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영월군] ‘밭멍’을 아십니까?...한국 최초 ‘러쉬 스프링 프라이즈 2025’ 선정, '지구-농촌 잇는 한국형 재생' 새 물결 전파
- 세계 무대서 한국 농업의 가능성 입증 - 소멸 위기 마을에 생명 불어넣다, 퍼머컬처 기반 지역 공동체 재건으로 지속 가능한 농업 모델 제시 - 갈등과 위기의 시대에 전하는 재생과 상생의 메시지 전달
[한국지방정부신문=김미숙 기자] 강원특별자치도 영월군(군수 최명서) ‘밭멍’ 프로젝트가 소멸 위기에 놓였던 영월의 한 작은 마을을 퍼머컬처(영속 농업) 디자인으로 되살려낸 탁월한 성과를 인정받으면서, 한국형 지역 재생의 가능성을 전 세계에 알렸다.
영월군 산골마을의 작은 청년 공동체 ‘밭멍(Battmung)’이, 전 세계 재생 프로젝트를 지원해온 ‘러쉬 스프링 프라이즈(Lush Spring Prize) 2025’에서 퍼머컬처 매거진 어워드 부문 수상자로 선정되며 한국 최초의 쾌거를 이뤘다.
영월 ‘밭멍’, 러쉬 스프링 프라이즈 2025 퍼머컬처 매거진 어워드 부문 수상
‘밭멍’은 지역 고령화와 인구 유출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영월군 작은 마을에 젊은 청년들이 직접 찾아와 퍼머컬처 원칙을 적용해 생태계를 재건하고, 지역 주민과 함께 지속 가능한 순환 농업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프로젝트다.
이들은 ‘퍼머컬처 디자인 교육(PDC)’ 과정을 열어 지역 농부와 도시에서 내려온 실습생들에게 농업 디자인 원리를 가르치며, 흙의 건강, 수자원 관리, 식생 복원까지 종합적인 생태 회복을 시도한다.
교육을 이수한 참여자들은 ‘밭멍 프렌즈(Battmung Friends)’ 네트워크 일원이 되어, 마을 곳곳에서 작은 텃밭을 가꾸고, 이를 통해 생산된 농산물을 지역 주민이 함께 나누며 선순환 구조를 확립해 나가고 있다.
한국의 농촌은 빠르게 고령화되고 인구가 줄어들면서, 마을이 소멸의 위기에 직면해 왔다. 기존 농업 방식을 그대로 고수하기에는 생태계 파괴와 비효율적인 자원 관리 문제가 컸다.
이 와중에 ‘밭멍’은 퍼머컬처 원리에 따라, 농토의 토양 생태계를 복원하고, 지역 주민의 삶 자체를 재구성하는 방식을 택했다.
'한국 농촌과 글로벌 지속가능성' 연결 고리 되다
이들은 지표면의 물 순환을 고려한 경작 설계, 목초·채소·과수를 결합한 다층 식재 구조, 가축과 농작물을 연계하는 윤작 시스템 등을 도입하면서 토양 비옥도를 지속해서 높이고, 화학 비료와 농약 사용을 최소화해 자연이 가진 자정 능력을 길러냈다.
또한, ‘밭멍’은 지역 주민과 함께 마을 부엌을 운영하며, 직접 재배한 작물을 활용한 마을 축제와 요리 교실을 열어, 먹을거리 자급자족과 세대 간 소통을 화합의 장으로 만들었다.
이를 통해 마을 어르신들은 오랜 농업 경험을 후대에 전수하고, 젊은 청년들은 농업 기술뿐 아니라 주민 경영 실무를 익히며 지역 공동체의 주축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공동체는 농지를 기반으로 협력적 마을 경제를 되살렸고, 농업의 가치는 단순한 소득 창출을 넘어 삶의 질 향상과 지역 정체성 회복으로 이어지고 있다.
‘밭멍’의 성과는 한국형 재생 농업 모델이 단지 한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 농촌과 도시를 잇는 지속 가능 생태 경제 생태계 구축의 디딤돌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관련 지방정부와 농업 기관은 ‘밭멍’의 노하우를 벤치마킹해 퍼머컬처 교육 과정을 확대하고, 도시 소비자와 농촌 생산자를 연결하는 직거래 플랫폼을 개발하는 등, 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김지현 ‘밭멍’ 대표는 수상 소감에서 “한국 최초로 러쉬 스프링 프라이즈를 수상하게 되어 감격스럽다. 배쓰 밤으로 세계인의 일상을 풍성하게 하는 러쉬처럼, 우리도 한국 농촌의 작은 자연 친화 농업이 사람들의 일상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를 통해 ‘밭멍’은 단순한 농촌 재생을 넘어, 세대 간·도농 간 협력으로 이루어내는 지역 생태계 회복의 모범 사례를 전 세계에 제시했다.
전쟁‧기후재난 속에서도 지구 뿌리부터 다시 일어서는 혁신 사례들
러쉬코리아 관계자는 “밭멍은 한국의 소멸 위기를 맞은 농촌 문제와 기후 위기를 동시에 해결하려는 혁신적인 시도”라며 “이들의 사례가 더 많은 한국 농부와 마을 공동체에게 영감을 주고, 지속 가능한 삶의 방식에 동참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밭멍’ 수상을 계기로 국내 여러 지역 농가와 청년 모임에서 퍼머컬처 워크숍을 문의하거나, 협업을 신청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어, 한국형 재생 농업 모델의 확산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2017년 출범 이래 총 130만 파운드(한화 약 22억 원)를 풀뿌리 단체와 개인에게 지원해온 러쉬 스프링 프라이즈는, 올해에도 지구 생태계 회복과 공동체 재생을 선도하는 전 세계 19개 팀에 약 25만 파운드(한화 약 4억 4천만 원)를 기금으로 전달했다.
올해 러쉬 스프링 프라이즈 2025 시상식은 영국 도싯(Dorset)에 위치한 러쉬 글로벌 본사에서 개최되었으며, 전 세계 곳곳에서 전쟁, 기후재난, 사회적 불평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현장에서도 토양과 공동체가 다시 일어서는 혁신 사례들이 대거 소개되었다. 전쟁 지역에서 오염된 토지 복원에 나선 팀, 원주민 전통 지혜를 과학과 결합해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프로젝트, 자연의 법적 지위를 인정하는 활동 등 다양한 재생 노력이 이번 시상식을 통해 조명되었다.
이처럼 러쉬 스프링 프라이즈는 ‘과학과 원주민 지혜의 융합’, ‘자연권 법적 인정’, ‘분쟁과 재난 속 재생 사례’ 등 폭넓은 주제를 다루며, 갈등과 재난으로 지친 지구와 공동체가 어떻게 근본부터 회복될 수 있는지 실천적인 답을 제시한다.
올해 퍼머컬처 매거진 어워드 부문에서는 특히, 전통적 농업 관행으로 축소되어 가던 지역 생태계를 퍼머컬처 디자인으로 되살리고, 이를 통해 지역 공동체를 강화한 점이 큰 호평을 받았다.
'세상을 더 러쉬스럽게(Lusher Than We Found It)'...지속가능성 넘어 재생으로
러쉬(Lush)는 “세상을 더 러쉬스럽게(Lusher Than We Found It)”라는 브랜드 미션 아래, 전 세계 48개국 900여 개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윤리적 소비를 주도해 왔다.
2024년까지 누적 기부금은 1억 파운드(한화 약 1,700억 원)에 달하며, 매출의 약 1%를 국제 환경·사회 운동에 기부한다.
올해는 특히 멸종위기 종 보호와 열대우림 복원을 지원하는 ‘러쉬 기빙(Keystone)’ 라인을 선보였는데, 첫 제품으로 출시된 ‘후탄 배쓰 밤’의 매출금 75%는 인도네시아 긴꼬리원숭이 보호와 시메울루에 숲 보존을 위해 비영리 재단 ‘에코시스템임팩트(EcosystemImpact)’에 전달된다.
이처럼 러쉬 스프링 프라이즈는 단순한 상금 제공을 넘어, 수상자들이 현장에서 실질적인 재생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둔다.
금전적 지원 외에도 러쉬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밭멍’과 같은 커뮤니티가 국제 재생 생태계와 협력할 수 있도록 연결해 주며, 글로벌 론칭 프로젝트 참여 기회, 세계 각지 전문가와의 협업 워크숍 등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작은 농촌 마을의 퍼머컬처 운동이 한국을 넘어 아시아 전체, 나아가 지구 생태계 보전을 위한 국제적 이니셔티브로 확장될 가능성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