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진천군] 전력 소비 시설, 스스로 전력 만들다...전국 최초 ‘탄소중립 저수지’ 신척저수지, '에너지자립 실증 현장' 공개
- 지역축제와 과학이 만난 무대...‘RE-100 탄소중립 한 여름밤의 환경음악회’에서 주민에게 직접 보여준 탄소중립 전환의 실증적 의미 - 저탄소 인증·계획과 맞물린 실천 모델...수변공간의 생태·교육 기능과 재생에너지 결합이 만들어내는 지역형 탄소중립 방안
[한국지방정부신문=김기문 기자] 충북 진천군(군수 송기섭)이 추진한 탄소중립 저수지로의 전환은 지역 탄소감축 · 교육의 ‘실험장’이 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진천군이 22일 덕산 구말문화센터에서 연 ‘RE-100 탄소중립 한 여름밤의 환경음악회’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지역 주민에게 ‘보이는 탄소중립’을 제시한 자리였다.
진천 신척저수지의 전력자립 설비와 이를 주민에게 공개한 환경음악회는 지방정부가 기후정책을 주민참여·체감형으로 전환할 때 어떤 모습이 가능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특히 정책 문건(진천군 탄소중립 기본계획)과 저탄소 인증, 그리고 기술적 근거(하이브리드 태양광 가로등 연구, 수변공간 관리 연구)가 함께 존재하는 점은 이 프로젝트를 단순한 이벤트가 아닌 확장 가능한 ‘지역 실증모델’로 만들어 준다.
이날 전국 최초로 탄소중립 저수지로 조성된 신척저수지 현장을 사례로 소개하면서, 저수지에 설치된 ICT 기반 환경가로등, 태양광·저장장치를 활용한 에너지 자립형 부유분수와 데크 길 조명, 에코스테이션(재생에너지 기반 충전·관리시설) 등이 실제로 자체 전력으로 가동되는 모습을 알렸다.
이 같은 ‘현장 실증’은 지역 차원의 탄소감축 전략이 단순 계획을 넘어서 물리적 인프라로 연결되는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신척저수지 일대에는 다음과 같은 주요 설비가 설치되어 군이 ‘에너지 자립’이라고 표현한 운영을 가능하게 했다.
ICT 환경가로등은 태양광과 배터리를 결합한 시스템, 데크와 보행로 조명 역시 분산형 태양광·축전식 시스템으로 설계되어 야간 조명 운영에 필요한 전력을 현장에서 자체 생산·저장한다.
또한 수면 위 부유분수는 펌프와 조명 구동에 필요한 전력을 현장 태양광·저장장치로부터 공급받도록 구성되어 있으며, 에코스테이션은 전기자전거·소형기기 충전과 환경모니터링을 함께 수행하는 다기능 거점으로 운영된다.
지역 관계자는 이러한 설계가 ‘저수지 주변의 조명·편의 시설을 외부 전력에 의존하지 않고 운영하는 수준’으로 구현되었다고 설명했다.
수변공간을 탄소중립 전략의 한 축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연구·정책 권고는 이미 학계와 연구기관에서 제기되어 왔다.
국토연구원의 ‘하천 및 수변공간 관리방안’ 연구는 수변공간이 탄소 흡·배출 측면에서 관리 가능성이 있으며, 수변 식생과 생태적 복원을 통해 탄소저장 기능을 강화할 수 있다고 제시한다.
따라서 저수지를 단순한 물 저장소가 아니라 탄소중립과 생태계 가치를 함께 증진시키는 공간으로 설계하는 것은 국제적 권고와도 일치한다.
또한, 도시·농촌에서 널리 쓰이는 하이브리드 태양광 LED 가로등 시스템에 관한 국내 연구들은 태양광+축전 시스템이 지역 환경·운영 여건을 잘 고려해 설계되면 야간 조명과 감시·안전 기능을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연구들을 근거로 보면, 신척저수지에서 시도된 ‘조명·펌프·충전 설비의 현장 자립형 운영’은 실무적으로도 실현 가능한 접근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진천군은 지난 5월 저탄소 도시로 인증받았으며, 진천군의 저탄소·ESG 정책 추진과 최근 인증·수상 이력도 눈길을 끈다.
이러한 진천군이 공개한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 문건은 2030·2034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 등 중장기 목표를 명시하며, 수변공간과 재생에너지 인프라를 결합한 지역 실천 모델을 정책적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
신척저수지의 사례는 이러한 계획을 현실화하는 ‘첫 적용 사례’로서 향후 배움터·쉼터를 중심으로 한 기후적응 교육, 주민참여형 관리, 민간·공공의 ESG 협업 모델 확산 등에 활용될 수 있다.
진천군 관계자는 음악회 현장에서 주민들이 ‘탄소중립의 필요성을 느끼고 실천의 동력을 얻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음악회는 덕산주민자치회 주관의 지역 행사로 진행되며 공연(풍물·색소폰·기타 등)과 체험부스(탄소중립 굿즈, 아로마 오일 만들기 등)를 결합해 주민 참여를 적극 유도했다.
주민 대상의 체험과 현장 시연은 ‘정책을 알리는 단방향 교육’이 아니라 주민들이 직접 체감하고 질문하며 참여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어 관심과 수용성을 높였다.
지방정부의 탄소중립 사업이 성공하려면 기술적 실증뿐 아니라 이러한 ‘생활 속 경험’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진천의 접근은 주목할 만하다.
진윤호 진천군 환경과 주무관은 “공연이 단순한 오락을 넘어 친환경 미래상을 함께 그려보는 시간이었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