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 붉은 동백과 바다가 맺어준 새 출발, 거제 지심도에서 ‘웨딩·휴양섬’ 첫 리마인드 결혼식 전국 관심...'섬 관광' 새 장 연다
- 복지·동행·희망으로 이어지는 세 달의 스토리...9월 다자녀 부부에서 11월 황혼부부까지, 섬이 주는 축복의 시간 - 자연자원에 기반한 테마 섬 전략...지심도의 동백림과 옛 활주로 결합한 체험형 관광 모델 실험
[한국지방정부신문=박상대 기자] 경남도(도지사 박완수)가 2025년 테마섬 조성사업의 첫 성과물 가운데 하나로 거제 지심도(只心島)를 ‘자연과 함께하는 웨딩·휴양섬’으로 정비하고, 9월 19일(금) 다자녀 가정 등 3쌍을 대상으로 첫 리마인드 결혼식을 연다.
이 행사는 경제적·시간적 여건 등으로 결혼식을 치르지 못했던 부부들에게 결혼의 기억을 되살려주려는 ‘복지 테마’ 행사의 일환이며, 이어 10월에는 다문화 가정(동행 테마), 11월에는 황혼 부부(희망 테마)를 대상으로 같은 형식의 축복 행사를 이어간다.
이번 결정은 공공이 지역의 자연자원을 활용해 직접 체험형·감성형 관광 콘텐츠를 설계·운영하려는 시도로, 지역 관광과 사회복지의 결합이라는 새로운 실험적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경남도가 지심도에서 시작한 ‘웨딩·휴양섬’ 시범 행사는 지역 자연자원을 감성적·사회적으로 재해석해 공공이 직접 제공하는 복지형 체험 관광을 실험하는 의미 있는 사례다.
성공 여부는 단기적 행사 운영 성과(참여자 만족·방문객 유입)뿐 아니라, 주민 수익 환원 구조, 환경 보전과 안전관리, 비수기 프로그램 등 제도적 뒷받침에 달려 있다.
테마화된 섬 관광은 잘 설계될 경우 지역 경제와 공동체에 실질적 이익을 줄 수 있으므로, 이번 지심도 사례는 향후 해안·섬 관광정책의 참고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심도는 ‘동백섬’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섬 수목의 약 70%가 동백나무로 덮여 있어 12월 초에서 이듬해 3월까지 동백꽃이 절정을 이룬다.
경남도는 이 섬의 원시림과 해안 경관을 무대로 리마인드 결혼식, 웨딩 촬영, 요트 투어 등을 제공해 ‘자연과 결혼식’이라는 경험적 가치를 강화하려 한다.
또한 섬 정상에는 일제강점기 때 조성된 약 500m 길이의 옛 활주로 구조가 남아 있어, 비교적 평탄한 공간을 결혼식·촬영·이벤트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현실적 이점이 있다.
이러한 자연·인공 유산의 결합은 방문객에게 ‘장면(scene)’을 제공하는 관광 콘텐츠 설계에 유리하다.
이번 지심도 웨딩·휴양섬 정비는 경남도가 추진하는 5대 테마섬 사업의 일부로, 올해 거제 지심도를 시작으로 통영 추도(영화의 섬), 통영 두미도(건강·장수의 섬), 통영 사량도(트레킹의 섬), 남해 조·호도(생태 체험섬) 등을 포함한 ‘섬 특화(테마) 개발’ 전략의 실천이다.
지방정부는 각 섬의 고유 자원을 살려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들고 관광객 유치와 주민 소득 증대, 섬의 지속가능한 보전을 동시에 노린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중앙·지방 차원에서 ‘섬 자원’을 지역 발전의 핵심 자산으로 규정하고 실무적 투자(시설 정비·안전대책·체험 프로그램)를 병행하는 것은 최근 지역 관광 정책의 일관된 흐름이다.
정부·연구기관의 섬 관광 연구들은 ‘테마화된 관광자원’이 지역경제와 방문객 경험을 동시에 끌어올릴 잠재력이 있음을 보여준다.
관련 연구들은 어촌·섬 관광이 성공하려면 계절성 완화(비수기 프로그램), 지역주민의 참여와 수익 환원, 안전·접근성 확보, 그리고 자연·문화 자원의 보전 계획이 필수적이라고 제언해 왔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경남도의 테마섬 사업은 적절한 기획 방향을 잡았으나, 장기적으로는 주민 주도의 운영체계, 환경 영향 최소화 대책, 비수기 유도 프로그램과 같은 운영 설계가 병행될 때 더 큰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
즉, ‘섬을 무대화’하는 기술(무대·프로그램)뿐 아니라, 무대 뒤의 제도(주민참여·수익배분·환경관리)가 함께 설계돼야 한다는 의미다.
경남도는 9월 모집을 통해 다자녀 가정 등 3쌍을 우선 선정해 이번 ‘복지 테마’ 행사를 진행하고, 향후 10월(다문화 3쌍), 11월(황혼 3쌍)까지 세 차례에 걸쳐 총 9쌍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참여 부부들에게는 리마인드 결혼식과 웨딩 촬영, 요트 투어 등 섬의 경관 자원을 활용한 체험을 제공함으로써, 단순 관광을 넘는 ‘인생의 의례(rites of passage)’를 지원하려 한다.
이상훈 해양수산국장은 이 사업이 “지심도가 단순 관광지를 넘어 사랑과 행복을 나누는 특별한 장소로 자리매김하고, 지속가능한 섬 발전 모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