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양천구] “아이들이 집에 혼자 남지 않도록, 24시간 공백 메운다”...서울 최초 '초등생까지 밤샘 긴급돌봄' 확대, 선제적 예방 · 안심 제공

- 권역별 3곳 거점에 밤 8시→다음날 8시까지 야간 돌봄 체계 가동 - 부산 잇단 화재 참사 이후 안전 예방·긴급 대체돌봄 모델로 주목

2025-11-12     김미숙 기자
서울 양천구(구청장 이기재)가 초등 돌봄 공백을 메우는 공공의 응급 안전망을 탄탄하게 하기 위해, 초등학생까지 적용되는 ‘양천형 밤샘 긴급돌봄 키움센터’ 운영을 내년 1월부터 시작한다. (사진=김미숙 기자/양천구청)

[한국지방정부신문=김미숙 기자] 서울 양천구(구청장 이기재)가 초등 돌봄 공백을 메우는 공공의 응급 안전망을 탄탄하게 하기 위해, 초등학생까지 적용되는 ‘양천형 밤샘 긴급돌봄 키움센터’ 운영을 내년 1월부터 시작한다.

이번 조치는 지역 차원의 선제적 안전·돌봄 정책이 어떻게 실무적으로 설계되고 실행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아동이 홀로 남겨지는 상황을 사전에 예방해 더 이상 가슴 아픈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초등학생까지 24시간 공백 없는 돌봄체계를 마련하겠다”며 지방정부 차원의 책임과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번 결정은 이미 영·유아 대상 야간 긴급돌봄을 운영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초등 학령기까지 긴급 돌봄 대상을 확장한 것으로, 서울 자치구 가운데 초등학생을 포함한 야간·심야 긴급돌봄을 시행하는 첫 사례로 기록된다.

이 같은 조치는 아이들이 부모의 부재 중 집에 홀로 남아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하고, 보호자들이 긴급 상황에서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공적 돌봄 안전망을 마련하는 데 목적이 있다. 

양천구는 이번 사업이 단순한 단기 처방이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 조성, 맞벌이·한부모 가정의 경제적·사회적 부담 경감, 그리고 지역사회 안전망 강화로 연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는 현재의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안정적 서비스 제공에 무게를 두고 있어 지역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실제로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거점 3곳·9개 키움센터 협력으로 24시간 공백 최소화

양천구는 지난 11월 7일 관내 ‘우리동네 키움센터’ 9개소와 운영협약을 체결했으며, 지역별 수요를 고려해 목동권역 키움2호(목2동), 신정권역 키움6호(신정1동), 신월권역 키움7호(신정3동) 등 3개소를 거점으로 지정해 야간 운영을 실시한다.

지정 거점은 밤 8시부터 다음 날 아침 8시까지 서비스를 제공해 야간·심야 시간대의 돌봄 공백을 메운다.

이용 대상은 양천구 거주 초등학생(만 6세~12세)과 해당 아동의 미취학 형제·자매(5~6세)까지 포함되어, 보호자가 키움센터와 어린이집을 따로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였다.

이용 신청은 관내 9개 키움센터 모두에서 가능하며, 원칙적으로 사전 신청을 원칙으로 하나 병원 진료·가족 간병·경조사 등 긴급 사유가 발생할 때는 당일 오후 7시까지 접수하면 당일 이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러한 운영 세부사항은 12월까지 시스템을 정비한 뒤 2026년 1월부터 본격 시행된다. 

정책 필요성의 근거, 최근 아동 화재 참사와 지역별 심야 돌봄 불균형

이번 서비스 확대는 단지 행정적 편의가 아닌 ‘안전 예방’의 필요성에 따른 선제 조치다.

올해 6월과 7월 부산 지역에서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초등학생 자녀들이 화재로 목숨을 잃는 사고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야간 돌봄의 공백 문제와 예방 대책 필요성이 사회적 이슈로 부상했다.

이러한 사고들은 부모의 일시적 부재와 야간 돌봄 인프라의 제한이 결합한 비극적 결과로 해석되며, 실제로 관련 보도들은 심야에 돌봄을 제공할 수 있는 시설이 지역별로 크게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번 양천구의 확장 조치는 이런 현실을 반영해 ‘집이 가장 안전해야 한다’는 전제 아래 공공 돌봄의 시·공간적 사각지대를 축소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예방적 돌봄, 곧 '사회안전망'... ‘양천형 밤샘 긴급돌봄 서비스’ 도입의 교훈

육아·돌봄 정책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돌봄 공백을 줄이는 데 실효성을 가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예컨대 육아정책연구소의 선임연구위원은 초등 돌봄을 필요로 하는 맞벌이 가정과 야간 긴급 상황에서 공적 돌봄의 부족이 현실적 부담으로 작용해왔음을 지적하며, 지자체 차원의 신속한 대응과 거점형 서비스 확충이 안전사고 예방에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사후 대응”보다 “사전 예방적 체계”를 만들어내는 점을 높이 평가하며, 키움센터를 거점 삼아 수요에 따른 탄력적 운영·연계 체계를 구축하면 지역사회 전체의 돌봄 복원력이 강화된다고 분석한다. 

양천구는 이미 2023년 전국 최초로 12개월~만 6세 미만을 대상으로 한 ‘양천형 밤샘 긴급돌봄 서비스’를 도입·운영해 왔고, 그 경험을 토대로 초등학령까지 대상 확대를 결정했다.

2023년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야간 돌봄 수요 파악·인력 운영·안전 매뉴얼 정비 등 실무적 기반을 다진 바 있어, 이번 초등 확대는 기존의 인프라와 노하우를 활용한 점진적 확장으로 볼 수 있다.

지방정부는 이번 확대로 ‘밤샘 돌봄’의 접근성과 신뢰성을 높여 지역 주민의 정책 체감도를 한층 끌어올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