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대문구] 배봉산의 밤, ‘빛의 서사’로 열린다...서울 최초 '연중무휴 상설 대형 미디어파사드' 공개, '도심 야간문화' 새 지평
- 자연의 절벽을 스크린으로 삼아 투사되는 작품들...프로젝션 맵핑·레이저·AI 합성 결합한 몰입형 영상 2편 첫 공개 - 매일 저녁 무료 상영, 예약 불필요...‘배봉산 정원 가족축제’에서 첫선 보인 뒤 16일부터 정기 상영 개시
[한국지방정부신문=박상대 기자] 서울 동대문구(구청장 이필형)가 도심 속 공원에서 ‘사계절 상설 야간 문화공간’을 위한 전략적 결단으로, 배봉산 열린광장 숲속폭포 절벽을 무대로 서울 자치구 가운데 처음으로 연중무휴로 운영되는 상설 대형 미디어파사드를 도입해 도심 야간 문화의 판도를 바꾸려는 실험을 시작했다.
첫 공개는 15일 열린 ‘배봉산 정원 가족축제’의 메인 프로그램으로 마련됐고, 구는 16일부터 매일 오후 6시부터 밤 8시 30분까지 30분 간격으로 무료 상영을 정례화했다.
이로써 주민들은 별도 예약 없이도 저녁 산책과 함께 누구나 미디어아트를 접할 수 있게 됐다.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은 “주민들이 멀리 가지 않고도 가까운 공원에서 자연·예술·기술이 어우러진 야간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서울 최초의 상설 미디어파사드를 마련했다”며 “사계절 프로그램을 연계해 배봉산을 ‘꽃의 도시 동대문’의 대표 문화 명소로 자리 잡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정책 의지는 접근성·문화 향유 확대라는 공공문화의 원칙을 명확히 드러낸다.
‘돌의 기억’ 재해석한 두 편의 작품과 제작진...예술 · 기술의 결합
공개된 작품은 약 10분 분량의 2편으로, 각각 「돌의 숨, 숨의 빛(Breath of Stone)」과 「야생화, 피어나다(Wild Bloom)」이다.
배봉산 숲속폭포의 암벽 전체를 스크린으로 삼아 현장의 지형을 반영한 프로젝션 맵핑, 레이저 연출, 그리고 AI 기반 영상 합성이 결합된 영상으로 자연의 질감과 빛의 흐름을 환상적으로 재현했다.
프로젝트의 총감독은 서울예술대학교의 고주원 교수(서울예대 영상학부)이며, 제작은 ㈜이지위드가 맡아 기술·미학 양쪽을 모두 충족했다는 평이다.
3D 스캔·사운드 디자인으로 ‘산속 산책’ 같은 몰입감 구현
작품 제작에는 폭포 절벽의 실제 형태와 질감을 정밀하게 반영한 3D 스캔 기술이 적용됐고, 물소리와 바람 소리 등을 반영한 사운드 디자인이 결합돼 관람객은 ‘자연 속으로 걸어 들어간 듯한’ 체험을 경험하도록 설계됐다.
채석장이었던 배봉산의 ‘돌의 기억’을 현대적 영상언어로 재해석해 회복·순환·생명의 서사를 담았다.
상영 시간과 운영 방식(연중무휴·무료·무예약) 역시 구 보도자료와 관련 보도에서 일관되게 공개돼 있으며, 이는 접근성 높은 공공예술의 실천 사례로 평가된다.
'공공성·상호작용성·야간경관 활성화' 기여, 문헌적 관찰과 맞닿아 '지역정체성' 만족
미디어파사드는 글로벌 도시경관에서 행정·상업·예술을 잇는 매개로 자리 잡아 왔고, 건축 표면을 스크린화하는 방식은 공공성·상호작용성·야간경관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연구가 있다.
학계에서는 미디어파사드가 도시의 야간 랜드마크를 새롭게 창조하고 공공공간에 관객 참여를 촉진한다고 분석해 왔으며, 투사 매핑·프로젝션 기반 스토리텔링은 유·무형의 장소 기억을 확장하는 데 유효하다는 최신 연구 결과도 보고되고 있다.
배봉산 사례는 ‘자연 지형’에 대한 미디어 아트 적용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문헌적 관찰과 맞닿아 있어, 지역의 정체성과 도시 야간문화 활성화라는 두 축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시도로 평가할 수 있다.
동대문구는 앞으로 계절별 영상 콘텐츠 교체, 시민참여형 미디어아트 프로그램 확대, 배봉산 야간 산책 명소화 등을 통해 ‘상설 미디어파사드’의 영역을 문화적·지역적 자산으로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관람객 입장에서는 무료로 언제든 즐길 수 있는 상설 프로그램이 생긴 셈으로, 저녁 산책 코스와 지역 상권 활성화에도 시너지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