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거 200주년 맞아 9.25일 국제학술대회 이어 26일 추모제 개최...세계 21개 언어 번역본 70여종 파리서 세계 최초 전시회도 열려
[한국지방정부신문=안계향 기자] 베트남 최고의 장편 대서사시 ≪쭈옌끼에우(翹傳)≫를 남긴 베트남 대문호 ‘응우옌주(阮攸: 1766~1820)’의 서거 200주년 추모제가 열려 Covid19 팬데믹 속에서도 세계 문학인들의 추모와 함께 국제학술대회를 통한 문학적 연대가 이어졌다.
9월 26일(음력 8월10일)은 베트남 대문호 응우옌주의 기일로 이날 서거 200주년을 맞아 끼에우학회 회장단이 응우옌주의 묘를 찾아 추모제를 올렸다.
또한 추모제 하루 전인 25일에 베트남의 북부 하띤성 응이쑤언현에 있는 응우옌주 기념관에서는 하띤성과 베트남 끼에우학회 공동으로 국내외 끼에우 연구가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제학술대회가 개최되어 50여 편의 논문이 발표되기도 했다.
이번 추모제는 베트남 끼에우학회 회장 퐁레 교수를 비롯하여 레당호안 박사(국립하노이인문사회과학대학교), 브엉쫑 시인, 쩐당콰, 풍반띤, 레티빅홍(여, 문학비평가, 끼에우학회 부회장) 등 회장단을 비롯해 하띤성 인민위원회 간부, 국내외 문인, 문학 비평가들이 참가했다.
권문세가 대귀족 가문의 베트남 대문호 응우옌주(1766~1820) ‘그는 누구인가?’...3,254행(총 22,778 글자)으로 구성된 불후의 명작 장편 대서사시 ≪쭈옌끼에우≫ 남겨
베트남의 대문호 응우옌주는 1766년 태어나 1820년 55세로 사망했다. 한문 시집 ≪청헌시집(淸軒詩集)≫, ≪남중잡음(南中雜吟)≫, ≪북행잡록(北行雜錄)≫과 3,254행(총 22,778 글자)로 구성된 불후의 명작 장편 서사시 ≪쭈옌끼에우≫를 남겼다. 응우옌주의 조상은 후 레(黎) 왕조에 출사해 충성을 다해 온 권문세가의 대귀족으로 문학적 전통 또한 깊은 가문이었다.
부친은 재상으로 부인을 8명이나 얻었는데, 슬하에 아들 12명, 딸 8명을 낳았다. 응우옌주의 모친은 3번째 부인으로 남편보다 32살이나 연하였다. 응우옌주는 11살에 부친을, 13살에 모친을 여의었다.
당시 여러 형제들이 있었으나 모두 나이가 아직 어렸기에 장남인 이복형 응우옌칸의 집에 의탁해 생활했다. 게다가 레(黎) 왕조 말기에 가공할 변고가 닥쳐 집안이 급격히 몰락했다.
응우옌주(阮攸)는 베트남의 마지막 왕조를 세운 지아롱(嘉隆)왕이 나라를 세운 1802년에 부름을 받아 조정에 출사했다. 1813년에는 정사(正使)로 천거되어 중국에 다녀왔으며, 지아롱 왕이 승하하고, 민망(明命)이 즉위한 뒤 다시금 정사로 천거되었다. 그러나 갑자기 병이 들어 1820년 후에(Hue)에서 파란만장한 일생을 마치니 향년 55세였다.
‘응우옌주’가 남긴 불후의 명작 ≪쭈옌끼에우≫...유(儒), 불(佛), 선(仙) 사상을 기반으로 한 인도주의, 효도, 자유연애, 권선징악, 애궁도굴, 인과응보 다뤄
베트남판 심청전이라고 할 수 있는 ≪쭈옌끼에우≫는 ‘끼에우’라는 여인이 관아에 잡혀가 모진 매를 맞는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400냥에 몸이 팔려가면서 겪게 되는 인생 여정을 6.8조 서사시로 엮은 베트남 최고의 대서사시다.(특집기사 본지 7.24일자 참조)
≪쭈옌끼에우≫ 에는 유(儒), 불(佛), 선(仙)과 같은 당시 주류 사상이 면면히 흐르고 있고, 주제는 인간의 재색을 찬탄하는 심오한 인도주의 사상, 부모에 대한 효도, 원앙과 같은 청춘 남녀의 행복과 자유로운 사랑의 추구, 착한 일을 권장하고 악한 일을 경계하는 권선징악(勸善懲惡), 재색을 겸비한 아름다운 여인이 박명해 겪는 곤궁하고 억울한 사연을 딱하게 여기는 애궁도굴(哀窮悼屈), 선과 악에 대한 인과응보(因果應報)를 다루고 있다.
≪쭈옌끼에우≫는 베트남 불후의 문학 걸작으로 세계 문학사에 찬연히 빛나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나 셰익스피어의 ≪햄릿≫에 버금가는 작품이다.
≪淑香傳≫, ≪춘향전≫, ≪심청전≫ 등의 한국고전문학의 주인공들과 ‘끼에우’를 비교해 보면 시대와 공간이 다른 두 민족의 작가가 만들어 낸 인물들이 어떤 유사성을 가졌는지를 살펴볼 수 있게 해 주어 두 민족의 문화의 기저에 녹아있는 사상을 살펴볼 수 있다.
≪쭈옌끼에우≫는 세계 70명의 번역가에 의해 21개 언어로 번역된 세계적인 작품으로 평가된다.
21개 언어 번역본 70여종 세계 최초로 프랑스 파리서 전시회 열려
한편, 베트남의 대문호 응우옌주(阮攸:1765 – 1820)의 탄생 255주년, 서거 200주년 그리고 ≪쭈옌끼에우(翹傳)≫가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지 135년을 기념하는 행사인 “쭈옌끼에우” 번역본 전시회가 세계 최초로 프랑스 파리에 있는 베트남문화원에서 지난 9월 12일~26일까지 개최되었다.
베트남 프랑스 교민 응우옌송흐엉(Nguyễn Sông- Hương)이 주관한 이번 전시회는 전 세계 25개 국가에서 21개 언어로 번역된 70여 종의 번역본을 한 자리에 모아 응우옌티엡(Nguyễn Thiệp) 프랑스 주재 베트남 대사, 쩐티호앙마이(Trần Thị Hoàng Mai) UNESCO 파견 대사가 참석한 가운데 지난 2주간 동안 성황리에 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