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광역시] 박형준 시장 “모든 직원이 디자이너다”...세계디자인수도(WDC) 타이틀, ‘행정 혁신 촉매’로 재정의

- “디자인적 사고로 도시를 재설계하자”, 일상 정책에 디자인 씽킹 적용을 주문...공직자 전원 ‘디자이너’ 될 것 선언 - 700여 공직자가 모여 조직위원회 출범과 시민참여형 추진계획 가속화...국제무대 준비와 지역현장 연계를 동시에 강조

2025-11-04     박상대 기자
박형준 부산시장은 “모든 직원이 디자이너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행정의 모든 과정에 디자인적 사고(Design Thinking)를 적용해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사진=박상대 기자/부산시청)

[한국지방정부신문=박상대 기자] 부산시(시장 박형준)가 3일 오전, 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직원 정례조례를 통해 2028년 세계디자인수도(World Design Capital, WDC) 선정이 단순한 명칭을 넘어 ‘도시 정체성과 행정 혁신의 전환점’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형준 시장을 비롯해 시 간부, 구·군 부단체장, 공사·공단·출자·출연 기관 대표와 시 직원 등 약 700여 명이 참석했으며, 행사는 국민의례·시상·홍보영상 상영·시장 특강 순으로 진행됐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모든 직원이 디자이너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행정의 모든 과정에 디자인적 사고(Design Thinking)를 적용해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교통·복지·안전 등 개별 정책을 ‘경험 설계’의 관점으로 재해석할 것을 주문했고, 특히 작은 실험과 태도의 변화가 도시 전체의 변화를 견인할 수 있다는 점을 수차례 역설했다.

정례조례에서 제시된 과제들은 구체적으로 ‘공직자 역량 재훈련’, ‘현장 중심 디자인 실험(파일럿 정책)’, ‘시민 참여 플랫폼 확대’, ‘디자인 전담 인프라 강화’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박형준 시장의 메시지는 기술적·행정적 시스템 개선뿐 아니라, 공직자의 인식 변화 즉 ‘정책을 만드는 사람’에서 ‘시민의 생활을 디자인하는 사람’으로의 정체성 전환까지 포함한다는 점에서 실무적 파급력이 크다.

부산이 2028년 세계디자인수도로 지정된 사실은 국제디자인기구인 World Design Organization(WDO)의 공식 발표를 통해 확인된다.

WDO는 WDC를 2년마다 지정하며, 디자인을 도시 발전의 경제·사회·문화·환경적 촉매로 활용한 모범사례를 세계에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정의한다.

WDO는 부산을 ‘시민 참여 기반의 포용적 디자인’과 ‘지속가능한 도시 설계’ 의지로 2028 WDC로 선정했다.

이 같은 국제적 인정은 단순 의전이 아니라, 과거 WDC 사례에서 보였듯 지역 디자인 생태계·산업·정책 역량을 글로벌 스탠더드 무대에서 시험하고 공유하는 기회다.

WDO와 지역 디자인계의 설명에 따르면 WDC 지정 도시는 1년간의 공식 프로그램(거리축제·체험·정책 콘퍼런스 등)을 통해 ‘도시 모델’을 전 세계에 전시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된다.

부산시(시장 박형준)가 3일 오전, 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직원 정례조례를 통해 2028년 세계디자인수도(World Design Capital, WDC) 선정이 단순한 명칭을 넘어 ‘도시 정체성과 행정 혁신의 전환점’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사진=박상대 기자/부산시청)

부산은 이 무대를 통해 지역 현안을 디자인으로 풀어내는 방법론을 국제사회에 선보일 계획이다.

국제·지역 전문가들도 부산의 WDC 지정과 이번 정례조례의 메시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WDO 발표문과 지역 디자인 전담기구의 반응은 “포용적 시민참여와 실험적 정책연계”를 선정의 주요 요건으로 꼽았으며, Design Council Busan의 관계자는 부산이 ‘Inclusive City, Engaged Design’이라는 주제로 시민 주도의 설계 경험을 확대하려 한다고 평가했다. 

학계·실무 측면에서 디자인 씽킹의 공공부문 적용은 이미 여러 연구로 그 효과가 입증되어 왔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를 포함한 설계·경영 관련 연구들은 디자인적 접근이 복잡한 공공 문제에서 사람 중심의 해결책을 도출하고, 조직 내 협업과 실험을 촉진한다고 설명한다.

부산시의 이번 선언은 이론적 정당성을 행정 실무에 연결하려는 시도로 읽힐 수 있다. 즉, 시민의 경험과 필요를 출발점에 두고 정책을 설계·평가하는 문화로의 전환이다.

부산시는 조직위원회 출범 등 행정적 준비를 이미 본격화했다. 조직위는 민·관·산·학을 아우르는 협업체계로서 2028년 행사 추진과 디자인 레거시 확산을 총괄할 예정이며, 출범식과 조직 구성 내용은 시 공식 자료와 지역 보도에서 확인된다.

이를 통해 부산은 국제행사 유치 차원을 넘어 지역 디자인 산업과 교육, 시민 참여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려 한다.

부산시는 정례조례를 통해 공직사회를 향한 명확한 메시지를 던진 것은, WDC 지위를 행사·이벤트로 소비하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읽힌다.

WDO의 선정과 국내외 전문가 의견은 ‘디자인’이 도시 브랜드 이상으로 공공문제 해결의 전략적 수단임을 재확인시킨다.

이제 관건은 조직위원회와 시의 각 부서, 그리고 시민사회가 이 ‘디자인적 사고’를 어떻게 일상 정책 설계와 평가에 내재화할 것인가이다.

부산이 2028년 무대를 통해 보여줄 ‘설계된 변화’는, 그 출발점을 오늘의 이 정례조례에서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