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 국내 최초, 경상국립대 '한국판 CSA-그랑제꼴' 출범...우주항공 인재 양성 지형도 재편, ‘선발→어학·부트캠프→복수학위→채용’ 흐름
- 학부 1년+프랑스 그랑제꼴 2년, ‘3년 복수석사’ 경로로 실무형 엔지니어 신속 배출 노린다 - 지역·대학·산업 연계, 지역정주형 고급인력 공급망 구축하려는 전략적 투자
[한국지방정부신문=김기문 기자] 경상남도(도지사 박완수)와 경상국립대가 내건 ‘한국판 CSA-그랑제꼴’은 단순한 국제협력 프로그램을 넘어, 지역 전략산업과 고등교육 혁신을 학위 수준에서 결합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실무형 교육과 국제 학위, 산업체 채용 연계가 한 줄기로 이어질 때 이 모델은 지방대학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지역 산업의 기술인력 확보를 동시에 이루는 사례가 될 수 있다.
경상남도와 경상국립대학교(GNU)는 국내 대학 최초로 우주항공대학(CSA)을 중심으로 한 한국판 ‘CSA-그랑제꼴’ 프로그램을 본격 추진한다.
이 프로그램은 경상대의 학사(1년) 이수 이후 프랑스의 대학원(그랑제꼴 계열)에서 2년간 학업을 더해 복수 석사학위를 취득하는 형태로 설계돼, 총 3년의 연계과정 안에 국제적 학위와 현장 적응형 역량을 갖춘 고급 엔지니어를 빠르게 양성하려는 것이 핵심이다.
이 같은 국제 복수학위 모델 도입은 기존의 교환학생·파견 중심 국제화와 달리 ‘학위 수준’에서의 동등한 인정과 산업연계 취업 경로를 동시에 열어준다는 점에서 교육체계 차원의 의미 있는 전환이다.
경상대는 2023년 글로컬대학30 사업에 선정된 이후 우주항공·방산 특화 전략을 추진해 왔으며, 2024년 11월에는 프랑스 INSA-Toulouse와 복수 석사학위과정 운영 협정을 체결해 ‘GNU-그랑제꼴’ 시행의 법적·학술적 토대를 마련했다.
INSA-Toulouse는 프랑스의 그랑제꼴 계열로서 더블 디그리(dual-degree)를 제도적으로 운영해온 경험이 있어, 경상대가 추구하는 ‘학위 기반 국제연계’ 모델을 현실화할 적임자로 평가된다.
또한 경상국립대는 글로컬대학 사업의 연차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획득하며 관련 국고(사업비)를 확보해 프로그램 운영과 학생지원(장학·기숙사 지원 확대 등)에 필요한 행·재정적 뒷받침을 강화한 상태다.
첫 운영은 2025학년도에 약 20명 내외 규모로 계획돼 있으며, 학생 선발은 교과 성적과 어학능력(프랑스어 포함)을 정량평가 요소로 삼고, 면접 등 정성평가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선발된 학생은 프랑스어 부트캠프(하계·동계)와 문화권 연수, 해외명문대 파견 및 복수석사과정을 우선적으로 수강할 권한을 부여받는다.
특히 CSA-그랑제꼴 최종 이수자는 ‘KAI형 계약정원제’를 통해 국내 대표 항공우주기업(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과 연결된 취업 경로가 마련되는 등 교육에서 취업으로 이어지는 원스톱 설계가 돋보인다.
이러한 설계는 교육 성과가 곧 지역 산업의 인력수요 충족으로 직결되도록 하려는 지역 정책적 의도가 반영된 결과로 판단된다.
국제 교육 전문가들과 고등교육 현장의 경험을 종합하면, ‘복수학위(dual-degree)’ 프로그램은 학생의 국제적 적응력·언어능력·전문성 확대를 통해 고용시장 경쟁력을 실질적으로 높이는 경향이 있다.
유럽의 그랑제꼴들이 운영해 온 더블디그리 제도는 기업과의 강한 연결고리를 통해 졸업생의 취업성과를 담보해 왔고, 이는 경상국립대가 목표로 삼는 ‘실무형 고급 엔지니어’ 양성에 적합한 선례로 평가된다.
따라서 지역 우주항공·방산 생태계와의 연계가 제대로 작동할 경우, 단기간 내에 지역 정주형(지역 내 취업) 인력 풀을 확보하고, 대학의 국제적 위상도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편, 제도적 정착을 위해서는 어학·문화 적응 장치, 학점·학위 인정의 세부 규정 정비, 기업 수요와의 정밀한 직무 매칭 시스템 구축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점이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지적하는 추가 조건이다.
국내 항공우주 분야에서는 주요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신입·경력 인력을 충원하고 있으며,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은 대규모 채용 공고와 함께 차세대 전투기·우주·UAM(도심항공교통) 등 신사업 대응을 위한 전문인력 수요를 늘리고 있다.
이러한 산업 수요는 고도의 전공지식과 국제협업 역량을 동시에 갖춘 인재를 요구하므로, ‘해외 그랑제꼴’과의 복수학위는 양질의 인력을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현실적 방안으로 평가된다.
경남도와 경상국립대의 이번 시도는 지역의 산업적 강점(우주항공·방산 클러스터)과 대학의 교육 혁신 자원을 결합해 ‘공급 측(대학)’과 ‘수요 측(기업)’을 제도적으로 연결하려는 정책적 응답으로 읽힌다.
성공 여부는 제도 설계의 섬세함, 학생 지원체계의 완결성, 그리고 무엇보다 지역 기업·연구소와의 실제적 협업 성과에 달려 있다.
경상남도와 경상국립대는 이 같은 조건들을 충족시키기 위해 행·재정적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으며, 향후 시행 과정에서의 투명한 운영과 성과 공개가 관건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