위원회 위원장, 베트남 기업협회 중앙위원회 의장, 베트남비즈니스포럼연합회(VBF) 회장을 역임했다.
이처럼 폭넓고 활발한 대외 활동으로 경제계에서 뿐만 아니라 의회에서도 깊은 인상을 주어 부띠엔록 회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은 많은 사람에게 충격을 주었다. 부띠엔록 회장은 항상 기업의 편에 서서 기업인의 시각에서 보고 기업인의 권리를 옹호하였고, 기업인들이 정당하게 기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정책을 입안하고 법률적인 토대를 마련해 주었다. 2004년 9월 판반카이 총리에 의해 제정된 “10월 13일 베트남기업인의 날”도 순전히 부띠엔록 회장의 노력 덕분이었다. 그는 기업인들에게 용기와 자부심을 주고 국가와 함께 동행하도록 하는 것이 국가경제발전의 근본이라고 생각했다. 때문에 부띠엔록 회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은 기업인들에게는 “쇼크이자 청천벽력”같은 소식이었다.
록 회장과 함께 VCCI에서 수십년을 근무를 했던 쩐흐우휜(Trần Hữu Huỳnh) 변호사는 “록 회장은 VCCI의 수장으로 자신뿐만이 아니라 VCCI 구성원 전체가 기업인들의 투자 환경 개선에 참여하도록 했고, 국가의 투자 환경 개선에 선봉에 서서 국가 경제의 나갈 길을 닦은 분”이라고 말했다.
부띠엔록 회장은 베트남 최고 경제전문가로 APEC CEO Summit 회의를 2006년과 2017년 두 차례 주관했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기업가 정신을 주창했던 인물이었다.
이런 일화도 있었다. 2013년 7월 12일 베트남 정부는 베트남상공회의소(VCCI)에 대한 감사를 실시했다. 감사는 의외의 결과를 가져왔다. 이듬해인 2014년 9월 19일 VCCI는 국가주석으로부터 ‘1등 노동훈장’을 수훈했기 때문이다. VCCI는 그만큼 비리 없이 깨끗하게 운영되었다는 점이 감사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으며 부띠엔록 회장은 청렴의 상징으로 부각된 것이다.
2015년 3월 28일에는 쯔엉떤상(Trương Tấn Sang) 국가주석과 응우옌티엔년(Nguyễn Thiện Nhân) 조국전선 위원장이 참석한 VCCI 총회에서 6대 VCCI 회장으로 선임되어 2003부터 2021년까지 총 18년간 VCCI 회장을 연임한 진기록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베트남 상사중재원 원장으로 선출되었으며, 2026년까지 2년여의 임기를 남기고 갑자기 타계한 것이다.
베트남 연구가이자 하노이 명예시민인 안경환 응우옌짜이대학교 대외 총장은, “한국의 경제발전 상인 ‘한강의 기적’을 베트남 경제발전의 모델로 삼아 ‘홍강의 기적’을 이루고자 했던 베트남의 경제전문가 부띠엔록 회장의 타계는 한국과 베트남의 지속적인 경제협력 관계 발전를 멈칫거리게 할 수 있다”며, “부띠엔록 회장의 서거에 한국과 베트남 그리고 그의 모든 친구들과 슬픔을 함께 나누고자 하며, 부디 천국에서 영면하시고, 평소 그토록 원하셨던 베트남의 경제발전의 결정판, ‘홍강의 기적’이 하루빨리 달성되도록 음우(陰佑)의 손을 뻗어 주시리라 믿는다”고 추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