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영암군]《기획특집-대한민국 무화과 1번지》 무화과와 함께 익어가는 혁신 영암의 빛과 그림자

전국 최초 ‘무화과연구팀’ 신설, 5대 분야 25개 사업, 민·관·학 협력체계 구축...재배기술 혁신, 스마트농업 도입과 청무화과 확대

2025-07-16     박상대
전국 최초로 '무화관연구팀'을 신설한 영암군은 무화과를 중심으로 한 6차 산업화, 지역관광 연계, 청년농 창업지원 등 새로운 가치 창출 모델을 제시하며 ‘대한민국 무화과 1번지’의 위상을 더욱 굳건히 다져가고 있다.(사진=조용원 기자/영암군청)

[한국지방정부신문=박상대, 조용원 기자] 열매 안에 꽃을 품고 있는 무화과(無花果)는 과일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고대 로마에서는 신성한 나무로 여겨졌고 동서양을 막론하고 ‘생명의 과일’로 불린다. 식이섬유와 미네랄,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건강식품으로 각광받는 무화과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도 소비가 증가하는 추세다.

그러나 이 특별한 과일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먼저 뿌리내린 곳이 어디인지 아는 이는 많지 않다. 바로 국립공원 월출산이 품은 전라남도 영암이다.

영암은 단순히 무화과를 ‘재배하는 곳’이 아닌 대한민국 무화과 산업의 뿌리이자 심장이다. 1970년대 국내 최초로 상업적 재배가 시작된 이후 50여 년간 영암의 무화과는 지역경제를 떠받치는 핵심 작목이자 정체성으로 자리 잡아왔다.

하지만 오랜 시간 축적된 노하우와 전통 뒤에는 위기도 함께 찾아왔다. 고령화된 농촌, 점점 까다로워지는 소비자, 기후위기 속 병해충의 증가, 정체된 수익 구조. 변화 없이는 생존도 미래도 장담할 수 없었다.

“더 이상 과거의 방식으론 안 된다”...5대 분야 25개 사업, 민·관·학 협력체계 구축

무화과 산업 고도화를 위한 발전계획은 생산, 가공, 유통, 연구개발, 홍보·마케팅 등 5대 분야 25개 세부사업으로 구성됐다.

2025년에는 전라남도의 ‘농촌자원 복합산업화 시군 특화자원사업’에 선정돼 도비 9억 원을 추가 확보, 정책 실행력도 한층 높아졌다. 이로써 고부가가치 창출, 농가 소득 향상, 청년농 유입 등 다각적 효과가 기대된다.

영암군은 민선 8기 출범 이후 무화과 산업의 근본적 전환에 나섰다. 단순한 재배 품목이 아닌 지역 미래를 견인할 성장 엔진으로 무화과를 재정의하고 생산에서 가공, 유통, 연구개발, 관광마케팅까지 연계한 무화과 산업 3개년 발전계획(2024~2026)을 수립했다.

핵심은 ▲기술 혁신 ▲스마트농업 도입 ▲품종 다양화 ▲홍보·관광 융합이다. 군은 농촌진흥청, 전남농업기술원, 목포대학교 등 9개 유관기관과 협업체계를 구축하여 현장과 행정, 연구가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통합 시스템을 완성했다.

현장 기술의 혁신이 산업을 바꾼다...재배기술 혁신, 스마트농업 도입과 청무화과 확대

영암군은 무화과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4년에는 농촌진흥청의 ‘기술보급 블렌딩 협력모델 시범사업’ 공모에 선정되어 총사업비 10억 원을 투입, ▲청무화과 재배 확산 ▲총채벌레 피해 방지 봉지 ‘기찬충이망’ 보급 ▲노지 스마트 실증 등 재배기술의 전면 혁신에 나섰다.

‘기찬충이망’은 과실 수확 피해를 약 90% 이상 줄여 10a당 농가 소득을 80만 원 이상 증가시켰으며, 새로운 품종 청무화과는 기존 홍무화과보다 병해충과 기후 변화에 강해, 2025년까지 재배면적이 약 18배 확대되었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무화과 관측포 6곳을 운영해 실시간 기상·환경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으며, 자동관수, 스마트팜 시스템, 해충 예찰기 등 스마트농업 기반 기술도 활발히 도입 중이다.

과학기술의 집약체, 국내 최초 ‘무화과연구팀’ 탄생

무화과 산업의 체계적인 R&D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2025년 영암군은 전국 최초 ‘무화과 전담 연구팀’을 출범시켰다.

품종 실증, 병해충 진단, 스마트농업 모델 구축까지 전담하는 이 연구팀은 현장 농가와 밀착 소통하며 실시간 피드백을 반영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이는 단순한 실험실 연구를 넘어,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과 기술에 반영하는 실질적 시스템으로 영암을 전국 무화과 산업의 R&D 거점으로 탈바꿈시키는 상징적 조치다. 향후 ‘무화과연구소’ 설립도 추진 중이며 전국 지자체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무화과로 다시 쓰는 혁신 영암의 미래

영암군은 이제 무화과를 통해 농업의 미래를 다시 그린다. 수출, 6차 산업화, 체험관광, 청년농 창업 등 다양한 융복합 전략을 통해 무화과는 영암의 정체성에서 대한민국 농업혁신의 모델로 탈바꿈하고 있다.

영암군은 이번 혁신전략을 통해 무화과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지역 미래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비전을 실현 중이다.

무화과를 중심으로 한 6차 산업화, 지역관광 연계, 청년농 창업지원 등 새로운 가치 창출 모델을 제시하며 ‘대한민국 무화과 1번지’의 위상을 더욱 굳건히 다져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