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예천군] 전통의 힘으로 길을 만들다, 전국 최초 3연속 '전승공동체 활성화 지원사업' 선정...‘열두 달 즐거운 예천세시기’ 문화전승 확립

- 지방 박물관이 만들어낸 지속 가능한 전승 플랫폼...공모 선정으로 확보한 운영비와 컨설팅 지원 바탕, 교육·체험·공연 엮다 - 국가 정책 방향과 맞닿은 ‘활용형 보존’의 전형...중앙 기관의 제도적 지원 속에서 지역 공동체 전승 역량이 시험대에 오른다

2025-10-01     김지수 기자
경북 예천군(군수 김학동) 예천박물관이 국가유산청이 주관한 2026년 전승공동체 활성화 지원 공모사업에 ‘열두 달 즐거운 예천세시기’ 프로그램이 최종 선정되면서, 같은 사업에서 전국 최초로 3년 연속 선정되는 기록을 세웠다.  {사진=김기수 기자/예천군청)

[한국지방정부신문=김기수 기자] 경북 예천군(군수 김학동) 예천박물관이 국가유산청이 주관한 2026년 전승공동체 활성화 지원 공모사업에 ‘열두 달 즐거운 예천세시기’ 프로그램이 최종 선정되면서, 같은 사업에서 전국 최초로 3년 연속 선정되는 기록을 세웠다. 

이번 공모는 전국 지방정부의 경쟁 속에서 추진된 것으로, 11개 광역 시·도에서 접수된 총 31개 프로그램 가운데 13개가 최종 선정됐다.

이러한 경쟁적 선발 구조는 단순한 ‘지원 수혜’ 이상의 정책적 유효성을 의미한다.  즉 중앙의 기준을 충족시키는 기획력과 전승 기반을 동시에 갖춘 지역으로서의 위상을 확인받은 셈이다. 

김학동 예천군수는 3년 연속 선정이 "예천 전통문화의 가치를 높이 평가받은 결과"라며, 예천박물관을 중심으로 지역 문화자원을 발굴·전승하고 지역 정체성에 맞는 문화콘텐츠로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이러한 지방정부의 전략적 의지와 중앙의 제도적 지원이 맞물릴 때 지역 공동체는 단순한 ‘전시’가 아니라 생활문화로서의 전승을 강화할 수 있다.

예천박물관이 확보한 사업비는 ‘열두 달 즐거운 예천세시기’의 프로그램 기획·조사·기반구축·활용·홍보 전 단계를 지원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은 설·대보름·단오·추석 등 전통 명절과 절기에 맞춘 세시 행사를 계절별로 재구성하여 지역민과 방문객이 함께 체험하고 배우는 교육·공연·체험형 콘텐츠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박물관 측은 어린이·청소년 대상 교육부터 성인 대상 전통체험, 세시기 기반 공연과 지역연계 행사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단계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김학동 예천군수는 3년 연속 선정이 "예천 전통문화의 가치를 높이 평가받은 결과"라며, 예천박물관을 중심으로 지역 문화자원을 발굴·전승하고 지역 정체성에 맞는 문화콘텐츠로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사진=김미숙 기자/예천군청)

‘전승공동체 활성화 지원사업’은 국가무형유산 공동체종목의 자율적 전승 기반을 마련하고 지역문화의 활력을 높이기 위해 기획된 중앙의 대표 사업이다.

사업은 프로그램 기획 단계에서부터 조사·연구와 전승 기반 구축, 활용·홍보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며, 선정은 사업 적합성·추진역량·지속가능성 등 관계 전문가 평가를 통해 이뤄진다.

중앙 기관의 이런 지원 구조는 ‘단발성 행사’가 아닌 지속가능한 전승체계 구축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예천의 연속 선정은 제도적 요건을 충족시키는 기획력과 실행 역량을 동시에 갖춘 결과로 읽힌다. 

국가유산청과 무형유산 정책을 둘러싼 최근의 논의는 ‘보존’만으로는 지속가능한 전승을 담보하기 어렵고, 지역 현장에서의 활용과 공동체 역량 강화가 병행될 때 비로소 의미 있는 전승으로 이어진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여러 인터뷰와 설명에서 “보존과 함께 현지 활용을 통한 생태계 조성”의 중요성을 꾸준히 강조해 왔고, 이번 공모 운영 방향도 그 연장선에 있다.

예천군의 사례는 이러한 정책적 방향이 지역 현장에서 실제로 적용·검증되는 전형적 예로 평가될 수 있다. 

예천의 3년 연속 선정은 단순한 ‘연속 채택’ 이상의 함의를 가진다. 중앙(국가유산청)의 정책 철학, 지방(예천군·예천박물관)의 실행 역량, 그리고 지역공동체의 참여가 결합되어 지속가능한 전승 생태계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앞으로 중요한 과제는 확보된 예산과 컨설팅을 바탕으로 ‘일회성 행사를 넘어서는 지속적 전승 체계(기록화·교육 커리큘럼화·청년 참여 모델화 등)’로 연결하느냐다.

예천의 시도는 지역박물관이 지역 정체성과 생활문화를 기반으로 실질적 전승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유의미한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