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현장형 반도체 인재 생태계’ 첫 삽...국내 최초 '지방정부 주도 팹리스 아카데미' 개관, 설계 인력 · 산업 밸류체인 연결 시동
- 지방정부·대한상의·한국팹리스산업협회 손잡고 ‘기업 맞춤형 교육’ 본격화...실무 중심으로 즉시 투입 가능한 설계 인력 양성 목표 - 시스템반도체 비중 급증 속 ‘현장형 인재 공급’은 국가 경쟁력의 핵심 축...지역형 반도체 생태계 정책의 전형 전망
[한국지방정부신문=김미숙 기자] 경기도(도지사 김동연)가 현장형 인재 공급망의 첫걸음으로, 판교 제1스타트업캠퍼스에 국내 최초로 지방정부 주도의 ‘경기도 팹리스 아카데미’를 열며 반도체 설계 인력의 ‘현장 즉시 투입’ 역량을 확보하는 데 첫 걸음을 뗐다.
이는 단순한 교육기관 설립을 넘어 지역 정부가 반도체 산업 생태계 조성에서 ‘수요와 공급’을 직접 연결하는 실천적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경기도는 대한상공회의소·한국팹리스산업협회·고용노동부와의 협력을 통해 교육 홍보·강사·과정 설계·운영을 분담하고, 공간과 운영 지원을 도맡아 지방정부 주도의 산업인재 정책을 구체화했다.
시스템반도체 수요 급증 ‘설계 인력’ 국가적 과제, 일자리 창출과 산업 경쟁력 제고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가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큰데, 관련 연구와 통계는 비메모리 계열이 전체 시장의 상당 부분(약 70% 안팎)을 차지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처럼 시스템반도체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 산업은 메모리 중심의 구조를 벗어나지 못한 부분이 있고, 설계(팹리스) 분야의 전문인력 부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정부·업계의 분석은 향후 수요 확대에 대응하려면 대학 중심 교육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니, 기업 수요 기반의 ‘단기·실무형’ 교육과정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점을 반복적으로 지적한다.
경기도 팹리스 아카데미는 바로 이 지점에서 ‘실무 즉시투입형’ 인력 양성을 표방한다.
경기도는 이번 아카데미에 총 5억5천만 원(경기도 2억 원, 대한상공회의소 3억 원, 고용노동부 5천만 원)을 투입해 공간과 기본 운영을 지원하며, 대한상의는 교육생 모집·과정 운영·취업 연계, 한국팹리스산업협회는 기업 수요 기반의 교과 제안과 강사 풀 제공을 맡는 형태로 역할을 명확히 분담했다.
단기적으로는 11일부터 팹리스 기업 재직자 90명을 대상으로 실무형 단기 교육을 시작하고, 내년에는 학사 졸업(예정)자와 팹리스 재직자 등 총 350명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명시해 지역 일자리 창출과 산업 경쟁력 제고를 동시에 노린다.
이러한 자원 배분과 단계적 확대 계획은 ‘작은 예산으로도 실질적 현장 역량을 빠르게 보강’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읽힌다.
현장 적중성(Practicality) · 생태계 연결성(Ecosystem-fit) 높이 평가
업계 관계자들은 대학 중심의 이론 교육으로는 따라가기 어려운 산업 현장의 요구를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기도의 실천을 환영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산업계와 학계의 대체적 평가는 ‘기업 수요 기반의 단기 실무과정’이 팹리스 기업들의 즉시 가동형 인력 수급 문제를 완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이다.
또한 민간(대한상의)과 지방정부의 협업 모델이 다른 지방정부에서도 벤치마킹 가능한 ‘지역형 반도체 인재 플랫폼’의 선례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국내 반도체 전문인력 수급 전망과 관련해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등은 향후 수년 내 상당 규모의 인력 부족을 우려해 왔고, 이번 아카데미 개소는 그 대응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7일 성남 민생경제 현장투어의 일환으로 제1판교 스타트업캠퍼스에서 열린 개소식에 참석해 “경기도의 반도체 지원정책은 ‘생태계 조성’에 주안점을 둔다”라고 강조했다.
행사에는 안철수 국회의원, 대한상의·한국팹리스산업협회·전자·융합연구원 관계자와 팹리스 기업 대표 등 약 70여 명이 참석해 지역·산업·연구 기관이 한자리에 모이는 장면이 연출됐다.
개소식 이후 김 지사는 박능후 도정자문위원장 등과 함께 스타트업·팹리스 활성화 방안에 대해 즉석에서 추가 논의를 이어가며 정책 실행 의지를 재확인했다.
중앙-지방-민간 역할 분담, '실무형 인재' 빠르게 배치...'지역 기업 성장 속도' 가속
경기도의 이번 시도는 크게 세 가지 시사점을 남긴다. 첫째, 지방정부 주도형 인력 공급망은 중앙-지방-민간이 역할을 분담해 실무형 인재를 빠르게 배치하는 데 실효성이 있다.
둘째, 산업 수요 기반의 교육 설계는 기업들의 즉시 채용 가능성을 높여 지역 기업의 성장 속도를 가속할 수 있다.
셋째, 작은 예산, 명확한 역할분담, 판교라는 지역적 강점의 결합은 다른 지방정부가 제한된 재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유사한 ‘지역 특화형 인력플랫폼’을 만들 때의 설계도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경기도 팹리스 아카데미는 ‘교육 → 채용 → 현장 숙련’으로 이어지는 단기적 루프를 설계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경기도가 주도한 팹리스 아카데미는 ‘판교 중심의 K-팹리스 밸리’ 구상과 맞물려 단기적으론 기업 재직자의 역량 보강과 취업 희망자의 현장 적응 속도 개선을, 중장기적으로는 지역 산업 생태계의 인적 기반 강화를 목표로 한다.
향후 관찰해야 할 핵심 지점은 ▲교육생의 즉시 취업 전환 비율, ▲교육 과정을 통한 기업의 생산성·개발 속도 개선 지표, ▲타 지방정부로의 확산 여부 등이다.
경기도 모델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 경우, 지방정부가 지역 산업 전략에서 ‘교육-채용-산업연계’의 핵심 축을 직접 설계·운영하는 새로운 표준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