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 실체 담긴 ‘정영학 녹취록’ 1,325쪽 전체 분량 공개

12일 탐사저널 데이터 포털에 공개...김만배, 유동규, 남욱 등과 나눈 대화와 통화 녹음된 자료로 ‘정영학 제출 버전’과 ‘검찰 검증 버전’

2023-01-13     정양기 기자

(자료=뉴스타파 유튜브)

[한국지방정부신문=정양기 기자]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의 실체가 담긴 소위 ‘정영학 녹취록’ 1,325쪽 전문이 한 매체에 전격 공개되어 향후 검찰 수사 향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뉴스타파는 12일 ‘정영학 녹취록’ 1,325쪽 전체 분량을 자사 홈페이지 데이터 포털에 전격 공개했다. ‘정영학 녹취록’은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 수사에서 가장 중요한 증거로 꼽힌다. 지난해 대장동 사건 재판에선 이 녹취록의 음성파일 일부가 재생되기도 했다.

뉴스타파는 입수한 녹취록을 독점한 채 단편적인 기사를 이어가기보다는, 복마전 같은 대장동 사건의 진실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는 ‘공적 기록물’이라고 판단해 언론과 시민에게 공개하기로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정영학 녹취록’은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 검찰 수사가 시작된 직후인 2019년 9월 26일과 10월 1일, 대장동 업자인 정영학 회계사는 스프링 노트로 제본한 녹취록 8권, 녹음기, 녹음파일이 담긴 USB 등을 검찰에 제출했다. 김만배, 유동규, 남욱 등과 나눈 대화와 통화가 녹음된 자료였다.

검찰이 작성한 수사보고서를 보면, ‘정영학 녹취록’은 두 종류다. 우선 정영학이 민간 업체의 속기사를 통해 녹음파일을 글로 푼 ‘정영학 제출 버전’, 그리고 정영학이 제출한 녹음파일을 검찰청 소속의 속기사가 다시 듣고 풀어낸 ‘검찰 검증 버전’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검찰은 정영학 제출 버전의 녹취록에 위·변조가 없음을 확인했다. 이후 검찰은 정영학이 2021년 9월에 제출한 6권의 녹취록은 증거기록 41~42권, 10월에 추가 제출한 2권의 녹취록은 증거기록 43권으로 채택해 총 3권(41~43권)의 별책 형태로 수사 기록에 첨부했다.

‘정영학 녹취록’은 대장동 10년 개발 비사(秘史) 담은 스토리북으로 2015년 기준으로 전·후반부로 구성된 것으로 분석했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대장동 업자들이 개발 사업자로 선정된 건 2015년 3월이다. 녹취록은 녹음 시기에 따라,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뉜다. 전반부(43권)는 2년 4개월(2012.8.18.~2014.12.1.) 동안 업자들이 위례 및 대장동 사업자로 선정되는 과정이 담겼다. 후반부는 1년 4개월(2019.12.23.~2021.4.27.) 동안 업자들이 개발 이익을 나누면서 벌이는 암투가 주된 내용이다.

전반부에는 대장동 업자들이 검찰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고위 법조인들에게 청탁하고, 사업을 따내기 위해 유동규나 성남시의회 의원들에게 접근해 수억대 뇌물을 전달하는 과정이 드라마같이 펼쳐진다. 후반부에는 대장동 사건의 최대 쟁점인 천화동인 1호의 차명 지분 소유자와 6명의 실명이 나오는 ‘50억 클럽’, 이들에게 수백억 원에 이르는 돈을 어떻게 줄지 모의하는 과정이 자세히 담겼다. 이처럼 ‘정영학 녹취록’은 대장동을 무대로 청탁, 협잡, 속임수 등 얽히고설켜 거짓과 진실이 한 편의 ‘범죄소설’처럼 전개된다고 뉴스타파는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