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전쟁과 폭력에 맞선 글로벌 연대의 장 ‘세계인권도시포럼’ 15일 개막...세계 평화‧인권 활동가 등 600여명 참가

- 광주시·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유네스코(UNESCO) 공동주최, 개최시기 10월서 5월로 변경...전쟁‧폭력 맞서 인권‧평화 모색 - ‘평화 향한 지구 연대’ 전체회의, 주제‧특별‧네트워크회의 개최...개막연설 서승 우석대 교수, 최재천 교수‧차인표 배우 연사로

2025-05-09     조용원 기자
오는 15일부터 사흘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되는 ‘2025 세계인권도시포럼’은 단순한 국제행사를 넘어, 전쟁과 폭력에 저항하는 ‘글로벌 인권 연대의 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2024 세계인권도시포럼.(사진=조용원 기자/세계인권도시포럼)

[한국지방정부신문=조용원 기자] 과거 민주화의 불꽃이 타올랐던 광주가 이제 세계 인권 도시들과 손잡고 평화와 연대의 미래를 설계하는 국제 플랫폼으로 거듭난다.

오는 15일부터 사흘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되는 ‘2025 세계인권도시포럼’은 단순한 국제행사를 넘어, 전쟁과 폭력에 저항하는 ‘글로벌 인권 연대의 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 15회째를 맞는 이 포럼은 처음으로 5·18기념주간에 열리며 도시 차원의 인권운동이 지닌 가능성과 실천력을 공유하는 시공간적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행사의 큰 주제는 ‘평화와 연대 : 전쟁과 폭력에 저항하는 인권도시’다. 미얀마 군부 쿠데타, 가자지구 분쟁, 우크라이나 전쟁 등 전 세계에서 끊이지 않는 갈등 속에서, 이 포럼은 '도시'라는 생활공간을 중심으로 인간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실질적 해법을 찾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 과거에서 미래로…민주주의 DNA를 세계와 나누다

올해 행사의 가장 큰 변화는 개최 시기다. 기존 10월에서 5월로 변경된 이유는 명확하다. 바로 5‧18 민주화운동과의 직접적인 연결성 강화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5월의 광주가 품은 민주와 인권의 가치를 전 세계 인권도시들과 나누는 상징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행사는 ▲전체회의 ▲주제별 심화토론 ▲국제인권연수 ▲시민참여형 부대행사 등 총 27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특히 올해는 평화운동가이자 고문 피해 생존자인 서승 우석대학교 석좌교수가 기조연설자로 나서 폭력에 맞서온 삶의 목소리를 세계에 증언할 예정이다.

또한 동물행동학자 최재천 교수, 배우이자 사회활동가 차인표, 평화교육연구소 피스모모의 이대훈 소장 등이 대중적 연사로 참여해 ‘전문가와 시민, 이성과 감성’을 아우르는 입체적 대화의 장을 만든다.

인권은 선언이 아니라 삶이다…‘도시에서 실현하는 인권’

이번 포럼이 특별한 이유는 국가가 아닌 ‘도시’가 인권의 주체로 등장한다는 점이다. 이는 단지 정치적 메시지에 머물지 않는다.

포럼 기간 동안 참가자들은 광주형 인권 정책, 생활 속 인권 행정사례, 그리고 5‧18 전야제 및 평화대행진에 직접 참여하게 된다. 말뿐인 인권이 아니라, 몸으로 체험하는 인권 교육이 진행되는 셈이다.

특히 미얀마, 홍콩, 팔레스타인 등 억압의 최전선에서 활동 중인 인권운동가들과 도시 대표들이 참여하는 ‘특별 세션’은 현장의 목소리를 국제사회와 연결하는 생생한 연대의 무대가 될 전망이다.

인권, 생태, 일상…미래를 잇는 새로운 교차점

이번 포럼에서 눈여겨볼 또 하나의 흐름은 ‘인권과 생태, 일상의 연결’이다. 생물다양성과 인간 존엄을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최재천 교수의 발제는 물론, 자연식물식 요리체험 ‘평화밥상’, 인권영화 상영회, 북토크 콘서트까지 시민 누구나 인권을 생활 속에서 접하고 공감할 수 있는 접근 방식이 시도된다.

이는 단지 전문적 논의에 그치는 기존 국제포럼의 한계를 넘어 모든 사람이 ‘인권 도시’의 구성원이자 실천자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실험이기도 하다.

“도시는 다시 싸운다, 더 평화롭기 위해”

올해 포럼의 본질은 ‘행사’가 아니라 ‘실천’에 있다. 세계인권도시포럼이 던지는 물음은 단순하다. “전쟁과 폭력이 일상이 된 시대에 도시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세계의 도시들이 다시 광주로 모인다.

그리고 광주는 묻는다. “우리는 과연 지금도 인권도시인가?” 그 물음에 응답하는 5월의 광주가 다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박용수 민주인권평화국장은 “더 많은 시민이 세계인권도시포럼에 참여해 평화의 가치를 함께 체험하고 공감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