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광역시] 역사 · 최첨단 만나는 장(場) 열다...관객을 전투의 한가운데로 끌어들인 ‘부산포’ 뮤지컬, ‘부산형 K-콘텐츠 관광 모델’ 가능성 타진

- 입체 영상과 관객 참여가 결합된 ‘현장 재현’, 지역 역사자산의 체험적 계승 견인 - 이순신 서사·K-콘텐츠의 국제적 공감력과 이머시브 기술의 관광효과가 만나

2025-10-31     김미숙 기자
부산시는 10월 30일부터 11월 1일까지 영화의전당 야외극장(루프씨어터)을 무대로 관객 참여형 뮤지컬 '부산포'를 선보이며, 지역 역사자산을 첨단 영상·공연예술과 결합한 관광콘텐츠로 확장하려는 전략적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자료=부산시청)

[한국지방정부신문=김미숙 기자] 부산광역시(시장 박형준)가 체험형 역사뮤지컬로, 단순 공연을 넘는 지역 정체성의 재발견과 관광 수요 창출의 ‘실험 무대’를 선사한다.

부산시는 10월 30일부터 11월 1일까지 영화의전당 야외극장(루프씨어터)을 무대로 관객 참여형 뮤지컬 '부산포'를 선보이며, 지역 역사자산을 첨단 영상·공연예술과 결합한 관광콘텐츠로 확장하려는 전략적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부산포' 뮤지컬은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체험적 역사 재현’과 첨단 미디어 기술을 결합한 문화관광 실험으로, 부산은 이런 시도를 통해 ‘체험’ 중심의 문화관광 브랜드를 다지고 글로벌 관광 허브로서의 입지를 공고히하려는 목표를 명확히 하고 있다.

이 공연은 관객을 조선 수군의 ‘일원’으로 직접 무대에 참여시키는 체험형 포맷으로 설계되어 현장성(현장 참여)과 몰입감을 핵심으로 삼는다.

『부산포』는 1592년 임진왜란 당시 조선 수군이 부산 앞바다에서 거둔 승전(부산포 해전)을 소재로 한다. 학술사료와 교과서적 정리에서도 부산포 해전은 1592년 음력 9월 1일(양력으로는 10월 5일)에 발생해 일본 선박 약 100여 척을 격파한 전투로 기록되어 왔으며, 이 승전일을 기려 부산시는 10월 5일을 ‘부산시민의 날’로 지정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공연은 3D 비디오매핑 등 입체 투사 기법과 미디어아트를 결합해 전투 장면을 재현함으로써 역사적 사실을 시청각적으로 재구성한다.

이번 무대에는 전문 배우와 공개 모집을 통해 선발된 시민 배우 등 60여 명이 함께 참여하며, 주연 이순신 역은 영화·연극·뮤지컬 무대에서 활동해온 배우 조유신이 맡아 연기적 신뢰도를 더한다.

공연은 회당 1,000명 규모로 관객 참여자를 모집하고, 예약금(1인당 1만 원)을 받아 노쇼를 방지하되 현장 참여 시 환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러한 운영 설계는 참여율을 높이는 동시에 관객의 ‘현장 몰입’을 유도하려는 기획 의도가 반영된 것이다. 

공연의 기획 목적은 단순한 기념행사를 넘어 부산만의 역사 자산을 현대적으로 계승하고 이를 관광 콘텐츠로 전환하는 데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올해 부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급증하는 상황을 배경으로 ‘부산형 K-콘텐츠 관광 모델’로 발전시킬 계획임을 강조한 바 있으며, 실제로 올 상반기 들어 부산을 찾은 외국인 방문객 수가 빠르게 증가 중이라는 통계가 이를 뒷받침한다. 

학술적·정책적 관점에서도 이머시브(immersive) 기술과 미디어아트 기반의 공연은 관광객의 ‘현장 경험’과 ‘감정적 몰입’을 강화해 방문 의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들이 축적되어 있다.

예컨대, 이머시브 기술과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이 관광지 방문 의향을 높이고 관광 경험의 질을 개선한다는 체계적 검토 및 실증연구들이 보고되어 왔으며, 이는 부산이 추진하는 ‘체험 중심’ 콘텐츠가 관광 수요 창출의 실질적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공연·영상·관광을 접목한 사례는 지역 브랜드 강화와 체류형 관광 유도에 기여할 가능성이 크다.

공연예술·관광 연구자들은 대체로 이와 같은 ‘현장형·체험형’ 콘텐츠가 지역 정체성(heritage identity)과 관광상품을 연결하는 유효한 도구라고 봐왔다.

지역문화자산을 스토리텔링화해 공연화하면 방문객의 정서적 애착과 재방문 의향을 끌어낼 수 있으며, 여기에 디지털 미디어가 결합되면 비단 지역 주민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접근성이 높은 ‘시각적 언어’로서 기능할 수 있다는 점이 주요한 평가다.

관련 연구들은 특히 짧고 강렬한 몰입형 프로그램이 관광객의 의사결정에 실질적 영향을 끼친다고 분석한다. 이러한 학계의 일반적 결론은 부산시의 전략과 결이 맞닿아 있다. 

부산시는 이번 공연을 통해 ‘부산대첩’으로서의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함과 동시에, 이순신 서사·K-콘텐츠의 글로벌 흡인력과 결합한 새로운 문화관광 모델을 실험하고 있다.

공연이 단발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관광상품으로 자리잡으려면, 공연 결과에 대한 관객 데이터(참여율·만족도·재방문 의도 등)를 체계적으로 수집·분석해 후속 프로그램으로 연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러나 초점은 분명하다. 첨단 영상미와 참여형 연출로 ‘체험’을 핵심에 둔 이번 시도는 지역 역사자원을 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석해 관광 자산으로 전환하려는 의미 있는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