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참김 신품종 개발로 ‘문화·산업·생태’ 삼박자 회복 노린다...올 가을 시험 양식 착수

전라남도(도지사 김영록)가 멸종위기에 있는 우리나라 고유 품종인 ‘참김’의 신품종 개발과 산업화에 본격 착수하면서, 400년 전 ‘왕의 김’이 다시 국민 식탁으로 돌아올 준비를 하고 있다.(사진=조용원 기자/전남도청)
전라남도(도지사 김영록)가 멸종위기에 있는 우리나라 고유 품종인 ‘참김’의 신품종 개발과 산업화에 본격 착수하면서, 400년 전 ‘왕의 김’이 다시 국민 식탁으로 돌아올 준비를 하고 있다.(사진=조용원 기자/전남도청)

[한국지방정부신문=정양기, 조용원 기자] 1640년, 조선 인조의 수라상에 처음 올랐던 고소한 김 한 장. 전남 광양시 태인도에서 태어난 이 ‘참김’은 김이라는 이름의 유래가 되었고, 이후 수백 년간 남해안의 주된 양식 품종으로 우리 식탁을 지켜왔다.

하지만 산업화와 해양환경 변화 속에 점차 자취를 감추며 오늘날 자연 암반에서는 좀처럼 그 모습을 찾기 어렵게 됐다.

이렇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줄 알았던 토종 김이 최근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전라남도(도지사 김영록)가 멸종위기에 있는 우리 고유 품종인 ‘참김’의 신품종 개발과 산업화에 본격 착수하서, 400년 전 ‘왕의 김’이 다시 국민 식탁으로 돌아올 준비를 하고 있다.

멸종 위기의 참김, 과학으로 되살리다...올 가을부터 시험 양식 착수

전남도해양수산과학원(원장 김충남)은 지난 2022년부터 사라진 참김 자원 확보에 나섰고 2024년에는 종자배양 기술을 확립하는 성과를 거뒀다. 2025년부터는 시험 양식과 선발육종을 본격화하며 2028년까지 신품종 개발 및 산업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참김 엽체에서 과포자(씨앗)를 방출시켜 실험실에서 분리 배양에 성공했고, 배양 조건도 정립한 상태다. 오는 가을부터는 실제 해역에서의 시험 양식이 시작될 예정이다.

생장 느리지만 깊은 맛…고급 김의 기준 될 것

참김은 생장 속도가 느려 대량 양식에는 불리하지만, 맛과 품질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고소한 풍미와 바삭한 식감, 그리고 김의 맛을 좌우하는 아미노산 함량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최근 김 시장에서도 단가 경쟁보다는 품질 중심의 프리미엄 브랜드화가 트렌드로 자리잡는 가운데, 참김은 '맛있는 김'의 기준을 새롭게 정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 양식의 역사와 전통이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

참김은 단순한 해조류가 아니다. ‘광양김시식지’라는 전남도 지정 기념물로 남아있는 유적지는 김 양식의 시원을 품고 있으며, 김여익이 병자호란 후 광양에 정착해 김을 양식하며 전한 이야기까지 스토리텔링 자원이 풍부하다.

이러한 역사적 서사와 지역성이 결합되면, 참김은 단순한 식재료를 넘어 전통과 문화를 담은 지역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할 가능성을 지닌다.

생물다양성 생태 복원에서 고부가가치 어업 소득까지

기후 변화와 해양환경 악화로 양식 산업이 위기를 겪는 요즘, 참김 복원은 지속가능한 어업 모델을 모색하는 데 중요한 사례가 될 수 있다. 토종 품종의 부활은 생물다양성을 회복할 뿐 아니라, 고부가가치 품종의 개발을 통해 어업인의 실질적 소득 증대도 노릴 수 있다.

김충남 원장은 “참김은 역사적 상징성과 생태적 가치, 산업적 가능성을 모두 갖춘 품종”이라며 “우리 어민들과 함께 고유 품종의 브랜드화를 실현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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