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초구] ‘빛의 공공미학’ 제시, 전국 최초 '야간 조명 결합 가설울타리' 양재천변 2곳 시범 설치...공사장 울타리 '도심의 밤' 변화
- 빛과 디자인이 합류한 ‘가설울타리 갤러리’...낮엔 수변과 조화, 밤엔 은은한 보행 친화 조명으로 재탄생 - 지역 예술·청년과의 협업이 만든 실제적 공공디자인 성과...백석예술대 학생 작품, 2025 한국색채대상 블루(가치) 부문 수상으로 문화적 가치 입증
[한국지방정부신문=김기문 기자] 서울 서초구(구청장 전성수)가 도시 경관의 작은 규칙을 공공미학으로 바꾸는 도전으로, 공사장의 ‘임시적 위계’였던 가설울타리를 도시 경관의 새로운 캔버스로 바꾸며 화제가 되고 있다.
서초구는 전국 최초로 야간경관조명을 양재천변 2개소(양재천 빗물펌프장 공사장 및 양재천 근린공원 공영주차장 공사장)에 적용하면서, 단순한 미관 개선을 넘어 도심 야간경관의 패러다임 전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앞으로도 일상이 예술이 되고 예술이 일상이 되는 서초구만의 품격있는 도시경관을 조성해 나가겠다”라며 강조했으며, 이러한 정책적 방향은 향후 공사장 가설 울타리 외에도 다양한 ‘일상 공간의 재해석’으로 확장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러한 시도는 공사 현장의 일시성과 불편을 디자인 요소로 전환해 시민의 일상 동선 속에서 ‘예술적 체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 사업은 제5회 ‘빛나는 공사장 가설울타리 디자인 공모전’ 수상작을 실제 설치한 사례로, 설치 대상은 총 2개소이다.
'빛의 기술과 디자인' 결합...'낮과 밤, 안전과 감성' 동시에 고려한 설계
이번 사업은 ‘야간 조명’과 시각 디자인을 결합한 점이 핵심이다. 양재천 빗물펌프장에 설치된 최우수작 「서리풀의 빛, 도시를 물들이다」는 안개·풀·반딧불이 등 자연 요소를 따뜻한 빛으로 재현해 낮에는 주변 수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고, 밤에는 은은한 LED 조명으로 수변길을 밝히는 역할을 한다.
LED 조명이 빛 번짐과 눈부심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되어, 조명 기술을 통한 보행자 편의성과 주거지 야간경관의 질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노렸음을 확인할 수 있다.
공공디자인과 조명공학 관점에서 보면, 광원 선택(저휘도 LED), 빛 확산 제어, 색온도 설계 등 기본 원칙을 지킨 설계는 안전성과 미관을 함께 만족시키는 방법으로 평가받는다.
지역 대학과의 협업 낳은 ‘참여형 공공디자인’ 모델 제시
두 가설울타리 모두 백석예술대학교 학생들의 작품으로 공모전을 통해 발굴·선정되었다.
지역 대학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실제 공공공간에 구현한 이번 사례는 ‘청년 창작자 참여’와 ‘지자체-교육기관 연계’가 결합된 모범 사례로 볼 수 있다.
근린공원 주차장 가설울타리에는 입선작 「빛과 기록(記)」을 적용해 서초구의 명소를 폴라로이드 사진 형태로 구성, 친숙하고 따뜻한 도시 이미지를 담아냈다.
이러한 과정은 디자인 교육의 산학적 연계 사례로서 학생들에게는 실무 경험을, 지역사회에는 문화적 자산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공공디자인의 교육적·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확장시킨다.
확장 가능한 공공디자인의 단초로...‘빛을 활용한 공공미학’ 표준 자리매김 가능
서초구의 ‘양재천 빗물펌프장 가설울타리’는 (사)한국색채학회가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한국디자인진흥원·한국디자인단체총연합회가 후원한 2025 한국색채대상에서 블루(가치) 부문을 수상했다.
이 수상은 단순한 장식적 성과를 넘어 공공디자인이 가진 문화적 기여도와 사회적 가치를 공신력 있는 심사체계에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공공디자인·도시경관을 연구하는 전문가 그룹의 일반적 견해를 종합하면, 이번 사업은 (1) 공공공간의 ‘일상적 미적 향상’, (2) 지역 청년과의 협업을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 (3) 야간 조명을 통한 도시활동 시간대의 질 개선이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을 만하다고 정리할 수 있다.
이번 서초구의 시도는 공사 현장의 부정적 인상을 단숨에 없애는 임시방편을 넘어서, 도시 설계와 공공디자인의 실천적 모델로서 다른 지방정부들에게도 참고할 만한 선례를 제공한다.
앞으로 이와 유사한 사업이 다른 지역에서도 채택된다면, ‘빛을 활용한 공공미학’은 도심 재생과 시민 일상 품질을 높이는 하나의 표준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