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를 잡아주기보다 잡는 법을 알려주고, 내일 더 큰 물고기를 잡기 위해 오늘 그물을 짜자“ 화두 제시...지역정치권과 주민들 반응 주목
[한국지방정부신문=정양기, 조용원 기자] 2023년 순천만국가정원박람회의 대성공으로 대한민국 도시의 판을 바꾸고, 정원수도 순천을 K-디즈니 전략을 통해 ‘대한민국 문화도시 순천’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애니매이션·웹툰 등 문화콘텐츠 산업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전남 순천시 노관규 시장이 “순천-여수-광양이 사상 초유의 경제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이는 미래를 준비하지 못한 결과”라며 “지역정치권은 작금의 지역 위기 상황에 대해 어떤 고민을 했는지 물어보고 싶다”고 주장했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12일 SNS 페이스북에 올린 장문의 글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물고기를 잡아주기보다 잡는 법을 알려주고, 내일 더 큰 물고기를 잡기 위해 오늘 그물을 짜자”는 화두를 던지며 최근의 답답한 심경을 격정적으로 토로해 이에 대한 지역정치권과 주민들의 반응이 주목되고 있다.
<노관규 시장의 페이스북 게재 글 전문>
지역이 위기다. 어떤 이는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위기라고 한다. 한마디로 너무 심각하다는 말이다. 여수국가산단과 광양포스코의 매출이 급감해 반토막이라는 언론 보도를 접한 지 오래되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오늘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산 철강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여수와 광양은 지방세 급감으로 인해 재정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으며, 순천, 여수, 광양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경제구조 속에서 지역 전체가 인구감소, 부동산가치 하락 등 지방소멸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70~80년대에 투자된 산업단지는 노후화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과거 우리 제품을 소비해 주던 중국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중화학제품과 철강제품을 자국 내에서 충분히 생산할 수 있게 되었으며, 내수 부진으로 인해 저가 수출을 통해 글로벌시장을 장악해 가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지역 기업들은 수출이 어려운 상황을 넘어 가격 경쟁에서도 밀리는 처지에 놓였다.
이러한 위기가 갑작스럽게 찾아왔을까? 경기 침체가 하루아침에 시작된 것도 아니다. 이는 미래를 준비하지 못한 결과다.
어제 발표된 이재명 대표의 정책, 'A부터 F까지'를 살펴보면, 순천시가 3대 핵심으로 준비해온 바이오, 문화, 우주 방산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A(AI) : 인공지능
B(Bio) : 바이오
C(Contents & Culture) : 문화산업
D(Defense) : 방위산업
E(Energy) : 에너지
F(Factory) : 제조업 부활
이러한 정책 방향을 보며, 순천이 나아가고 있는 길이 옳았다는 점에서 안도하면서도, 수도권에 비해 2~30배 더 노력해야 하는 지역의 현실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더욱 힘을 모아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일부에서는 정치공세로 ‘민생지원금’ 이야기를 화두에 올렸다. 그러나 순천시는 정치적 공방에 휘말리기보다 실질적인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당장 어려운 분들에게는 복지 지원을,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는 분들에게는 정책자금 및 이자 지원을, 그리고 전반적인 경제 활성화를 위해 예산 조기집행 등의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지역화폐인 순천사랑상품권을 연간 1,500억 원 규모로 발행하며, 1~2월 두 달간은 15% 할인 혜택을 제공해 최대 15만 원의 지원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지원을 넘어 실질적인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정책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1인당 100만 원 재난지원금’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당시 일부에서는 무소속 후보인 저에게 민주당 후보와 동일한 공약을 내세울 것을 제안했지만 거절했다. 선거의 유불리를 떠나 순천의 미래를 생각했을 때 아무리 공작과 거짓이 판을 친 정치선거판이라지만 양심상 그리할 수 없었다.
세금 3천억도 걷지 못하는 순천시 처지를 헤아려 볼 때 배가 좀 고프다고 씨나락까지 삶아 먹을 수 없는 것처럼 저는 미래 세대에게 짐을 주지 않은 선택을 했고 역시 현명하신 순천시민들은 정치공작임을 간파하고 부족한 저를 선택해 주셨다.
"물고기를 잡아주기보다 잡는 법을 알려주고, 내일 더 큰 물고기를 잡기 위해 오늘 그물을 짜자.“
리더는 당장의 비판을 두려워 해서도 안되지만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을 가질 수 있도록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역은 점점 더 위기 속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 사정이야말로 미래를 촘촘하게 대비해야 할 때다.
현재 순천·여수·광양은 사상 초유의 경제 위기 한가운데 놓여 있으며, 그렇지 않기를 바라지만 올 한 해 더욱 심각한 경제 위기가 닥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소각장 문제 -정확히 말하자면 ‘차세대 공공자원화시설’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추진되고 있다. 이 시설의 핵심은 단순한 폐기물이 아니라 미래 세대를 위한 자원화다. 최대한 재활용하고, 불가피한 폐기물은 열에너지로 전환하는 자원으로 활용하는 것이 핵심이며, 이는 미래를 위한 필수적인 선택이다.
소위 소각장 반대위의 도를 넘는 비난을 견디면서 욕을 먹더라도 할 일은 해야만 하는 게 제 숙명이라 생각한다. 위기는 외면한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뿐이다.
순천시는 차근차근 미래를 위한 ‘그물’을 만들고 있다. 2025년 올해는 바이오, 문화, 우주 방산이라는 세 가지 핵심 전략을 바탕으로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역정치권 역시 이러한 심각한 위기 상황을 직시하고, 미래를 위한 깊은 고민과 실질적인 대책 마련에 동참해 주길 바란다. 지역정치권이 작금의 지역 위기 상황에 대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정중하게 묻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