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도 슬로걷기 축제’ 4월 5일부터 5월 4일까지 한 달간 개최...'걸어보세' '낮밤 놀아보레' '기록하세' 테마로 구성
[한국지방정부신문=조용원 기자] ‘빨리빨리’에 지친 도시인들에게 청산도는 잠시 멈춰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섬이다. 전라남도 완도군(군수 신우철)에 속한 청산도는 2007년, 아시아에서 최초로 국제슬로시티 인증을 받은 섬이다.
이곳에서의 하루는 분 단위가 아닌 계절 단위로 흐른다. 구들장 논의 햇살, 돌담길의 곡선, 은하수 아래 펼쳐지는 어촌 마을의 밤, 이 모든 것이 청산도가 슬로시티인 이유다.
올해도 어김없이 ‘청산도 슬로걷기 축제’가 시작됐다. 4월 5일부터 5월 4일까지 한 달 동안, 이곳을 찾는 이들은 청산도 슬로길을 따라 천천히 걷고,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자연과 호흡하는 특별한 여정에 참여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한 지역 축제를 넘어, 이 축제는 슬로시티 청산도의 철학을 체험하는 문화적 실천이기도 하다.
걷기, 나누기, 기록하기 – 청산도에서만 가능한 ‘느림의 체험’
슬로시티 청산도를 걷는다는 건 단지 길을 걷는 것이 아니다. 땅과 바람, 사람과 이야기를 만나는 일이다. 축제는 이 철학을 담아 '걸어보세' '낮밤 놀아보레' '기록하세' 등 세 가지 테마로 구성됐다.
'걸어보세'는 청산도 슬로길 11개 코스 중 일부를 완주하면 선물이 주어지지만, 진짜 선물은 길 위에서 만나는 고요와 풍경이다. 플로깅을 통해 환경도 함께 지킬 수 있다.
'낮밤 놀아보세'는 구들장 논에서 수확한 쌀로 떡을 나눠 먹고, 청산도 유랑단과 함께 자연 속 공연을 즐기며, 별빛 가득한 밤길을 걷는다. 이는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자연 속 삶’에 대한 참여다.
'기록하세'는 1년 뒤 도착할 ‘달팽이 엽서’를 쓰며, 오늘의 느림이 내일의 기억이 된다.
청산도가 특별한 이유는 ‘슬로시티’라는 이름 그 이상
신우철 완도군수는 개막식에서 “청산도는 아시아 최초의 슬로시티로서, 자연과 사람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모델이자, 슬로시티의 역사 그 자체”라고 말했다.
이는 단지 수식어가 아니다. 청산도는 도시의 속도를 벗어난 삶이 가능함을 보여주는 생생한 증거다. 자동차 대신 걷고, 패스트푸드 대신 논에서 방금 나온 떡을 나눠 먹는다. 사진이 아닌 ‘기억’으로 남는 풍경이 이곳엔 있다.
청산도로 향하는 이들을 위한 혜택
올해는 ‘2025 완도 방문의 해’를 맞아 여행객을 위한 혜택도 강화됐다. 최대 20만 원까지 지원되는 ‘완도 치유 페이’, 여객선 운임 반값 지원 등으로 청산도를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다.
지금, 청산도에서 삶의 속도를 다시 맞춰보자
청산도는 늘 그 자리에 있지만, 그 속도는 결코 빠르지 않다. 그래서 더 소중하다. 단지 ‘걷는 섬’이 아니라, 다시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섬, 청산도. 이번 봄, 당신의 시간도 조금은 느려지기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