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 한강, 예술의 ‘스펙트럼’ 된다...국내 최대 규모 수변 레이저아트 축제 '서울라이트 한강 빛섬축제', 도시와 자연을 잇다
- 레이저·인터랙티브·대학생 협업까지…뚝섬 일대 7개 레이저아트와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한강을 통째로 무대화’ - 시민 3,000명이 LED로 빚는 5km의 빛띠, 전문가 강연으로 빛의 기술·예술적 의미도 탐구한다
[한국지방정부신문=김미숙 기자] 도시의 공공공간을 예술과 기술의 결합 무대로 재정의하려는 시도는 이번 ‘서울라이트 한강 빛섬축제(2025)’에서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다.
서울특별시(시장 오세훈)는 다음 달 3일(금)부터 12일(일)까지 열흘간 뚝섬한강공원 일대에서 ‘빛의 스펙트라(Spectra of Light)’를 주제로 수변 레이저와 미디어아트를 중심으로 한 대형 축제를 연다.
이 축제는 3회차로, 다리·숲·광장·수변 등 뚝섬 구역 전체를 레이저·조명·사운드와 결합한 작품들로 물들이며 일반적인 전시 관람을 넘어 걷고 멈추고 참여하는 형태의 ‘공공 체험’으로 설계됐다.
이 같은 공간 운영과 프로그램 구성은 한강이라는 도시 생태계 자체를 ‘대형 캔버스’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서울라이트 한강 빛섬축제는 규모(수변·대형 레이저, 7개 주요 작품), 참여(대학 협업·시민 3,000명 라이트 런), 그리고 ‘뜻을 묻는’ 프로그램 구성(빛섬렉처)을 동시에 갖춘 축제라는 점에서 단순한 야간 이벤트를 넘어선다.
공공공간을 활용한 미디어아트의 사회적 파급효과는 행사 개최 후에야 가늠되겠지만, 현재로선 ‘도시와 시민, 기술이 만나는 융합형 문화축제’로서 의미 있는 전진으로 기록될 만하다.
'한강의 밤, 예술의 공공무대로 전환' 의미있는 도약...작품 스케일과 참여층 확장
이번 축제의 레이저아트 섹션에는 툰드라(TUNDRA), 비디오 파즈(Video Phase), 유환(HWAN) 등 국내외 미디어아티스트가 참여해 총 7개 레이저·미디어 설치 작품을 선보인다.
툰드라의 ‘우리가 초원을 떠난 날’은 리듬감 있는 빛의 잔상으로 수면과 하늘 사이에 환상적 풍경을 만들고, 비디오 파즈의 ‘비트 온’은 관람객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인터랙티브 설치로 관객 참여형 경험을 제공한다.
유환의 ‘빛의 터널’은 청담대교 하부를 따라 전개되는 몰입형 레이저 설치로, 지하철 통과 순간조차 작품의 일부로 연결되는 역동적 체험을 설계했다.
이러한 라인업은 축제가 단순한 ‘빛쇼’ 이상의 미디어아트적 실험과 관객 경험을 겨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울러 고려대·경희대·이화여대 학생들이 국내 중견 미디어아티스트들과 공동 제작한 ‘빛조형 작품’ 전시는 축제의 전문성에 지역 교육기관의 참여를 결합해 참여층을 넓히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협업은 미디어아트의 ‘학술·현장 연결’ 역할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기획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시민 참여로 완성되는 대형 퍼포먼스...라이트 런과 패션쇼의 공공성
축제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라이트 런’은 10월 11일 저녁 진행되며, 시민 약 3,000명이 LED 아이템을 착용하고 한강변 약 5km 구간을 달리며 ‘빛의 띠’를 완성하는 참여형 퍼포먼스다
. 참가비 15,000원(1인당 일부인 1,000원은 시각장애 아동 지원 단체에 기부 예정)이라는 구조는 지역사회 환원과 시민 참여를 동시에 견인하는 모델이다.
또한 전야제 무대에서는 시민 참여형 ‘빛섬 패션 공모전’과 대학생 패션연합회 O.F.F.의 ‘라이트 패션쇼’가 열려, 빛을 소재로 한 퍼포먼스와 패션이 결합된 또 다른 관람 포인트를 제공한다.
이처럼 ‘관객-참여-공익’이 결합된 이벤트 설계는 축제의 공공적 가치를 확장하는 전략으로 읽힌다.
기술·예술 의미 묻는 렉처와 안전관리, 체계적 운영 의지
축제는 단순한 시각적 체험에 그치지 않고, 10월 10~11일 양일간 과학자·작가·기업인이 참여하는 ‘빛섬렉처’를 통해 빛과 기술의 의미를 시민에게 전달한다.
예컨대 곽재식(화학자), 줄리앙(비디오 파즈) 등 분야별 인사가 참여해 ‘아름다운 몰입, 빛의 응답’ 등 주제로 강연을 펼치며, 무료로 진행되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다.
이 같은 강연 구성은 기술-예술-인문학의 교차점을 시민 담론으로 끌어오는 장치로 해석될 수 있다.
행사 운영 측면에서는 대규모 인파에 대비한 안전대책도 상세히 마련됐다. 서울시 발표를 종합하면 축제 기간 일평균 안전요원 75명, 안전구역탑 5개, 구급차 2대 등을 배치하고, 특히 라이트 런 당일에는 안전관리요원 296명과 구급차 3대를 추가 투입해 밀집 상황에 대비할 계획이다.
이러한 수치들은 대형 야외 행사 운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안전 인프라를 사전에 확보하려는 의지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