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양주시] 전국 최초, 장애 공무원 주도 ‘체험형 인식 전환’ 프로그램 운영...‘함께하는 열린도서관 챌린지’ 전개, 도서관 접근성 혁신

- '체험이 곧 깨달음'…13개 도서관서 펼쳐지는 다채로운 미션 - 공공도서관, 진정한 의미 ‘열린 공간’으로 변신...장애인 '정보 접근성' 제고 - 지역 사회 확산, 지속 가능한 변화 시도...장애 인식 개선 콘텐츠 제작·배포

2025-04-21     김미숙 기자
경기 남양주시(시장 주광덕)가 ‘함께하는 열린도서관 챌린지’로 도서관 접근성 혁신에 나서며, 지방정부 소속 장애인이 직접 프로그램 전 과정을 기획·운영하는 사례로 전국 최초로 시도한다. (사진=김미숙 기자/남양주시청)

[한국지방정부신문=김미숙 기자] 경기 남양주시(시장 주광덕)가 ‘함께하는 열린도서관 챌린지’로 도서관 접근성 혁신에 나서며, 지방정부 소속 장애인이 직접 프로그램 전 과정을 기획·운영하는 사례로 전국 최초로 시도한다.

이는 지방정부 차원의 책임성을 바탕으로, 보다 지속가능한 ‘인식 개선 플랫폼’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남양주시는 도서관의 날(4월 12일)과 장애인의 날(4월 20일)을 기념해 전국 지방정부 중 최초로 공공도서관 기반 장애 인식 개선 프로그램인 ‘함께하는 열린도서관 챌린지’를 본격 추진하고 있다.

시각장애인 공무원 양주혜 주무관(도서관운영과)이 장애 당사자로서 기획·운영을 주도한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체험이 곧 깨달음'…13개 도서관서 펼쳐지는 다채로운 미션

프로그램은 지난 12일 정약용도서관을 시작으로 관내 13개 공공도서관을 순차 운영 중이다. 참가 시민들은 △독서확대기·점자도서 체험 △청각장애인용 영상자막 체험 △소근육 장애 체험(장애 모의장갑 착용) △휠체어 이동 경로 찾기 미션 등을 통해 장애인의 ‘하루’에 직접 동참해 본다.

양주혜 주무관은 “장애인이 도서관을 이용하지 않는 건 ‘보이지 않는’ 물리·정보적 장벽 때문이다. 체험을 통해 비장애인이 그 벽을 인식하고 허무는 것이 목적”이라며 “모든 시민이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넘어 읽고, 소통하며, 함께 성장하는 문화를 만들어 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첫 행사에 참여한 한 대학생은 “종이책만 보던 내가 확대기를 통해 페이지 하나를 읽는 데도 얼마나 손이 떨리는지 체감했다”며 “장애인의 독서 환경 개선이 단순 편의 제공을 넘어 삶의 질 전반을 바꾸는 일임을 느꼈다”고 말했다.

공공도서관, 진정한 의미 ‘열린 공간’으로 변신...장애인 '정보 접근성' 제고

그간 국내 공공도서관은 물리적 접근성(경사로·엘리베이터)은 일부 개선됐지만, 시각·청각장애인을 위한 정보 접근성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문화체육관광부 ‘공공도서관 발전 기본계획(2023)’에 따르면, 시·청각장애인 중 약 60%가 자막·점자·음성 변환 기기 등 서비스 부족으로 이용에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남양주시는 올해 하반기까지 관내 전 공공도서관에 ‘접근성 매뉴얼’을 배포하고, 직원 대상 장애 인식 교육을 의무화할 계획이다.

또한 프로그램 참여 후기·개선 제안을 바탕으로 △점자책 보유 확대 △서가·열람실 내 이동 경로 표지판 설치 △디지털 대출 시스템 접근성 강화 등을 단계별로 추진할 방침이다.

지역 사회 확산, 지속 가능한 변화 시도...장애 인식 개선 콘텐츠 제작·배포

남양주시는 이번 챌린지를 시작으로 지역 내 학교·동네 책방·복지시설 등으로도 프로그램을 확대 적용한다는 복안이다. 특히, 양 주무관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시시각각(구독자 약 3만 명)’과 연계해 장애 인식 개선 콘텐츠를 제작·배포, 시민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한국장애인재단 정책연구팀의 김나영 팀장은 “도서관은 지식과 정보의 허브이자 커뮤니티의 심장이다. 이러한 공간에 장애 당사자가 핵심 기획자로 참여한 것은 획기적인 전환점”이라며 “다른 지방정부에서도 이번 남양주시의 시도를 주목해, 공공서비스 기획 단계부터 장애인을 포함하는 ‘참여형 거버넌스’를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해외에서는 이미 ‘배리어 프리(Barrier-Free)’ 도서관이 확산 중이다. 영국 런던공공도서관은 매년 5월 ‘접근성의 달’을 운영하며 시각장애인용 오디오북·촉각 도감 전시, 수어(手語) 도서 추천 코너 등을 운영 중이다. 일본 동경도서관은 2024년부터 장애인 동료상담가 제도를 도입, 시각장애인 당사자가 안내·도움을 제공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