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확정’ 이재명 지사의 ‘미처 하지 못한 말’...차기대권 지지도 3개월 연속 1위, 민주당 지지층 이낙연과 오차범위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이재명 20% 1위, 이낙연 17% 2위...안철수 4%, 운석열 3%, 홍준표 2%, 원희룡 1% 순
[한국지방정부신문=정양기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6일 열린 수원고등법원의 대법원 무죄 취지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음으로써 지난 2년 동안 이 지사를 괴롭혔던 허위사실공표혐의가 최종 무죄로 확정됐다.
공교롭게 이날 갤럽의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이 지사가 3개월 연속 1위를 기록한 결과가 발표되면서 향후 대권행보를 더욱 본격화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오늘 열린 파기환송심의 무죄확정 판결과 관련해 이 지사는 지난 2년간의 칠흑 같던 재판과정을 마무리하며 그동안 ‘미처 하지 못한 말’을 전한다며 고인이 된 셋째 형님에게 “살아생전 당신과 화해하지 못한 것이 평생 마음에 남을 것 같습니다. 어릴 적 지독한 가난의 굴레를 함께 넘으며 서로를 의지했던 시간들을 기억합니다. 우리를 갈라놓은 수많은 삶의 기로를 원망합니다. 부디 못난 동생을 용서해주십시오. 하늘에서는 마음 편하게 지내시길, 불효자를 대신해 어머니 잘 모셔주시길 부탁 올립니다”라고 뒤늦은 회한과 함께 애틋한 가족사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이재명 지사는 오늘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처 하지 못한 말..>이라는 글을 통해 “파기환송심 최종선고가 내려지던 순간, 2년여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헤아릴 수 없는 고마움이 지난 시간 곳곳에 촘촘히 박혀 있다. 아픈 기억은 멀어지고 미안한 마음만 남아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 지사는 “무엇보다 재판으로 인해 도정에 더 많이 충실하지 못한 점, 도민 여러분께 송구한 마음이다. 해야 할 일이 산더미이고 시간은 촉박한데 개인적 송사로 심려 끼쳐 드렸다”며 “끝까지 너른 마음으로 지켜봐주신 도민 여러분, 지지자 여러분께 거듭 머리 숙여 감사드리고, 사필귀정의 최종판단을 내려준 사법부에도 경의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이제 제게는 도정 한 길만 남았다”며 “절박한 서민의 삶을 바꾸고, 구성원의 기본권을 충실히 보장하며, 불평등 불공정에 당당히 맞서 만들어 낸 실적과 성과로 도민 여러분께 엄중히 평가 받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이재명 20%로 3개월 연속 1위, 이낙연 17% 2위...안철수 4%, 운석열 3%, 홍준표 2%, 원희룡 1%
한편, 이날 한국갤럽이 2020년 10월 둘째 주(13~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에게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정치 지도자, 즉 다음번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 물은 여론조사 결과(자유응답)를 발표했는데,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로 3개월 연속 1위를 지켰고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로 2위를 기록했다.
이어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4%로 3위, 윤석열 검찰총장이 3% 로 4위,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2%로 5위,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로 6위 순으로 나타났다. 7%는 그 외 인물(1.0% 미만 20여 명 포함), 46%는 특정인을 답하지 않았다.한 달 전과 비교하면 이재명·이낙연 선호도가 각각 2%포인트·4%포인트 하락했다. 올해 7월까지는 이낙연이 선호도 20%대 중반으로 단연 선두였으나, 8월 이재명이 급상승해 여권 인물들의 선두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지난달까지 이낙연이 이재명을 10%포인트 이상 앞섰지만, 이번에는 양자 격차가 줄었다. 통상 대선 후보는 당내 경선을 통해 선출한다는 점에서 우열을 가르기가 한층 어려워졌다고 볼 수 있다. 응답자 특성별로 보면 이재명 선호도는 여성(14%)보다 남성(26%), 30~50대(25% 내외), 인천·경기(28%) 등에서 높다. 이낙연 선호도는 남녀(17%·18%) 비슷하고, 광주·전라(36%), 더불어민주당 지지층(36%) 등에서 높은 편이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 2015년 4월 무상급식 중단으로 논란된 홍준표 경남지사와 정반대의 복지 확대 행보로 눈길을 끌며 당시 예비조사(자유응답 방식)에서 처음으로 상위 8인 안에 거명됐다. 2015년 4월 선호도 1%, 이후 매 조사에서 2~4%를 기록하다가 2016년 10월 5%, 11월 8%, 12월 18%로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였다. 국정농단·탄핵 국면에서 이재명은 기초단체장(성남시장)으로 중앙·기성 정치인들보다 자유로운 발언을 이어간 점이 유권자들에게 어필한 것으로 보였다. 이듬해인 2017년 1월 당내 경선이 본격화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층 선호가 문재인으로 쏠렸고, 2월에는 안희정까지 등장하면서 이재명은 당내 제3주자가 됐었다.
올해 차기 정치 지도자 조사에서 한 번이라도 선호도 1.0% 이상 기록한 인물은 모두 14명이다. 야권 정치인 중에서는 황교안 선호도가 가장 높았으나 총선 이후 급락했고(1~4월 평균 9%, 5~6월 1%), 안철수(2~5%)와 홍준표(1~3%)가 그나마 지난 대선 출마자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이들 역시 국민의힘 지지층이나 무당층, 성향 보수층에서 선호도 한 자릿수에 그쳐 여권에 맞서는 구심점 역할을 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현직 정치인이 아님에도 꾸준히 차기 정치 지도자 후보감으로 꼽히지만, 선호도는 지난 8월 9%에서 9·10월 3%로 하락했다. 8월 조사에서는 60대 이상, 미래통합당 지지층, 성향 보수층, 대구·경북, 대통령 부정 평가자 등에서 선호도 20% 내외였으나, 지난달부터는 모두 10%를 밑돈다.
이처럼 야권의 인물난이 지속하는 가운데, 최근 대권 도전을 공식 선언한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처음으로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선호도는 1%에 불과하지만, 제1야당인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으로는 유일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국갤럽의 이번 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집전화 RDD 15% 포함)하여 전화조사원 인터뷰로 조사했으며, 응답률은 18%(총 통화 5,640명 중 1,001명 응답 완료),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