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특자도] 태백 · 삼척 ‘포스트 마이닝’ 전환점...7,143억 원대 경제진흥사업 예타 통과, 석탄 산업의 땅 '무탄소 에너지 · 첨단의료 거점' 재탄생

- 조기 폐광 충격을 성장 동력으로 전환한다...태백은 청정메탄올·핵심광물 클러스터로, 삼척은 중입자 가속 기반 첨단 의료클러스터로 전환 - 중앙정부·지방·지역사회·전문가 연대의 결실...기획재정부 문턱 넘은 사업, 지역경제 재생과 국가 전략적 자원·보건 역량 강화에 복합 기여

2025-08-20     김미숙 기자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태백 장성광업소는 경석으로 둘러싸여 각종 규제에 막혀 있었지만, 규제가 해제되면서 이제는 마음껏 무엇이든 지을 수 있게 된 곳으로 앞으로 탄광의 도시에서 최첨단 청정에너지도시로 변모하게 된다”며, “청정메탄올은 미래 선박 연료로 주목받는 블루오션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대한민국 최초로 생산하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김미숙 기자/강원도청)

[한국지방정부신문=김미숙 기자] 강원특별자치도(도지사 김진태)가 폐광의 충격을 성장의 기회로 바꾸는 시도를 통해, ‘폐광→방치’로 귀결되기 쉬웠던 지역의 쇠퇴 경로를 ‘계획된 전환(pathway of planned transition)’으로 바꾸는 정책적 전환점을 맞이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강원도가 추진한 ‘태백·삼척 폐광지역 경제진흥사업’이 20일 기획재정부 주관 2025년도 제8차 재정사업평가위원회에서 예비타당성조사를 최종 통과하면서, 총사업비 7,143억 원 규모의 대규모 지역전환 프로젝트가 공식화됐다.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태백 장성광업소는 경석으로 둘러싸여 각종 규제에 막혀 있었지만, 규제가 해제되면서 이제는 마음껏 무엇이든 지을 수 있게 된 곳으로 앞으로 탄광의 도시에서 최첨단 청정에너지도시로 변모하게 된다”며, “청정메탄올은 미래 선박 연료로 주목받는 블루오션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대한민국 최초로 생산하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이어 “삼척은 중입자 가속기를 기반으로 한 첨단 의료 클러스터로 거듭나게 된다”며, “이는 국내에서는 두 번째, 전 세계적으로도 서른 개 남짓한 희소한 시설로, 과거 목숨을 걸고 갱도로 들어가던 탄광이 이제는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최첨단 의료도시로 변모하는 상징적인 변화”라고 덧붙였다.

이 결과는 조기 폐광으로 인한 지역경제 충격을 단순한 피해복구 차원이 아닌 장기적 산업구조 전환과 고부가가치 일자리 창출의 기회로 설계하려는 중앙·지방의 전략이 실무적·재정적으로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에너지·원자재·의료라는 서로 다른 축의 신산업을 동시에 배치한 전략은 지역 다축(複軸) 성장의 가능성을 높이며, 중앙재정의 승인(예타 통과)은 사업의 실현 가능성과 신뢰도를 크게 끌어올렸다.

태백·삼척의 이번 예타 통과는 단순한 지역 개발사업 합격 소식이 아니다. 탄광으로 쌓아 올린 산업사(産業史)를 바탕으로, 그 터전 위에 어떻게 지속가능한 미래산업을 입히느냐는 국가적 과제의 축소판이기도 하다.

강원특별자치도(도지사 김진태)가 폐광의 충격을 성장의 기회로 바꾸는 시도를 통해, ‘폐광→방치’로 귀결되기 쉬웠던 지역의 쇠퇴 경로를 ‘계획된 전환(pathway of planned transition)’으로 바꾸는 정책적 전환점을 맞이할 전망이다. (사진=김미숙 기자/강원도청)

태백, ‘무탄소 에너지 도시’로의 정밀한 설계와 기대 효과

태백에는 총 3,540억 원이 투입되어 장성광업소·고터실·철암역 인근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공간 재활용이 이뤄진다.

구체적으로는 장성광업소 부지에 연간 생산능력을 갖춘 청정메탄올 생산기지, 고터실 주변에 핵심광물(니켈·코발트·리튬·희토류 등) 재자원화 산업단지, 철암역 인근에 물류와 근로자 주거단지를 조성해 ‘미래 자원 클러스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청정메탄올은 바이오매스와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제조 가능한 연료로서 탄소배출 저감 규제에 대응하는 선박 연료 등으로 국제적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으며, 국내외에서 이미 메탄올 추진 선박과 그용 연료 보급 시도가 진행 중인 만큼(예: 대형 메탄올 추진선의 울산 벙커링 사례), 태백의 생산기지화는 수요·공급 측면에서 전략적 의미를 가진다.

강원지역의 ‘도시광산’·자원 재자원화 역량을 끌어모을 경우, 원자재 공급망의 일부를 국내에서 확보하는 한편 관련 소재·재활용 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통한 지역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원연구원·강원대 등 지역 연구기관의 관련 프로젝트와 연계할 경우(예: 스마트 마이닝 교육·R&D 거점화) 산업 전환의 기술적 기반을 보다 탄탄히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척, ‘생명을 살리는 의료도시’로의 전략적 전환과 파급력

삼척에는 총 3,603억 원이 투자되어 도계광업소 일대를 중심으로 중입자(탄소입자) 가속기 기반의 암치료센터와 체류형 치유·관광 연계 인프라가 조성된다.

중입자 치료 장비는 암세포에 선택적으로 에너지를 집중해 정밀 파괴하는 최첨단 치료기술로, 국내에서는 연세의료원이 이미 중입자치료기를 도입·운영하고 있으며(연세중입자치료센터 운영 현황과 수용능력에 대한 자료), 전 세계적으로도 설치 사례가 제한적인 고난도 의료 인프라다.

강원도가 추진한 ‘태백·삼척 폐광지역 경제진흥사업’이 20일 기획재정부 주관 2025년도 제8차 재정사업평가위원회에서 예비타당성조사를 최종 통과하면서, 총사업비 7,143억 원 규모의 대규모 지역전환 프로젝트가 공식화됐다. (사진=김미숙 기자/강원도청)

삼척에 중입자 치료시설이 들어서면 지역·공공의료 서비스의 질적 향상뿐 아니라 의료관광과 체류형 치유벨트 확장으로의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보건의료 정책·종양학 분야 전문가들은 “중입자 치료시설은 환자 접근성 개선과 함께 국내 암 치료 역량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본다.

설계·운영 단계에서 환자유입 예측, 운영비·인력·연구연계(임상시험 등) 계획을 세밀히 수립해야 지역 병원으로서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연대가 만든 성과, 이제는 실행과 연속성의 문제

이번 예타 통과는 2023년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선정 이후 강원도·태백·삼척 지방정부, 지역 국회의원실, 중앙부처 간의 지속적 협력과 설득의 결과물이다.

도지사·국회의원·지방정부장의 잇단 설명과 중앙 부처 방문, 지역사회의 집회와 국내외(파독 광부 등)의 연대가 정치사회적 지지 기반으로 작용했다는 점이 여러 보도에서 확인된다.

기획재정부는 제8차 재정사업평가위원회 결과를 통해 사업 타당성을 인정했으며, 향후 주무부처 차원에서 사업 추진 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중앙정부의 예타 승인으로 자금 조달·설계·착공의 문이 열렸으며, 가장 중요한 다음 단계로 ‘지역 자원을 어떻게 연결하고, 지역민의 삶을 어떻게 재구성할 것인가’가 남아있다. 

정책적 의지와 지역의 연대가 결실을 맺은 지금, 관계기관과 전문가, 지역사회가 함께 세밀한 실행계획을 만들어 갈 때 태백과 삼척의 ‘포스트 마이닝’이 진정한 재도약으로 완성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