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광역시] 세계 최초 ‘폐치아(기증치아) 재활용 동종치아 골이식재’ 실증사업 가동...'덴탈산업 국산화 · 수출 기반' 다진다

- 4년간 기증 · 멸균 · 가공 · 임상 전(全)주기 검증 - 의료폐기물 규제 특례를 발판 삼아 ‘치아 기증→원료화→시제품→임상→허가’ 전 과정을 한 번에 실증하는 최초 모델 구축 - 연간 수백만~천만 단위로 버려지던 발치치아를 안전하게 리사이클링, 골이식재 국산화·수입대체·수출 성과로 연결하겠다는 전략

2025-08-26     박상대 기자
대구시는 25일부로 ‘대구 이노-덴탈 규제자유특구’ 내에서 세계 최초로 발치된 인체 치아(기증치아)를 동종치아 골이식재 원료로 재활용하는 실증사업을 공식 가동해, 이번 실증의 성공은 ‘과학적 검증’과 ‘사회적 승인’의 동시 달성에 달려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료=대구시청)

[한국지방정부신문=박상대 기자] 대구광역시가 골이식재 품목의 수입 의존 줄이고 ‘골이식재 국산화 → 수출’로 연결하려는 경제적 청사진을 제시해 전국적 관심을 받고 있다. 

대구시는 25일부로 ‘대구 이노-덴탈 규제자유특구’ 내에서 세계 최초로 발치된 인체 치아(기증치아)를 동종치아 골이식재 원료로 재활용하는 실증사업을 공식 가동해, 이번 실증의 성공은 ‘과학적 검증’과 ‘사회적 승인’의 동시 달성에 달려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사업은 특구 지정 취지에 따라 의료폐기물로 분류되어 온 인체 치아의 재활용을 특례로 허용받아, 특구 지역(동구 신서혁신도시 등 4개 구역, 총 14.3㎢) 범위에서 2025년부터 2028년까지 4년간 전(全)주기 실증을 수행한다.

대구시는 사업 총괄, 대구테크노파크는 주관기관으로 실증 R&D와 사업화 지원을 맡으며, 이미 기증자 모집과 원료 가공, 시제품 제작을 위한 준비 단계가 완료된 상태라고 발표했다. 

실증사업은 단순한 ‘재료 전환’이 아니라 기증 → 수거·멸균 → 원재료 가공 → 시제품 제작 → 성능·안전성 평가 → 임상시험 → 인허가까지 모든 단계를 포함한다.

이에 따라 기증자 동의(윤리적 승인) 체계와 기증자 이력의 익명화(식별코드화)를 통한 개인 정보 보호, 바이러스 불활화 및 생물학적 안전성 시험, GLP 수준의 시험·평가기관 협력 등 안전성 확보 체계가 병행 구축된다.

참여기관으로는 경북대학교치과병원(임상시험·윤리심의 등),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시제품·임상지원), ㈜덴티스 등 산업체들이 포함돼 있어 임상·시험·산업화 역량을 동시에 갖춘 컨소시엄 형태로 실증을 진행한다.

이 같은 절차와 협력체계는 사업의 기술적 타당성과 윤리적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설계로 해석된다. 

대구시 발표와 참여 기관들의 설명에 따르면, 동종치아 골이식재는 자가치아 이식의 한계(공여치아 부재 등)를 넘어 무치(無齒) 환자에게도 적용 가능한 대체 골이식재가 될 수 있고, 현재 국내에서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던 일부 골이식재 품목의 국산화로 이어질 경우 수입 대체와 함께 수출 성장의 가능성도 크다고 전망된다.

국내에서 연간 수백만에서 천만 단위의 치아가 발치·폐기되는 규모(언론 보도 기준 약 1,380만 개 수준으로 인용됨)를 고려하면 안정적 원료 확보 측면에서 사업성이 존재한다는 주장도 제시되고 있다.

치과 임상 및 재료 분야 전문가들은 “치아(특히 상아질·법랑질 등 치아 조직)를 적절히 처리하면 골유도·골재생 재료로서의 잠재성이 있으며, 자가치아를 이용한 골이식 분야의 선행 연구들이 존재한다”는 점을 들어 이번 특구 실증의 과학적 근거를 부분적으로 뒷받침한다.

경북대학교치과병원 측도 임상시험심사위원회(IRB) 검토를 통해 안전성과 윤리성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고, 관련 학술 문헌(자가치아 골이식재 관련 임상평가 연구 등)은 치아 조직을 골이식재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임상적 성과를 일부 제시해 왔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이번 실증은 기존 자가치아 활용 연구를 ‘타가(他家·동종) 치아’로 확장해 산업적·제도적으로 적용 가능한 모델로 검증하겠다는 점에서 학계·임상·산업을 잇는 의미 있는 시도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대구시는 이번 실증사업을 통해 덴탈 산업의 신성장 동력 확보, 골이식재의 국산화·수입대체, 관련 바이오 원료·가공 기술의 원천화 및 수출 기반 조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실증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오면 규제 개선(폐기물관리법 등 관련 법령의 재검토)과 사업 확산을 통한 산업생태계 조성이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실증 과정에서는 기증자 모집률, 멸균·불활화의 완전성 검증, 임상시험에서의 안전성·유효성 확보, 그리고 품목 허가(의료기기·생물학적제제 관련 규정 적용 범위) 등 넘어야 할 관문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

대구시와 주관기관은 정책·재정 지원을 약속했으며, 사업기간(2025~2028) 동안 이들 관문을 어떻게 실증적으로 해결하느냐가 향후 사업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동종치아 골이식재’ 실증은 한편으로는 폐기물로 흘러가던 자원을 새로운 산업자원으로 전환하는 순환경제적 시도다.

다른 한편으로는 인체 유래물의 상업적 이용에 대한 윤리적·사회적 신뢰를 확보해야 하는 과제이기도 하다.

관련 전문가와 참여 기관들은 엄격한 안전성 검증과 투명한 기증·추적관리 시스템을 강조하고 있고, 대구시는 이를 반영한 전주기 실증 설계를 내세웠다.

실증 결과가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경우, 대구의 시도가 국내·외 치의학 재료 분야에서 제도·산업 변화를 촉발하는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