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1000원으로 바뀐 캠퍼스 풍경...전국 최초 ‘대학생 천원매점’으로 생활비 · 사회혁신 · 참여거버넌스 한 번에 실험하다
- 가천대·평택대 시범 개소...학생 자치가 운영하고 NH농협은행 기부금이 비용을 뒷받침하는 민·관·학 협력모델의 첫 실천 - ‘천원 꾸러미’가 던지는 정책적 의미...즉각적 생활비 완화, 캠퍼스 내 식량안전성(푸드시큐리티) 완화, 사회혁신플랫폼 성과의 가시화
[한국지방정부신문=김미숙 기자] 경기도(도지사 김동연)가 '실질적 생활비 완화'라는 정책목표를 현실로 연결한 첫걸음으로, 전국에서 처음으로 대학 내에 ‘대학생 천원매점’을 열었다.
3일 성남 가천대학교와 평택대학교에 시범적으로 문을 연 이 매점은 학생들이 재학생 인증을 거쳐 즉석밥·참치캔·컵라면 등 먹거리와 샴푸·클렌징폼 등 생필품 가운데 선호도 조사를 통해 선정된 약 30여 종 품목을 묶음(4개 꾸러미 기준)으로 1천 원에 구매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운영 재원은 NH농협은행 경기본부의 기부금으로 조성됐고, 매장 운영은 각 학교의 학생 자치기구가 맡으며 경기도는 행정적 지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민·관·학’ 협력의 실험적 모델로 평가된다.
수치가 말해주는 즉시효과...월말 · 학기초 부담 낮출 기대치
경기도의 ‘대학생 천원매점’은 세 가지 점에서 의미가 있다. 첫째, 고물가 시대에 학생들의 생활비 부담을 ‘현장 수준’에서 직접 완화하려는 실질적 조치라는 점이다.
둘째, NH농협은행 등의 기부와 학생자치 운영, 지방정부 행정지원이 결합된 새로운 민·관·학 협력모델로서 사회적 가치 창출의 실험장이 된다는 점. 셋째, 기후행동·지역화폐 등 기존 정책(기후행동 기회소득)과의 연결을 모색하며 정책 간 시너지를 노린다는 점이다.
경기도와 참여 대학이 밝힌 운영 방식은 단순하다. 재학생 인증 후 학생은 네 가지 품목을 하나의 ‘꾸러미’로 포장해 1천 원에 살 수 있고, 이는 시중가 대비 ‘최대 90% 이상’ 저렴하다고 안내된다.
특히 현장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개점 당일 매점이 문을 열기 한참 전부터 학생들이 줄을 섰고 1호 손님은 자취생이었다는 보도들이 잇따랐다.
운영비 전액을 기부로 충당하는 구조와 학생 주도 운영이라는 점은 예산 부담을 줄이면서도 ‘학생 참여’와 운영의 적합성을 높일 여지를 남긴다.
현장 소통에서 정책연계로...김동연 지사 직접 점원으로 나서, 기후행동 연계 구상
개소식에는 김동연 경기도지사, 가천대 총장, NH농협은행 경기본부장, 학생대표 등이 참석했다.
김 지사는 행사 당일 일일 점원 복장을 입고 학생들과 직접 물건을 나누며 기후위기, 도의 ‘기후행동 기회소득’ 앱 등 현안에 대해 대화했다.
특히 김 지사는 현재 ‘기후행동 기회소득’이 경기도 주민등록을 둔 도민을 대상으로 리워드를 지급하는 제도적 한계를 지적하면서, 경기도 소재 대학 재학생까지 대상 확대를 적극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즉 ‘천원매점’은 단순 생활비 지원을 넘어 기후·사회정책을 대학 캠퍼스까지 연결하려는 정책적 의도를 함께 담고 있다.
전문가 시각과 연구 근거...단기적 완화효과와 장기적 확장성 평가
대학생의 생활비 부담과 캠퍼스 내 ‘식량 불안(food insecurity)’ 문제는 이미 학계와 정부 조사에서 확인되는 현실이다.
중앙정부의 ‘청년의 삶 실태조사’는 청년 가구의 월평균 생활비 수준 등을 제시하며 청년층의 생활비 부담이 상당함을 보여주고 있고, 학계 연구는 대학생의 식량 불안이 심리적·학업적 성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반복적으로 지적해왔다.
이러한 맥락에서 ‘천원매점’은 단기적으로는(월말·학기초) 즉시적 비용 절감과 식량 접근성 개선에 기여할 수 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학생 참여 거버넌스와 지역 금융·복지 자원을 연계한 ‘플랫폼형’ 정책으로 확장 가능하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국제·국내 연구는 캠퍼스 차원의 식량 지원과 할인 프로그램이 학생들의 식량안전성·심리적 안정성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으므로, 이 사업이 추후 정량적 평가(이용자 수, 월별 비용절감 효과, 학업·복지 영향 등)를 통해 효과성을 검증한다면 전국 확산의 근거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