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장애 여부 뛰어넘는 '놀이의 가치' 실현, 경기 최초 무장애 통합놀이터 ‘행복팡팡 모두의 놀이터’ 개장...미래 세대 '놀이 권리' 보장
- 구리 늘푸른공원 1만㎡ 부지 위에 휠체어 사용자 놀이대부터 모래놀이터까지 조성, 누구나 자유롭게 뛰놀 수 있는 설계로 완성 - 2026년까지 총 4개소 완공, 아동의 권리와 지역 공동체 활성화 선도
[한국지방정부신문=김미숙 기자] 경기도(도지사 김동연)가 '무장애 통합놀이터' 사업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장애와 비장애가 구분되지 않는 진정한 ‘모두의 놀이터’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곧 아이들의 놀이 공간을 넘어서, 이들이 자라나는 지역사회를 포용적이고 따뜻한 공동체로 바꾸어 나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며, 미래 세대를 위한 놀이 권리 보장이 어떤 방식으로 사회 전체의 가치관을 바꿀 수 있을지 그 첫걸음을 내딛은 셈이다.
6월 5일 오전, 경기도 구리시 늘푸른공원은 평소보다 더 많은 아이들의 환한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경기도가 민선 8기 공약사업으로 내세운 ‘무장애 통합놀이터 1호’인 ‘행복팡팡 모두의 놀이터’가 바로 이날 공식 개장식을 통해 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행복팡팡 모두의 놀이터’는 구리시 늘푸른공원 내 약 1만㎡ 부지에 들어섰다. 총 사업비 10억원(도비 30%, 시비 70%)이 투입된 이 공간에는 휠체어 사용자를 위한 통합 놀이대는 물론, 바구니 그네, 모래놀이대, 소리놀이대, 트램펄린 등 장애와 비장애를 가리지 않고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된 시설들이 배치됐다.
장애 여부 뛰어넘는 '놀이의 가치' 실현, ‘행복팡팡 모두의 놀이터’ 개장
청정한 물소리처럼 경쾌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지는 이곳에서, 장애와 비장애를 막론하고 누구나 같은 눈높이로 공놀이를 즐기고 모래성을 쌓는 모습은, 분명 우리가 나아가야 할 더 나은 사회의 모습을 상징하고 있다.
구리시장, 지역 구의원, 학부모와 주민, 그리고 장애·비장애 아동을 포함한 200여 명의 참석자들은 ‘차별 없는 놀이 공간’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일상을 직접 체험하며, 경기도가 지향하는 포용적 사회문화 확산 의지를 확인했다.
경기도 기후환경에너지국장 차성수는 “단순한 놀이 기구 설치를 넘어, 아이들 각자의 신체적·정서적 필요를 모두 고려한 것이 바로 ‘행복팡팡 모두의 놀이터’의 핵심”이라며, “앞으로도 누구나 차별 없이 뛰놀 수 있는 환경을 늘려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개장식에서는 먼저 경기도 관계자들이 놀이기구 각각의 기능과 안전성을 설명하며, 휠체어 사용 아동이 직접 놀이대 위로 올라가보는 시연이 이어졌다.
휠체어가 탈착 없이 그대로 올라와 놀이를 즐기는 모습은, 장애 아동과 보호자 모두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실제로 경기도 장애인복지과의 조사 결과(2024년 기준)에 따르면, 경기도 내 장애 아동의 가족 중 72%가 기존 놀이터의 접근성을 문제 삼았으며, 적절한 놀이 공간이 부족해 사회적 고립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를 토대로 설계 단계부터 전문가, 장애 아동 부모,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함께 머리를 맞댄 끝에, 진정한 ‘무장애’ 기능을 갖춘 통합놀이터를 완성할 수 있었다.
‘아동의 놀 권리’ 보장 전략...2026년까지 4개소 조성, 용인·평택 등지 확대 예정
경기도는 이번 구리시 1호 개장을 시작으로, 2026년까지 총 4개의 무장애 통합놀이터를 순차적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용인시에 2호 놀이터가 공사 중이며, 평택시·안산시에는 각각 3·4호 부지를 확정하여 세부 설계 단계에 들어간 상태다. 전체 사업비는 1호 개장에 쓰인 10억원 규모를 기준으로, 각 지역마다 약 8억~12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며, 도비 30%와 시·군비 70%로 예산이 분담된다.
경기도는 이 같은 통합놀이터 확충을 통해 아동의 기본권이자 보편적 복지의 한 축인 ‘놀 권리’를 충실히 보장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아동권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유엔아동권리협약 31조(놀이·레크리에이션에 대한 권리)를 도정 정책에 녹이기 위해, 2023년부터 예산 편성과 기획 단계에서부터 장애아동·비장애아동·청소년 전문가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왔다.
특히 사업 추진 과정에서 설계 전문가 및 시각장애인, 청각장애인, 지체장애인 등 다양한 장애 유형을 가진 아동 대표들이 직접 현장 의견을 제시했고, 이에 따라 놀이터 진입로 경사도 조정, 놀이기구 손잡이 높이, 바닥재 쿠션 두께 등 세세한 부분까지 개선이 이루어졌다.
그 결과, 구리시 놀이터에서는 경사진 진입로를 최소 1:12 비율 이하로 좁혀 휠체어 이용 시 안정성을 강화했으며, 놀이대 사이 통로 폭도 휠체어·보행기 동시 통행이 가능한 1.5m 이상으로 설계됐다.
앞으로 용인·평택·안산에 조성될 2·3·4호 놀이터 역시 구리시 사례를 토대로 한 ‘표준 설계 매뉴얼’을 적용해, 동일한 품질과 접근성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4개 놀이터가 완공되면, 평소에는 주변 지역 아동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뿐 아니라, 단체 관람 형태로 여러 시군 아동들이 모여 상호 교류할 수 있는 거점 역할도 수행할 것”이며, “장애·비장애를 넘어, 아동 스스로가 놀이 문화를 만들어가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친환경 코르크 바닥재와 안전 설비, 전문가 의견 반영으로 만족도 제고
‘행복팡팡 모두의 놀이터’는 단순히 접근성만 고려한 공간이 아니다. 바닥재로 사용된 친환경 코르크는 충격 흡수율이 높아 낙상 사고 위험을 줄여주며, 온도가 지나치게 오르는 것을 방지해 여름철에도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코르크 바닥재는 2024년 한국환경공단이 발표한 ‘친환경 놀이시설 바닥재 안전성 평가 보고서’에서 우수한 생분해성과 충격 흡수 능력을 인정받은 바 있어, 이번 구리시 놀이터 설계 단계에서부터 공식 추천을 받기도 했다.
이와 함께 놀이터에는 바구니 그네와 모래놀이대, 소리놀이대, 트램펄린 등 다양한 기능별 놀이기구가 갖춰졌다.
바구니 그네는 유아용·저학년용·고학년용 높이를 별도 설정해 여러 연령대가 모두 이용 가능하도록 설계되었으며, 모래놀이대에는 모래가 퍼지지 않도록 경사진 바닥판을 설치해 휠체어 사용 아동도 모래를 손쉽게 조작할 수 있게 했다.
소리놀이대는 점자 버튼을 누르면 다양한 음향이 재생되도록 구성하여 시각장애 아동이 청각을 통해 즐길 수 있는 요소로 설계되었으며, 트램펄린 역시 발걸음만으로도 튕겨 오를 수 있는 저반발형 매트로 구성해 충격을 최소화했다.
구리시 관계자는 “설계 초기부터 소아재활의학과 전문의, 물리치료사, 특수교사를 비롯한 전문가 집단과 꾸준히 협의해왔으며, 실제 장애아동 학부모들의 시범 사용 평가를 통해 30건 이상의 수정·보완 의견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실제 개장식 당일 학부모들은 “우리 아이가 놀이기에 올라가자마자 스스로 균형을 잡고 즐겁게 웃는 모습을 보는 순간, 이곳이 얼마나 세심하게 디자인됐는지 알 수 있었다”고 극찬했다.
장애와 비장애 아동의 상호작용 넘어, 지역 공동체로 확장되는 파급력
무장애 통합놀이터는 단순히 놀이 기구를 설치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놀이 공간을 매개로 장애 아동과 비장애 아동이 자연스럽게 섞여 함께 시간을 보내며,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과정을 경험하도록 돕는다.
학계에서는 이러한 ‘통합 놀이 경험’이 장애 인식 개선뿐 아니라, 아동의 사회성 발달과 공동체 의식을 기르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고된 바 있다.
예컨대, 서울대학교 사회복지연구소(2023) 보고서에서는 “통합놀이터를 자주 이용하는 아동들은 또래 관계 형성에서 더욱 적극적이고,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의 편견 완화 효과를 보인다”고 분석한 바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통합놀이터가 만들어지는 지역에서는 부모들끼리 자연스럽게 모임이 형성되며, 일상 속에서 장애를 가진 가정이 겪는 어려움과 정보를 서로 나누는 플랫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구리시 늘푸른공원 주변에는 개장 전부터 지역 주민들이 소모임을 결성해 놀이 프로그램, 안전 교육, 위생 관리 등을 자발적으로 기획 중이며, 매주 토요일마다 ‘모두의 놀이 교실’이라는 이름으로 자원봉사자와 학부모들이 함께하는 놀이 활동이 예정되어 있다.
이러한 지역 기반 커뮤니티 형성은, 놀이 공간이 단순히 ‘시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 공동체를 강화하는 긍정적 촉매제가 될 것임을 의미한다.
또한 구리시는 이번 통합놀이터 개장을 기점으로, 장애 아동 가정에 대한 방문 돌봄 서비스, 놀이 치료 프로그램, 부모 교육 워크숍 등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놀이+돌봄 복합 플랫폼’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놀이 공백기 해소는 물론, 장애 아동 가정의 육아 부담 경감과 치유 복지 효과까지 도모하는 종합적 시도로, 경기도 전역으로 확대될 경우 복지 체감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포용적 복지 모델이 제시하는 미래, 2026년 4개소 완공 이후 지속적 확대
경기도는 ‘행복팡팡 모두의 놀이터’ 1호 개장을 발판 삼아, 앞으로 2026년까지 4개소를 모두 완공하고, 2030년까지는 무장애 통합놀이터를 10개소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특히 이번 사업은 단순히 예산을 투입해 공간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놀이 문화 전반을 재정의하는 전환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경기도 기후환경에너지국 차성수 국장은 개장식 후 가진 인터뷰에서 “놀이 공간 조성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물리적 인프라 구축을 넘어, 모두가 평등하게 누려야 할 ‘문화적 권리’를 보장하는 일”이라며, “지속 가능한 통합놀이터 모델을 마련해, 지역 특성에 맞춘 다양한 디자인과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도는 향후 2호·3호·4호 통합놀이터 구축 과정에서 발생한 현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놀이 통계 시스템”을 도입해 이용자 수·연령대·장애 유형별 이용 패턴, 안전사고 발생률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할 예정이다. 이 분석 결과는 차후 설계 표준 매뉴얼 수정, 놀이 치료 프로그램 개선, 장애아동 지원 정책 수립 등에 과학적 근거로 활용될 계획이다.
또한 경기도는 ‘무장애 통합놀이터’ 사업을 통해 민간 기업과의 협력 모델도 적극 모색 중이다. 이미 국내 굴지의 놀이기구 제조업체 A사, 코르크 바닥재 전문업체 B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기술 지원과 연구 협업을 구체화했다.
이들 기업은 2026년 이후 전국 주요 도시별 사례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장애 유형별 맞춤형 놀이기구, 친환경 소재 개발, AR·VR 기반 안전 체험 프로그램 등을 추가로 개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