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심층기획》 ‘차세대 한류문화 전략 거점’ 대전환, 비전과 과제...AI·콘텐츠 융합 생태계 구축, 수도권 편중 산업구조 대안 부상
2500억 규모 ‘광주형 K-문화콘텐츠 테크타운’ 조성 추진...K-콘텐츠 시대의 새로운 한류 중심도시 꿈꾸다
[한국지방정부신문=정양기, 조용원 기자] 광주광역시(시장 강기정)가 차세대 한류문화의 전략적 거점으로 도약하기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었다.
총 2,500억 원을 투입하는 ‘광주형 K-문화콘텐츠 테크타운’ 조성 사업이 그것이다.
광주시는 이 사업을 통해 인재·기술·기업이 동시에 집적되는 콘텐츠 융합 생태계를 구축하고, 수도권 중심으로 기형적으로 몰려 있는 문화산업 구조를 지역으로 확장시키는 국가적 균형 발전 모델을 제시하겠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광주는 이미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을 중심으로 문화예술 인프라를 갖춰왔지만, 기술 중심의 차세대 K-콘텐츠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새로운 동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져 왔다.
여기에 최근 AI 기술과 콘텐츠 제작 방식이 빠르게 결합하고, 글로벌 콘텐츠 시장이 기술 기반 창작 환경을 표준으로 받아들이면서 광주가 가진 인프라와 전략이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광주시와 국회, 콘텐츠 산업계는 1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광주 K-문화콘텐츠 테크타운 조성’ 토론회를 열고 사업의 필요성과 추진 전략을 공유했다.
참석자들은 광주가 가진 AI·콘텐츠 인프라가 전국적으로도 드문 수준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테크타운 조성 사업이 지역의 미래형 산업 체질을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기술 중심 K-콘텐츠 혁신도시로의 체질 전환
광주 K-문화콘텐츠 테크타운 조성 사업은 단순한 건물 신축이 아니라, 광주가 지향하는 ‘기술 중심 콘텐츠 융합도시’ 전략의 핵심에 놓여 있다.
광주시는 복합지식산업센터 건립, 콘텐츠 인재 양성 캠퍼스 조성, 성장 펀드 조성, 기업 육성 프로그램 운영 등 네 가지 핵심 축을 중심으로 기술 기반의 창작 환경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특히 복합지식산업센터는 제작 스튜디오, XR(확장현실) 실증 공간, AI 기반 콘텐츠 개발실 등을 아우르는 복합 지원 공간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이는 기획–제작–실증–사업화까지 콘텐츠 산업의 전 과정을 하나의 도시 내에서 수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인재 양성 캠퍼스는 AI시대 콘텐츠 산업에서 요구되는 기술형 창작 인력을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공급 기반’을 담당하게 된다.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백창기 단장은 “콘텐츠 산업은 기술적 전환점을 맞고 있으며, 창작·제작 방식이 이미 AI 기반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며 “광주는 지난 몇 년간 꾸준히 기술 중심 콘텐츠 생태계를 구축해 왔고, 테크타운은 이를 완성하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광주에는 국가AI데이터센터, 광주실감콘텐츠큐브, ACC 등 전국적으로도 찾아보기 어려운 콘텐츠·기술 기반시설이 이미 구축돼 있다.
이러한 기반은 갖춰졌지만 이를 하나의 산업 플랫폼으로 묶어내는 구조가 부족하다는 지적과 함께 ‘테크타운’이 이 기능을 해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AI시대 인재·기업 양성의 사실상 ‘전초기지’
전문가들은 콘텐츠 산업에서 AI 기술의 중요성이 급격히 커지면서, 지역에서 기술 기반 인재와 전문 기업을 안정적으로 육성하는 것이 광주의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AI가 콘텐츠 제작 전 과정 즉, 시나리오 생성, 영상 합성, 캐릭터 제작, 음성 변환 등에 적용되면서, 인재 양성과 기업 지원 전략은 도시 경쟁력과 직결되는 요소가 되고 있다.
덱스터스튜디오 송재원 소장은 “광주는 이미 AI 콘텐츠 교육 기반을 갖추고 있는 드문 도시”라며 “AI를 활용하면 지역에서도 경쟁력 있는 콘텐츠 전문 인력을 빠르게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테크타운이 완성되면 AI 기반 영상 제작, 실감형 콘텐츠 개발, 디지털휴먼 제작 등 차세대 문화산업 분야가 광주에서 본격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은규 ㈜상화 부사장도 “콘텐츠 기술 융합의 확장성과 비즈니스 가능성은 지역 기업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의미한다”며 “광주가 기술형 콘텐츠 기업의 실증·성장 테스트베드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과밀 해소와 지역 균형 발전의 국가모델 가능성
광주형 K-콘텐츠 전략은 지방도시의 산업구조 전환이라는 측면뿐 아니라, 수도권 중심의 문화산업 과밀 구조를 해소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모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현재 국내 콘텐츠 기업의 7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된 가운데, 지역은 인프라 부족과 투자 부재로 성장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에 대해 정진욱 국회의원은 “테크타운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의 최종 목표를 실현하는 핵심 사업이자,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중요한 국가 전략”이라며 “국회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광주시 역시 정부의 ‘창의적 문화국가 실현’ 기조에 발맞춰 테크타운을 광주형 미래산업의 핵심 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김영문 문화경제부시장은 “광주가 미래형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비전은 선명…관건은 정책적 실행력과 지속성
전문가들은 광주가 제시한 비전이 분명한 만큼, 이제 필요한 것은 지속 가능한 정책 실행력이라고 지적한다.
2,500억 원 규모의 대형 사업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원 확보 ▲기업 유치 전략 ▲AI 기반 제작 생태계 규제 개선 ▲장기적 인재 양성 체계 마련 등이 필수적이다.
또한 지역 청년층의 기술 기반 교육 확대와 산업계 수요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인프라는 빠르게 만들어질 수 있지만 생태계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테크타운’을 중심으로 한 장기적 산업 전략이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광주시의 ‘차세대 한류문화 전략 거점’ 구축 사업은 이제 첫발을 내딛었다.
AI·콘텐츠 융합이라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광주가 기술 기반의 새로운 문화산업 중심 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그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