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나주시]《기획특집》 전국 최초 지방정부 주도 ‘예술 더하기 수업’ 전국 확산 주목...맞춤형 기초예술교육의 새 지평을 열다
-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협력, 초등학생 맞춤형 체험수업…문화예술 감수성 키운다 - 윤병태 나주시장 “예술교육은 아이들이 자기 생각과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며 타인을 이해하는 소중한 기회...나주 아이들이 더 넓은 세상 경험하도록 적극 지원”
[한국지방정부신문=조용원 기자] “아이들이 연극 무대 위에서 친구의 이야기를 함께 풀어내는 순간, 배움은 교과서를 넘어 진짜 삶이 된다.”
전라남도 나주시(시장 윤병태)가 전국 최초로 지방정부 주도로 마련한 ‘예술 더하기 수업’이 전국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손을 맞잡고 추진 중인 이번 사업은 단순한 체험형 활동을 넘어 초등학교 정규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아이들의 감수성과 창의력을 길러내는 새로운 교육 모델로 평가되고 있다.
전국 첫 시도, 지방정부와 예술위원회의 협력
나주시는 올해 혁신도시 발전 기금과 특별교부세 5억 원을 투입해 관내 6개 초등학교에서 ‘예술 더하기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점은 이 사업이 중앙정부 기관인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기초지방정부가 협력해 기초예술교육을 공동으로 진행하는 전국 첫 사례라는 것이다.
그동안 예술교육은 주로 중앙 단위 혹은 학교 단위 사업에 머물렀다. 그러나 나주시는 ‘지역이 스스로 기초예술 교육의 틀을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맞춤형 수업
이 프로그램은 각 학교의 대표 학년을 지정해 연극, 건축, 음악, 무용, 영화, 문학 등 여섯 가지 기초예술 분야를 심도 있게 배우도록 구성됐다.
단발적 체험이 아닌, 정규 교과와 연계된 심화형 수업이라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전문 예술 강사들이 직접 학교 현장을 찾아가 아이들과 함께 작품을 만들고 무대를 꾸미며 창작 과정을 체득하게 한다.
실제 사례만 봐도 수업의 성격이 분명하다. 라온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은 생활 속 이야기를 연극으로 표현하며 무대에 섰다. 빛가람초 2학년 학생들은 자연 속 건축 원리를 탐구하고 직접 모형을 제작했다. 빛누리초 아이들은 악기 합주와 음악 감상을 통해 협업의 즐거움을 경험했으며, 한아름초 학생들은 리듬에 맞춰 움직이며 몸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무용을 배웠다. 오는 2학기에는 나주초가 영화 제작 수업을, 남평초가 문학 창작 수업을 준비 중이다.
교실을 넘어, 삶을 배우는 현장
예술교육의 가치는 단순히 ‘특별활동’에 그치지 않는다. 학생들은 연극 무대에서 친구의 이야기를 공감하고, 건축 모형을 만들며 과학과 예술을 넘나든다.
음악 합주 속에서는 협력과 조화의 가치를 배우고, 무용을 통해 자기 몸과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한다.
즉, ‘예술 더하기 수업’은 교실에서 배운 지식을 삶과 연결하는 매개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부대행사로 진행된 ‘작가와의 만남’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동화작가 김남중, 청소년 문학가 이경혜, 그림책 작가 윤영주, 소설가 김혜연 등이 참여해 학생들과 독서·창작·인문교육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아이들은 책 속에서만 보던 작가들과의 직접적인 만남을 통해 문학을 더 가깝게 느끼고, 글쓰기의 새로운 동기를 얻었다.
지역이 만들어가는 새로운 교육 모델
‘예술 더하기 수업’은 단순히 학생 개인의 성장을 돕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나주시는 오는 11월, 참여 학교들이 모여 성과공유회를 열고 각자의 배움과 창작물을 나눌 예정이다.
이는 교육 성과를 지역 공동체와 함께 공유하는 자리로 지역 문화예술의 저변 확대와 교육 공동체 형성에도 의미가 크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예술교육은 아이들이 자기 생각과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며 타인을 이해하는 소중한 기회”라며 “나주 아이들이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국으로 확산될 가능성 주목
전문가들은 이번 나주시 사례가 전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에 주목한다.
기존 예술교육은 일회성 행사나 방과 후 활동에 국한되는 경우가 많았으나, 나주시는 정규 교과와 연결된 심화 프로그램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또한 중앙정부 의존형 모델이 아닌 지자체 주도의 독자적 교육 운영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선례가 될 수 있다.
예술교육은 아이들의 창의성은 물론 정서적 안정, 공동체 의식 함양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초등 시기는 문화예술 감수성이 형성되는 결정적 시기이기에, 나주시의 실험은 단순한 지역 사업을 넘어 한국 기초예술교육의 미래를 제시하는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