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심층기획》 전남 전역 ‘분산에너지 특구’ 지정, 비전과 과제...김영록 지사 “AI·에너지 수도 도약 본격화…연간 1조원 에너지 기본소득 실현”

- 기후에너지환경부, 전남·경기·부산·제주 4곳 분산특구 지정...전기요금 인하로 기업 유치·재생에너지 출력제어 해소 등 기대

2025-11-07     조용원 기자
김영록 전남지사는 정부의 분산에너지 특구 지정에 대한 환영 입장문을 내고 “2035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를 58.6GW로 확대해 에너지 미래도시 조성과 RE100 산단을 만들어 AI·에너지 수도를 향한 도약과 연간 1조원 규모의 에너지 기본소득 실현에 한 걸음 다가섰다”고 강조했다.(사진=조용원 기자/전남도청)

[한국지방정부신문=조용원 기자] 정부가 전라남도 전역을 ‘분산에너지 특구’로 지정하면서 지역 중심의 에너지 전환과 신산업 육성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5일 제36차 에너지위원회에서 전남을 비롯해 경기, 부산, 제주 등 4곳을 분산에너지 특구로 확정했다.

전남은 22개 시‧군 전체가 지정됐다. 특히 당초 후보지였던 솔라시도 기업도시(145㎢)에서 도내 전역(1만2천363㎢)으로 지정 면적이 80배 이상 확대된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지난 5일 정부의 분산에너지 특구 지정에 대한 환영 입장문을 내고 “이번 분산특구 지정은 전남이 대한민국의 에너지 기회의 땅을 넘어 황금의 땅으로 도약하는 출발점”이라며 “재생에너지 설비를 2035년까지 58.6GW로 확대해 에너지 미래도시 조성과 RE100 산단을 만들어 AI·에너지 수도를 향한 비전과 연간 1조원 규모의 에너지 기본소득 실현에 한 걸음 다가섰다”고 강조했다.

지역에서 만든 전기 지역이 쓰는 ‘지산지소형 에너지’ 시대…산업 구조 대전환 예고

‘분산에너지 특구’는 태양광·풍력 등 지역에서 생산한 전기를 한전을 거치지 않고 현지 기업·주민에게 직접 공급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전기요금 절감, 재생에너지 출력제어 문제 해결, 전력 계통 혼잡 완화 효과가 기대된다.

여수 국가산단, 광양 철강산단, 영암 대불산단 등 전남 주요 산업단지는 향후 마이크로그리드로 전환돼 재생에너지 전력을 저렴하게 공급받고,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실현을 앞당길 수 있게 된다.

또한 ESS(에너지저장장치), 수소 연료 시스템, AI 기반 전력 관리기술 등 신기술 실증도 전국에서 가장 먼저 가능해진다.

154kV 변전소 등 전력설비 설치가 우선 적용되는 점도 기업 유치 경쟁에서 전남의 매력을 키우는 요소다.

AI 데이터센터 유치 가속…오픈AI·SK·삼성SDS 잇단 ‘전남행’

AI시대에는 초대형 데이터센터 운영을 위해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다.

전남은 이미 오픈AI와 SK그룹이 공동 추진 중인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구축 예정지로 선정된 데 이어, 삼성SDS 컨소시엄이 2조 5천억원 규모의 ‘국가 AI 컴퓨팅센터’ 후보지로 전남을 선택했다.

이로써 전남은 AI 클라우드·반도체 데이터센터·에너지 공급이 결합된 복합형 AI·에너지 산업 생태계 조성의 교두보를 확보했다.

전남도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를 현재 6.6GW에서 29GW로, 2035년에는 58.6GW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글로벌 AI 기업과 데이터센터 운영자가 요구하는 대규모 전력 수급 체계를 뒷받침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으로 풀이된다.

전남도는 2030년까지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설비를 현재 6.6GW에서 29GW로, 2035년에는 58.6GW까지 확대하여 글로벌 AI 기업과 데이터센터 운영자가 요구하는 대규모 전력 수급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사진=조용원 기자)

‘에너지 기본소득’ 현실화 가능할까…연간 1조원 목표

전남이 내건 또 하나의 핵심 전략은 '에너지 기본소득'이다.

태양광·풍력 등 지역에서 생산된 전력 판매 수익을 도민과 공유하고, 이를 기반으로 가구당 현금·전기요금 감면·지역화폐 등의 형태로 환원하는 구상이다.

전남도는 에너지 생산량 증가와 기업 유치가 본격화되면 연간 약 1조원의 에너지 기본소득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에너지 수익 배분 구조 법제화 ▲도민 참여형 발전사업 모델 ▲탄소세·전력거래제도 개선 등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수익이 특정 지방정부나 기업에 집중되지 않도록 공공성과 투명성을 강화하는 방안이 요구된다.

과제도 적지 않아…송전망 확충·주민 갈등·규제 정비 필요

분산형 전력시스템이 성공하려면 안정적인 전력망 확충과 지역 수용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현재 전남은 재생에너지 발전 가능 규모는 전국 1위 수준이지만, 이를 전달할 송전망과 전력 계통은 상대적으로 열악하다.

풍력·태양광 발전시설 인근 주민들의 반발, 산림 훼손 논란도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또한 AI 데이터센터는 전력 외에도 초고속 통신망, 냉각 인프라, 전문 인력 확보가 병행돼야 한다.

전문가들은 “에너지와 AI를 결합한 산업 전략은 선제적이지만, 정부·지자체·기업 간 협력, 규제 개선 없이 속도만 내서는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AI·에너지 수도 전남”…도전의 출발점에 서다

전라남도는 분산에너지 특구 지정이라는 제도적 기반을 바탕으로 AI·에너지 산업을 동시에 육성하는 ‘투트랙 전략’을 본격화했다.

김영록 지사는 “전남을 대한민국의 에너지 수도를 넘어 세계적인 AI·에너지 허브로 만들겠다”며 “도민 모두가 에너지 전환의 과실을 나눌 수 있도록 에너지 기본소득 실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전남이 제시한 비전은 분명하지만 이를 현실로 만들기 위한 길은 단순하지 않다. 에너지와 기술, 주민과 기업, 지역과 중앙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복합적 과제가 남아 있어 전남의 도전은 이제 시작이라는 시각이다.

<정부의 분산에너지 특구 지정에 대한 김영록 전남지사 환영 입장문>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전라남도 전체지역 지정을 뜨겁게 환영합니다.

오늘(11월 5일) 정부가 전라남도를 분산에너지 특화지역’(분산특구)으로 지정했습니다. 이로써 우리 전남에서 미래첨단산업을 육성하고 기존 산업을 혁신하며, 대한민국 에너지 대전환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본격 추진할 수 있는 길이 활짝 열렸습니다.

이 뜻깊은 순간을 온 도민과 함께 뜨겁게 환영하며, 전남의 에너지산업 역량과 미래 가능성을 전폭적으로 인정하고 지지해주신 이재명 대통령님과 정부 관계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번 분산특구 최종 지정으로 지난 5월 솔라시도 기업도시 145㎢ 후보지였던 것이 전남 전체지역인 12,363㎢으로 대폭 확대됐습니다. 22개 시군 어디서든 분산 특구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분산특구는 지역에서 만든 전기를 지역에서 직접 쓰는 지산지소형 시스템입니다. 민간 발전회사가 한전을 거치지 않고 기업과 주민에게 직접 전기를 판매할 수 있어 저렴한 전기를 제공할 수 있고, 다양한 에너지 신기술을 실험할 수 있는 규제 특례도 적용됩니다.

이번 지정의 가장 큰 강점은 AI시대 막대한 전력이 필요한 글로벌 AI 기업을 유치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오픈AI와 SK그룹은 글로벌 AI 데이터센터를 공동으로 구축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삼성SDS 컨소시엄도 AI 데이터센터 후보지로 전남을 선정해 공모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첨단기업이 전남으로 몰려들 것입니다.

기존 산업도 완전히 달라집니다. 여수 석유화학과 광양 철강산단, 그리고 영암 대불산단 등 도내 곳곳에 마이크로그리드가 구축됩니다. 이는 정부가 발표한 ‘전남 차세대 전력망 핵심기지 구축’의 핵심 전략이기도 합니다. 전남에서 생산한 재생에너지를 산단에 직접 저렴하게 공급하면서 RE100 실현을 앞당기고, 미래형 스마트 산단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규제 특례 적용으로 전남이 미래형 에너지 신기술 개발의 실증무대가 됩니다. AI 기반의 에너지관리부터 초대형 ESS(에너지저장장치)같은 미래 신기술도 전국에 앞서 실증하고 사업화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154kV 변전소와 같은 전력공급시설도 우선 설치되는 혜택을 누리게 됩니다.

전라남도는 이번 분산특구 지정을 계기로 에너지산업 육성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현재 6.6GW에서 2030년까지 29GW, 2035년까지 58.6GW로 대폭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최고의 교육과 정주요건을 갖춘 인구 10만의 전라남도 AI 미래도시를 조성하고, 도내 곳곳에 RE100산단을 함께 만들어 대한민국의 판을 바꾸는 AI・에너지 수도로 도약하겠습니다. 동시에 연간 1조 원 규모의 에너지 기본소득을 실현해 도민 모두가 함께 누리는 전남을 만들어가겠습니다.

전남의 풍부한 햇빛과 바람을 바탕으로 2019년 블루 이코노미 비전으로 시작한 여정이 이제 우리 지역을 기회의 땅에서 황금의 땅으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역사적인 대도약의 시기, 모든 행정력을 기울여 미래세대에게 완전히 바뀐 전라남도를 물려줄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도민 여러분의 한결같은 성원과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5년 11월 5일

전라남도지사 김영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