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어쩌다 못난이 김치’를 아십니까?...글로벌 '식품 폐기물 감축 트렌드' 발맞춰, '착한 소비·자원 순환' 새 장 열다

- 서울 전통시장 14곳서 포기김치 1,155박스·캔 김치 540개 전량 판매 - 전통시장 재도약, 농업 지속 가능성 선도...'음식물 쓰레기 감축, 농가 소득 안정' 달성

2025-04-21     김지수 기자
충북산 배추로 만든 고품질 김치 ‘어쩌다 못난이 김치’가 생산 과정에서 크기나 모양이 규격에 미치지 못해 버려질 위기에 놓인 못난이 농산물을 활용해, 음식물 쓰레기 저감과 농가 소득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착한 소비 아이콘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김지수 기자/온충북 홈페이지)

[한국지방정부신문=김지수 기자] 충북산 배추로 만든 고품질 김치 ‘어쩌다 못난이 김치’가 생산 과정에서 크기나 모양이 규격에 미치지 못해 버려질 위기에 놓인 못난이 농산물을 활용해, 음식물 쓰레기 저감과 농가 소득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착한 소비 아이콘으로 주목받고 있다.

충북도(도지사 김영환)는 18일 ‘서울시 전통시장 가는 날’을 맞아 서울 광장시장 등 14개 전통시장에서 판촉행사를 열어 총 1,155박스(2.5kg) 포기김치와 540개(160g) 캔 김치를 완판했다.

전통시장 재도약, 농업 지속 가능성 선도...'음식물 쓰레기 감축, 농가 소득 안정' 달성

전통시장은 그간 온라인 쇼핑과 대형마트 확산으로 활력이 감소했다. 그러나 ‘못난이 김치’ 같은 특화 판촉 행사는 소비자 발길을 불러 모으며 시장 경쟁력을 되살리는 한편, 농가가 못난이 농산물까지 활용해 소득을 확보할 수 있는 선순환 모델을 제시한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간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은 약 6.6백만 톤(2022년 기준)으로, 이 중 농산물 부문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지방정부·시장·농가가 협업해 버려질 위기의 농산물을 상품화하면, 음식물 쓰레기 감축과 농가 소득 안정이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못난이 김치’ 주목받는 까닭...세계적 식품 폐기물 감축 트렌드 발맞춰

‘못난이 농산물’ 활용은 전 세계적인 식품 폐기물 감축 트렌드다. FAO(국제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연간 약 13억 톤의 식품이 버려지며, 이는 생산량의 약 1/3에 달한다. 

버려지는 음식이 전 지구 온실가스 배출의 8~10%를 차지한다는 분석도 있어, 식품 폐기물 저감은 기후 위기 대응 차원에서도 시급하다.

한국에서도 2024년부터 ‘못난이 농산물 직거래 장터’와 생활용품 브랜드 협업이 늘며 소비자 인식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충북도는 이 같은 사회적 흐름을 김치 판촉에 접목, 전통시장의 활성화와 농가 지원을 동시에 꾀하는 전략을 택했다.

전통시장에 활력, 농가엔 든든한 판로 제공

이날 행사장에는 포기김치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이른 아침부터 긴 줄을 섰다. 2.5kg 포기김치(13,000원)와 간편 캔 김치(2,000원)는 사전 주문 물량을 포함해 모두 소진됐다. 한 40대 주부는 “크기가 조금 작아도 맛과 품질은 정품과 동일해 만족스럽다”며 “가격도 합리적이어서 앞으로도 자주 구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주현 충북도 농정국장은 “못난이 김치 판촉은 농산물 폐기 손실을 줄이는 동시에 전통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사례”라며 “앞으로도 착한 소비 문화를 확산시켜 충북 농가와 전통시장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상생 협력 플랫폼 진화' 판촉 모델...간편캔 김치, '가정 간편식' 성장 잠재력 인정

충북도는 2024년 4월 서울시상인연합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연 2회(4월·7월) 판촉행사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올해는 전통시장별 수요 조사부터 물류·결제 시스템 마련, 현장 홍보까지 판촉의 모든 과정을 시장 상인회와 공동 기획·운영해 실효성을 높였다.

특히 간편캔 김치는 1인 가구와 직장인 등 새로운 소비층을 노린 제품이다. 캔 뚜껑을 열기만 하면 바로 먹을 수 있어 ‘가정 간편식(HMR)’ 시장에서도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충북도 관계자는 “향후 김치 가공품 라인업을 확대해 밀키트·조리용 소스 등으로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충북도는 향후 서울 외 타 시·도 전통시장, 대형 유통채널, 온라인 쇼핑몰 등으로 판로를 다각화할 방침이다. 또한 소비자 피드백을 반영한 품질 관리 체계 구축, 농산물 규격 외 상품 개발, 친환경 포장재 적용 등으로 상품 가치를 높여 나갈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못난이 농산물 활용은 단순한 판촉 이벤트를 넘어 농업·유통·소비가 협력하는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로 진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타 지방정부와 업종에도 확산돼야 농업–유통 생태계 전반의 선순환 체계가 자리 잡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이번 충북도의 ‘어쩌다 못난이 김치’ 판촉이 전통시장과 농업의 동반 성장을 견인하는 혁신적 사례로 자리매김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