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심층분석》 전국 최초 ‘미식 테마’ 정부 승인 박람회 ‘남도국제미식산업박람회’ 무엇을 남겼나?...‘글로벌 미식도시 전남’의 비전과 과제

- 24일간 42개 콘텐츠·250여개 이벤트에 39개국 71만명 관람...남도 미식 세계화·경쟁력 입증, 2천665만 달러 수출상담도 - 전남은 ‘맛의 고장’ 명성 넘어, 세계가 주목하는 ‘글로벌 미식도시 전남(Global Culinary City Jeonnam)’으로 도약 과제

2025-10-27     조용원 기자
지난 26일 폐막한 '2025 남도국제미식산업박람회'는 전국 최초로 ‘미식’을 테마로 정부의 승인을 받아 열린 행사로, 단순한 지역 축제를 넘어 전남이 ‘글로벌 미식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과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다.(사진=조용원 기자/전남도청)

[한국지방정부신문=조용원 기자] 전라남도(도지사 김영록)와 목포시(시장 박홍률)가 공동으로 개최한 ‘2025 남도국제미식산업박람회’가 지난 26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박람회는 전국 최초로 ‘미식’을 테마로 정부의 승인을 받아 열린 행사로, 단순한 지역 축제를 넘어 전남이 ‘글로벌 미식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과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세계 39개국이 참여하고 71만 명의 관람객이 방문한 이번 행사는 남도 음식의 문화적 가치와 산업적 잠재력을 세계 무대에서 선보인 자리였다.

그러나 화려한 성과 뒤에는 지속 가능한 미식산업의 정착을 위한 과제 또한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남도미식, 지역의 경계를 넘어 세계로...

박람회는 10월 1일부터 26일까지 24일간 목포문화예술회관 일원에서 열렸다.

아세안 10개국을 포함한 해외 39개국이 참여했고, 전시·경연·포럼·체험 등 42개 프로그램, 250여 회의 행사가 진행됐다.

특히 ‘아세안 파빌리온’과 ‘우호교류국가관’에서는 일본, 우즈베키스탄, 중국 등 전남의 자매결연 도시들이 참가해 자국의 전통음식을 선보였다.

2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이 공간을 찾으며 남도와 세계의 미식이 어우러지는 문화 교류의 장이 열렸다.

남도음식명인 12명은 장류, 젓갈, 김치, 전 등 전통 남도음식을 직접 조리하며 남도미식의 뿌리와 정신을 전했다.

‘남도명인 푸드쇼’ 14회, ‘명사초청 미식테이블’ 42회, ‘청소년 미각교실’ 31회 등은 단순한 요리 시연을 넘어 세대 간 미식 전승의 공간으로 기능했다.

이는 남도의 음식문화가 지역 전통에서 세계로 확장될 수 있는 원형적 자산임을 보여준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셰프들의 경쟁 ‘3대 경연대회’...‘고부가가치 산업 소재’ 식자재의 재발견

박람회의 백미는 단연 ‘3대 경연대회’였다. 프랑스·스페인·태국 등 13개국을 대표한 셰프들이 참가한 ‘글로벌 K-푸드 마스터’ 결선에서는 한식과 세계 요리가 조화를 이룬 다양한 레시피가 선보였다.

특히 돌산 갓김치, 보성 녹차, 신안 천일염, 장흥 표고버섯 등 전남의 식자재가 각국 셰프의 손끝에서 세계적 감각으로 재해석되며 남도 식재료의 가능성을 새롭게 조명했다.

청년셰프 및 청소년 경연대회도 주목받았다. 미래 세대의 셰프들이 남도 재료로 창의적인 요리를 선보이며 남도미식의 계승과 발전 가능성을 증명했다.

이들은 지역 농수산물이 단순한 ‘향토음식’의 재료가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 소재’임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6만여 명이 참여한 '전남 세계 김밥페스티벌'에서는 목포 이지비지 베이커리의 ‘김빵’, 정성김밥의 ‘톳김밥’, 모두의김밥의 ‘갓김치김밥’, 신안 천사섬김밥의 ‘소금김밥’, 담양 금원분식의 ‘떡갈비김밥’ 등이 인기를 끌며, 전국 프랜차이즈 브랜드 얌샘김밥이 선보인 ‘계란전복김밥’은 전남 완도 전복을 활용한 메뉴로 시식을 운영해 관람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사진=조용원 기자/전남도청)

페스티벌로 확산된 ‘K-푸드’의 힘...‘전남 세계 김밥페스티벌’ 주목

연계 행사 또한 남도의 미식 정체성을 넓히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남도주류페스타’는 전통주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며 젊은 세대에게 다가갔고, ‘짠! 소금페스티벌’은 남도 천일염의 우수성과 예술적 감성을 결합했다.

특히 총 6만여 명이 다녀간 ‘전남 세계 김밥페스티벌’은 다양한 나라의 관람객이 함께 김밥을 만들고 시식하며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한식 콘텐츠로 주목받았다.

‘한 장에 담긴 남도의 맛, 세계를 홀리다’를 주제로 열린 이번 김밥페스티벌은 우리나라 김 생산의 80%를 차지하는 전남의 김 산업 경쟁력을 널리 알리고, 남도의 풍부한 식재료와 김밥의 다양성을 지역 행사와 연계해 케이(K)-푸드 속 케이-김밥을 소개하기 위한 대표 먹거리 축제로 진행됐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남도의 식문화가 단지 ‘먹는 문화’를 넘어 ‘즐기는 문화’, 나아가 ‘소통하는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2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참여하며 남도 음식이 K-푸드 열풍의 중심으로 부상했다.

남도미식의 산업화 시험장...미식의 경제적 가치, 경쟁력 확인

이번 박람회가 단순한 문화축제를 넘어 ‘미식산업박람회’로서의 성과를 거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전남도와 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재외동포청이 함께 주관한 두 차례의 수출상담회에는 해외 바이어 30명, 재외동포 바이어 26명, 국내 식품기업 116개사가 참여했다. 총 443건의 상담이 진행됐고, 계약 추진 규모는 2,665만 달러에 달했다.

이는 남도 식품산업이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실질적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의미다.

또한 전통 식자재의 산업화, 가공식품 개발, 프리미엄 미식상품 브랜드화 등 향후 미식산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반이 마련됐다.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농어민과 식품기업 동반 성장 체계 필요

남도미식의 세계화를 위한 학술적·정책적 논의도 활발했다. 해외 19개국 32개 도시의 한식당협의체가 참여한 ‘글로벌 한식포럼’, 그리고 국내외 전문가들이 모인 ‘남도미식 국제컨퍼런스’에서는 남도식자재의 해외 진출 전략, 지속 가능한 미식산업 생태계 조성 방안이 논의됐다.

그러나 과제도 남아 있다. 이번 박람회를 통해 남도미식의 브랜드 파워를 입증했지만, 이를 일회성 행사로 그치지 않게 하려면 상시적인 미식 네트워크 구축과 해외 홍보 전략이 필요하다.

또한 지역 농어민과 식품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구조적 지원 체계 마련이 뒤따라야 한다. 미식은 단지 ‘맛의 축제’가 아니라 지역 경제를 견인하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미식도시 전남”을 향한 도전과 과제

강위원 전남도 경제부지사는 “이번 박람회는 남도미식의 가치와 경쟁력을 세계에 알리고 전남이 글로벌 미식도시로 나아갈 가능성을 확인한 뜻깊은 행사였다”고 평가했다.

그의 말처럼 이번 박람회는 남도의 음식이 가진 정체성과 세계화를 잇는 가교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전남이 진정한 글로벌 미식도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축제의 열기를 산업으로, 단기 성과를 지속 가능한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

남도음식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세계인의 식탁 위에 오를 수 있는 상품화 전략, 그리고 지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경제적 성과가 함께 이루어질 때, 비로소 남도는 ‘세계가 찾는 미식의 고장’으로 우뚝 설 것이다.

‘남도국제미식산업박람회’는 전남의 미식문화가 가진 잠재력과 산업적 비전을 한눈에 보여준 역사적 사건임은 분명하다.

이제 전남은 ‘맛의 고장’이라는 명성을 넘어, 세계가 주목하는 글로벌 미식도시(Global Culinary City Jeonnam) 로의 도약이라는 더 큰 과제를 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