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 '스마트 물관리 시대' 본격화, 전국 최초 'AI 고도처리공정 파일럿플랜트' 완공 · 가동...정수장 운영 · 수질관리 수준 ‘도약’

- 전(前)염소→전(前)오존·후(後)여과 결합으로 ‘투명하고 쾌청한’ 아리수 품질 높인다 - 시 자체 개발 AI가 약품 주입·역세척까지 실시간 최적화....2026년 단계적 확대 로드맵

2025-09-10     김미숙 기자
서울특별시(시장 오세훈)가 ‘미래형 정수장 설계 기준’을 제시하며, 서울의 아리수가 ‘세계 최고 물맛’이라는 목표에 한층 다가선다. (사진=김미숙 기자/서울시청)

[한국지방정부신문=김미숙 기자] 서울특별시(시장 오세훈)가 ‘미래형 정수장 설계 기준’을 제시하며, 서울의 아리수가 ‘세계 최고 물맛’이라는 목표에 한층 다가선다.

서울시는 전국 최초로 ‘서울형 고도처리공정 파일럿플랜트’를 완공하고 시범 가동에 들어갔다.

이번 시설은 단순 설비 증설을 넘어 정수공정의 구조 자체를 바꾸는 시범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파일럿이 성공적으로 운영되면 정수장 전체의 운영 패러다임(공정 구성·운영관리·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 

서울시의 이번 파일럿플랜트 완공과 시범운영은 기술적 실험을 통해 도시 물관리의 다음 스텝을 설계하려는 시도의 출발점이다.

오존·후여과라는 공정 혁신과 AI 기반 자동화의 결합은 단순히 ‘더 깨끗한 물’을 넘어서 ‘데이터로 운영되는 정수장’의 표준을 만드는 일련의 과정으로 읽혀야 한다.

기술 구성...전오존(Pre-ozone) + 후여과(Post-filtration) + AI 자동제어의 조합

이번 서울형 고도처리공정의 기술 핵심은 두 축이다. 하나는 전오존을 도입해 유기물을 먼저 산화시키고, 이후 모래·미세여과망을 활용하는 ‘후여과’로 아주 미세한 입자까지 걸러내는 공정 조합이다.

전오존은 기존 염소 처리에서 나타날 수 있는 소독약 냄새와 일부 소독부산물 발생 위험을 줄이며, 후여과는 투명도와 ‘청량감’을 개선하는 데 기여한다.

이러한 공정적 이점은 국제·국내 연구에서도 전오존 도입이 트리할로메탄(THMs) 등 일부 소독부산물 전구물질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기술적 근거로 뒷받침된다. 

동시에 서울시는 전국 최초로 AI 기반 스마트 제어 시스템을 설계·적용했다. 시 자체 개발한 AI 알고리즘은 수질 모니터링 데이터(탁도·잔류염소·유기물지표 등)를 실시간 분석해 약품 주입량과 역세척 시점·강도, 펌프 운전 조건 등을 자동으로 최적화한다.

이러한 자동화는 사람의 수동 개입 빈도와 운영 오류를 줄이면서 에너지·약품 비용을 절감하고, 수질 변동에 더 신속히 대응하게 한다는 기대가 크다.

AI가 수처리 공정에서 비용·에너지 최적화와 예측 관리를 돕는다는 연구 결과들이 최근에도 보고되고 있어 정책적 타당성은 더욱 높다.

서울시는 전국 최초로 ‘서울형 고도처리공정 파일럿플랜트’를 완공하고 시범 가동에 들어갔다. (사진=김미숙 기자/서울시청)

기술적 선도성과 실용성 두 측면 모두, '국제적 흐름'과 조응

수처리 분야의 국제적·공신력 있는 권위 자료들은 전오존 도입이 유기물 제거 및 DBP(소독부산물) 형성 잠재력 저감에 기여할 수 있으나, 오존 공정 도입 시 발생 가능한 2차 이슈(브로메이트의 생성 가능성 등)는 운전조건과 수원 특성에 따라 관리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파일럿 단계에서 ‘운전조건 최적화’와 AI를 통한 실시간 제어·모니터링·피드백 루프 구축은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필수적이다. 이번 파일럿은 바로 그 운영 최적화 방안을 찾기 위한 실증무대다. 

또한, 인공지능 적용과 관련해 학계·업계에서 공통적으로 제시하는 장점은 ‘데이터 기반의 예측 유지관리(Predictive Maintenance)’와 ‘공정 효율성 개선’이다.

즉, 센서로 확보한 시간·공간 단위의 수질·설비 데이터를 AI가 학습하면, 예기치 못한 수질 이상이나 설비 부하를 사전에 감지하고 대응해 정수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서울시 시도는 기술적 선도성과 실용성 두 측면 모두에서 국제적 흐름과 조응한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윤희천 서울물연구원장은 “이번 파일럿플랜트는 단순한 시설 개선을 넘어 미래형 정수장의 설계 기준을 제시하는 상징적 장치”라며, 스마트 시스템을 바탕으로 기술 완성도와 운영 안정성을 높이는 연구에 계속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연구·운영·정책 간 협업을 통한 ‘현장 검증→모델화→확대’ 과정의 의지를 분명히 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상수도 종합계획 2040(아리수 2.0)’ 실행 단위...‘세계 최고 물맛’ 실현

이번 파일럿은 서울시의 장기 전략인 ‘상수도 종합계획 2040(아리수 2.0)’의 실행 단위 중 하나다.

2040 계획은 ‘세계 최고 물맛’ 실현과 ‘스마트 관리체계’ 구축 등을 핵심전략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서울시는 파일럿 검증 성과를 바탕으로 2026년부터 본격적인 연구·시범운영을 병행하면서 단계적으로 ‘AI 기반 스마트 정수장’으로 확대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2040 계획의 제안과 예산 틀(과거 공표된 수치 기준으로 약 4.3조원 규모 투입 계획)은 이번 파일럿의 확대가 단발성이 아니라 체계적 투자와 정책 연계된 행보임을 보여준다. 

파일럿 단계에서 축적되는 운영 데이터는 향후 모든 정수장에 적용 가능한 ‘표준 고도처리 공정 모델’을 만드는 자원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즉, ‘공정 설계 매뉴얼’, ‘AI 모델 학습 데이터셋’, ‘운전·점검 기준’ 등 표준화 가능한 산출물이 만들어지면 재건설·현대화 중인 정수장에 일괄적·효율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적 파급력이 크다. 

시민 입장에서는 우수한 투명도와 냄새·맛 개선으로 체감 가능한 ‘물맛 향상’이 기대된다.

운영 측면에서는 AI에 기반한 자동화로 약품 사용량·역세척 주기 최적화, 에너지 사용량 절감, 인력 운영의 효율화 등 실질적 운영비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