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출신 언론인, 5선 국회의원, 도지사, 최장수 국무총리, 집권당 대표, “마지막 남은 티켓 대권은?”
[한국지방정부신문=정양기 기자] 이낙연 의원(68)이 더불어민주당 8·29 전당대회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신임 당대표로 선출됐다.
유력한 대권후보로서 집권당 대표를 거머쥔 이낙연 대표는 힘있는 실세 당대표로서 벌써부터 여야 정치권은 물론 국민들로부터 그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로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보였으며 역대 최장수 국무총리로서 국민적 신망을 한 몸에 받았던 터라 집권당 대표로서의 각종 현안에 대한 행보에 대해서도 국민적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농촌 출신 언론인과 5선 국회의원, 도지사, 최장수 국무총리를 거쳐 집권여당 당대표까지 거머쥔 그로서는 이제 마지막 남은 티켓인 차기 대권을 어떻게 쟁취할 것인지 한편의 숨막히는 여의도 드라마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신임 민주당 대표는 전남 영광의 가난한 농부의 7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나 광주제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동아일보에서 정치부 기자를 거쳐 도쿄 특파원, 논설위원, 국제부장 등을 지냈다.
정치부 기자 때 '동교동계'로 불리는 옛 민주당을 출입하면서 김대중(DJ)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이어 2000년 새천년민주당 소속으로 고향인 함평·영광에 출마해 여의도 진출에 성공했다.
2002년 대선 직후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분당 때 이른바 '꼬마 민주당'에 남았으며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에 따른 역풍에도 불구하고 당선되는 등 19대 국회까지 내리 4선을 했다.
초선 시절인 2001~2002년 두 차례 새천년민주당 대변인을 지내며 '명 대변인'으로 이름을 날렸다. 2002년 대선 당시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변인을 맡았다.
도쿄 특파원 때 쌓은 인맥을 발판으로 국회 한·일 의원연맹 수석부회장 등을 맡기도 했으며, '일본통'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또 18대 국회에서 개헌 모임인 미래한국헌법연구회 공동대표를 지내고 19대 국회에서도 개헌추진 의원모임에 참여하는 등 적극적인 개헌론자이기도 하다.
2014년 지방선거를 통해 전남지사에 선출돼 3년 가까이 도정을 이끌었다.
비(非)영남 출신 국무총리를 기용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뜻에 따라, 2017년 문재인 정부 초대 총리로 발탁됐다.
국회 대정부질문 등에서 야당 의원의 공격적인 질문에도 막힘없이 논리 정연하게 답변해 '사이다 총리'로 불렸다. 강원 고성 산불, 조류 인플루엔자(AI) 발병, 경기 침체 등 국정 위기 상황 때마다 현장을 찾아 시민들의 목소리를 꼼꼼히 기록해 '수첩 총리'라는 별명도 얻었다. 958일을 재임해 역대 최장수 총리로 기록됐다.
국무총리 퇴임 후에는 21대 총선에서 서울 종로구에 출마해 보수진영 대권주자인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를 꺾고 당선됐다. 현재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1~2위를 달리고 있다.
▲전남 영광 ▲광주제일고 ▲서울대 법대 ▲16·17·18·19·21대 국회의원 ▲노무현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 ▲민주당 사무총장 ▲한·일 의원 연맹 수석부회장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장 ▲전남도지사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
[이낙연 신임 민주당 대표 수락연설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여러분의 결정에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명령을 무거운 책임감으로 수락합니다.
지금 저는 종로의 저희 집에서 이 연설을 하고 있습니다. 자가격리 12일째, 몸의 건강은 좋으나 마음은 무겁습니다. 저희 집 창문을 통해 보는 국민 여러분의 삶에 저는 가슴이 미어집니다.
거리는 거의 비었습니다. 사람들의 통행은 한산합니다. 가게는 문을 열었지만, 손님은 좀처럼 오시지 않습니다.
이 고통은 얼마간 더 커질 것입니다. 실업자는 늘고, 여러분의 삶은 더 고달파질 것입니다.
이런 시기에 부족한 제가 집권여당의 대표라는 짐을 졌습니다. 국민 여러분과 마음을 나누며, 이 고통이 하루라도 빨리 끝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그동안 좋은 경쟁을 해주신 김부겸, 박주민 후보님께 감사와 위로를 드립니다. 함께 지도부를 이끌어 가실 새로운 최고위원님들께 축하를 드립니다. 다음을 준비하실 후보님들께 격려의 마음을 전합니다.
2년 동안 당을 이끌며 모든 선거의 승리를 이루어 주신 이해찬 대표님과 지도부에 특별히 감사드립니다.
코로나 재확산 등으로 몹시 어려운 상황에서도 전당대회를 끝까지 잘 준비하고 훌륭히 관리해 주신 안규백 전당대회준비위원장님, 민홍철 선거관리위원장님과 당직자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도 정당 사상 초유의 비대면 전당대회였지만, 전례없이 높은 참여를 보여주신 전국의 당원 동지 여러분께 뜨거운 감사를 드립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당원 동지 여러분!
이 국가적 위기에 여러분께서 저에게 주신 임무는 분명합니다. 그것을 저는 ‘5대 명령’으로 받아들입니다. 여러분의 명령을 충실히 이행하는데 저의 모든 역량을 쏟아 넣겠습니다.
첫째, 코로나 전쟁에서 승리하겠습니다.
이 전쟁에서 이기지 못하면, 우리는 일상의 평화를 되찾기 어렵습니다. 민주당이 이 전쟁에 효율적 체계적으로 강력히 대처하기 위해 현재의 국난극복위원회를 확대재편하고, 그 위원장을 제가 맡겠습니다. 국난극복위원회는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고 국민의 전폭적인 동참을 얻어 이 국난을 더 빨리, 더 잘 극복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또한 저희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해치는 불법행위, 불공정행위, 집단이기주의, 가짜뉴스 등에 단호히 대응하겠습니다. 위대한 우리 국민은 방역의 주체라는 각오로 이 전쟁에 동참하고 계십니다. 국민의 그런 저력으로 이제까지 우리는 기적의 역사를 만들어 왔습니다. 이번에도 우리는 이 국난을 반드시 이겨낼 것입니다.
둘째, 국민의 삶을 지키겠습니다.
코로나19의 피해는 광범하게 퍼지고 있습니다. 특히 노동자를 포함한 취약계층, 자영업자, 소상공인, 중소기업 등은 타격을 더 크게 받고 계십니다. 많은 직장인과 청년들이 삶을 걱정하십니다. 상인들의 한숨이 깊습니다. 아이를 맡길 곳 없는 맞벌이 부부는 막막하십니다.
고통에 직면한 민생을 돕기 위한 당정협의를 조속히 본격화하겠습니다. 기존의 방식을 넘는 추석 민생대책을 시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재난지원금 문제도 함께 논의할 것입니다.
또한 우리는 고용취약계층과 소득취약계층 등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제도적 장치로서 전국민 고용보험과 실업부조를 비롯한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겠습니다.국 민의 고통과 불안을 덜어 드리도록 국난극복위원회와 당정협의, 그리고 국회를 통해 전방위로 노력하겠습니다. 국민 한 분, 한 분의 삶을 소중히 살피며 기민하게 대처하겠습니다.
셋째, 코로나 이후의 미래를 준비하겠습니다.
코로나는 세상을 새로운 기준, 새로운 질서로 바꾸는 대전환의 시대로 인류를 몰아넣었습니다. 대전환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의 선택은 대전환의 시대에 어떻게 살아남을 것이냐는 문제뿐입니다.
우리의 코로나 방역은 세계의 모범으로 평가받았습니다. 가전제품과 반도체, 대중음악과 영화, 게임과 웹툰에 이어 우리는 감염병 대처에서도 세계일류로 올라섰습니다. 이제 우리는 다른 분야에서도 세계일류로 도약해야 하고, 도약할 수 있습니다. 그런 유망분야를 개척하고 확대하도록 미리부터 준비하겠습니다.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을 중심으로 하는 한국판 뉴딜은 미래준비의 토대에 속합니다. 민주당의 K-뉴딜위원회를 원내대표가 맡아 국회와 연동하며 한국판 뉴딜의 속도와 효과를 높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한국판 뉴딜의 필수적 개념으로 균형발전 뉴딜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한국판 뉴딜의 사업선정과 예산배정에서 국가균형발전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할 것을 거듭 요청합니다.
우리는 전쟁과 가난을 딛고 산업화와 민주화를 짧은 기간에 실현한 세계유일의 국가입니다. 이번에도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넷째, 통합의 정치에 나서겠습니다.국난을 극복하고 미래를 준비하려면 국민의 힘을 모아야 합니다. 그 일에 여야와 진영이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통합의 정치는 필요하고도 가능하다고 믿습니다. 마침 제1야당이 정강정책을 바꾸고 극단과 결별하려 하고 있습니다. 환영할 일입니다. 민주당도 통합의 노력을 강화할 것입니다.
원칙은 지키면서도 야당에 양보할 것은 양보하는 ‘원칙 있는 협치’에 나서겠습니다. 그렇게 여야의 거리가 가까워지면 대화를 통해 합의할 수 있는 사안도 늘어날 것입니다. 합의 가능한 문제들을 찾아 입법화를 서두르겠습니다. 우선 여야의 의견이 접근하고 있는 비상경제, 균형발전, 에너지, 저출산 등 4개 특위를 조속히 가동할 것을 요청합니다.
다섯째, 혁신을 가속화하겠습니다.
대전환이 선택의 대상이 아닌 것처럼, 혁신도 선택의 대상이 아닙니다. 경제와 정치를 포함한 모든 분야가 마찬가지입니다. 문재인정부는 국가전략의 하나로 ‘혁신성장’을 제창했습니다. 혁신성장은 지속되고 강화돼야 합니다. 혁신성장을 촉진하도록 한편으로 지원하면서, 또 한편으로 규제를 혁파 또는 완화하겠습니다.
민주당은 국민 각계각층의 고통을 더 가깝게 공감하고, 더 정확히 대처하도록 쇄신하겠습니다. 그 일환으로 청년과 여성이 당의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하도록 제도화하겠습니다. 정책위원회를 확대하고 활성화하겠습니다.
또한 민주당을 유능하고 기민하면서도, 국민 앞에 겸손한 정당으로 개선해 가겠습니다. 할 일은 하는 유능, 문제에 한 발 빠르게 대응하는 기민, 어느 경우에도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며 스스로를 낮추는 겸손을 갖추도록 하겠습니다.
이상의 ‘5대 명령’을 이행하는데 모든 힘을 쏟겠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한 토대를 쌓겠습니다. 대한민국을 ‘함께 잘사는 일류국가’로 만들겠습니다. ‘5대 명령’ 가운데 가장 시급한 일은 코로나19와 그것으로 파생된 경제적 사회적 고난, 즉 국난의 극복입니다.
그에 대한 저의 결의를 윈스턴 처칠이 2차 대전 때 했던 말로 대신하겠습니다. “우리의 목적이 무엇이냐고 물으신다면, 한 마디로 대답하겠습니다. 그것은 승리입니다.”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