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강서구] 전국 최초, 구·시·교육청 합작 '안전교육' 새 기준 제시...마곡안전체험관, 기피시설을 ‘실전형 교육의 심장’으로 바꾸다

- 연간 수십만명 체험이 증명한 ‘체험 우선’ 교육의 힘...재난 대응 역량을 일상으로 끌어온 마곡의 실험 - 빗물 저류조 위에 자리한 공공복합 인프라의 전환...220억 투자로 주민 체감형 안전자산으로 재탄생

2025-09-16     김미숙 기자
마곡안전체험관은 기초지방정부(강서구), 광역지방정부(서울시), 그리고 교육청(서울시교육청)이 협력해 건립한 ‘전국 최초’ 사례로, 행정 단위 간 자원과 권한을 결합해 공공교육 인프라를 만든 협치의 성과물이다.  (사진=김미숙 기자/강서구청)

[한국지방정부신문=김미숙 기자] 서울 강서구(구청장 진교훈)의 마곡안전체험관은 개관 1년여 만에 주민과 학생, 민방위대원 등 총 14만 2,062명이 교육을 수료하며 지역 안전교육의 중심지로 자리잡았다.

이 같은 이용실적과 함께 자체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서 응답자의 92.5%가 체험에 만족한다고 답해, 실제와 유사한 환경에서 반복적으로 훈련하는 ‘체험형 교육’이 주민 체감률과 만족도를 높였다는 강력한 근거를 남겼다. 

마곡안전체험관은 단순한 전시나 이론교육을 넘어서 실제상황에 준하는 시나리오를 반복 체험하도록 설계됐다.

이 결과 월평균 약 8,879명이 방문하는 등 짧은 기간에 높은 이용률을 보였고(2024년 5월~2025년 8월 집계), 지역 내 안전역량 강화를 위한 ‘상시 학습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 

진교훈 강서구청장은 “재난 상황에서는 평소 연습과 훈련이 생명을 좌우하는 만큼 실전과 같은 체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첨단기술을 활용한 실감형 안전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체험관(지상 3층, 연면적 3,822.73㎡)은 교통안전·자연재난·화재안전·보건안전·사회기반안전·학생안전 등 6개 분야 12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각 프로그램은 실물 모형과 3D 영상, VR, 진동·풍속 시뮬레이션 등을 결합해 학습 효과를 높였다. (사진=김미숙 기자/강서구청)

거버넌스와 확산 가능성...구-시-교육청 삼자 협력의 정책적 함의

마곡안전체험관은 기초지방정부(강서구), 광역지방정부(서울시), 그리고 교육청(서울시교육청)이 협력해 건립한 ‘전국 최초’ 사례로, 행정 단위 간 자원과 권한을 결합해 공공교육 인프라를 만든 협치의 성과물이다.

이 같은 삼자 협력 모델은 예산 분담, 교육콘텐츠 공동개발, 학교 연계 프로그램 운영 등에서 효율성을 낳았고, 그 결과 짧은 기간 내에 높은 이용성과 주민 만족도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정책 확산 측면에서 볼 때, 지방정부와 교육청이 협력해 지역적 특성(학생 밀집도, 지하철·버스 노선, 재해 취약지역 등)에 기반한 체험시설을 공동으로 기획·운영한다면 교육 자원의 중복투자 방지와 프로그램 일관성 확보에 기여할 수 있다.

마곡안전체험관은 그런 논의를 촉발하는 사례로서 정책 입안자들에게 실증적 근거를 제공할 가능성이 크다.

재난안전체험관과 체험형 안전교육을 연구해온 학계는 ‘실감형·체험형 교육’의 장점으로 기억·행동 변화를 촉진하는 점을 지목한다. 국내외 연구들은 가상·체험훈련이 위급상황에서의 자동적 대응 행동을 촉진한다는 점을 일관되게 보고하며, 이는 마곡안전체험관의 높은 만족도와 다수 방문 수치가 단순한 흥미를 넘어 실효성의 징표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실무 관점에서도 과제는 분명하다. 이용자 수가 많아짐에 따라 예약·운영 시스템의 안정성, 강사·안내요원의 전문성 확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시설 점검 강화 등 운영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

강서구는 현재 사이버안전체험관 구축과 3D 몰입형 미디어아트존 조성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혀, 물리적 체험과 온라인 교육을 결합한 ‘혼합형 안전교육’으로 확장하려는 계획을 내비쳤다.

이같은 디지털 전환은 접근성을 높이고 교육 빈도와 반복 기회를 제공해 장기적 행동변화 유도에 기여할 수 있다. 

서울 강서구(구청장 진교훈)의 마곡안전체험관은 개관 1년여 만에 주민과 학생, 민방위대원 등 총 14만 2,062명이 교육을 수료하며 지역 안전교육의 중심지로 자리잡았다.  (사진=김미숙 기자/강서구청)

프로그램과 설비, ‘현장 재현’에 집중한 12개 커리큘럼의 설계

체험관(지상 3층, 연면적 3,822.73㎡)은 교통안전·자연재난·화재안전·보건안전·사회기반안전·학생안전 등 6개 분야 12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각 프로그램은 실물 모형과 3D 영상, VR, 진동·풍속 시뮬레이션 등을 결합해 학습 효과를 높였다.

특히 시내버스 충돌체험은 전면과 측면을 모두 3D 영상으로 구현해 마곡동 시가지를 배경으로 실제 운행상황을 재현하는 점이 국내에서 유일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5호선 객차를 옮겨놓은 지하철 체험공간, 진도 7의 지진체험, 초속 18m의 강풍 체험, 침수 대피 훈련 등도 포함돼 전 유형 재난에 대한 대응훈련이 가능하다.

이 같은 설계는 이론 위주의 안전교육이 현장에서의 긴장·공포 상황과 대처행동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기존 연구의 문제의식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체험형 교육의 교육적 효용성을 다룬 학술연구들은 ‘현장성 있는 반복 훈련’이 비상상황에서의 실제 대응능력 향상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해, 마곡안전체험관의 프로그램 설계와 운영 방식은 학계의 권고와도 일치한다.

시내버스 충돌체험은 전면과 측면을 모두 3D 영상으로 구현해 마곡동 시가지를 배경으로 실제 운행상황을 재현하는 점이 국내에서 유일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김미숙 기자/강서구청)

도시 인프라의 재생, 저류조 복개 후 ‘공공 친화적 전환’

마곡안전체험관이 가진 또 다른 의미는 ‘기피시설의 재창조’다. 발산 빗물 저류조는 집중호우 시 도시 침수를 막는 필수 기반시설이지만, 그동안 악취와 미관 문제 등으로 주민들을 불편하게 했던 것이 사실이다.

강서구는 발산 저류조를 복개하고 그 상부공간에 안전체험관을 건립하는 방식으로 해당 부지를 공공친화적 자산으로 전환했다.

이 사업에는 약 22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공간 전환을 통한 공공서비스 제공의 한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도시계획·환경 측면에서 보면, 기능적으로는 유지해야 하는 기반시설을 도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재배치한 사례로 해석된다.

이는 물리적 인프라의 다층적 활용(복합화)을 통해 제한된 도심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한 방법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다른 지방정부들의 관심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뉴시스

마곡안전체험관은 월요일~토요일 오전 9시~오후 6시 운영하며, 6세 이상(13세 미만은 보호자 동행 필수) 이용 대상에 무료로 운영된다. 예약 및 세부 안내는 공식 홈페이지(마곡안전체험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