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인 신안군수권한대행 “단순한 전력 생산을 넘어 조류발전은 주민 참여형 에너지 사업이 될 것...신안군을 조류발전 중심의 해양 에너지 클러스터로 조성하겠다”

신안군이 제시한 조류발전 청사진은 단지 ‘해양에너지의 미래’가 아니라, 지방 소멸을 막고 자립형 생태계를 구축하는 지역발전 전략의 모델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사진=조용원 기자/신안군청)
신안군이 제시한 조류발전 청사진은 단지 ‘해양에너지의 미래’가 아니라, 지방 소멸을 막고 자립형 생태계를 구축하는 지역발전 전략의 모델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사진=조용원 기자/신안군청)

[한국지방정부신문=조용원 기자] 기후 위기와 에너지 대전환의 시대, 전라남도 신안군(군수권한대행 김대인)이 또 하나의 친환경 에너지 혁신을 준비 중이다. 풍력과 태양광에 이어, 이번에는 바다의 흐름, 즉 조류(潮流)를 이용한 발전에 나선 것이다.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주권 실현이 시대의 화두로 떠오른 지금, 조류발전은 단순한 대체 에너지를 넘어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블루오션이다. ‘바다가 흐르는 힘이 전기를 만들고, 그 전기가 지역을 살린다’는 선순환 산업 모델로 평가된다.

지난 28일 신안군은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함께 ‘조류발전사업 육성 기본계획 수립용역’ 추진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신안군 일원의 조류발전 자원을 분석하고 상용화 가능성을 모색하여 지역 내 부존 에너지 자원의 활용 방안을 구체화하는 것이 목표다

2022년 4월 전국 최초로 ‘신안군 조류발전사업 육성 및 증진에 관한 조례’까지 제정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신안군은, 조류발전을 중심으로 에너지 독립형 지역사회를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신안군이 제시한 이 청사진은 단지 ‘해양에너지의 미래’가 아니라, 지방 소멸을 막고 자립형 생태계를 구축하는 지역발전 전략의 모델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조류발전은 태양광이나 풍력처럼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고 꾸준한 전력 생산이 가능하며 소음과 시각적 영향이 적어 주민 수용성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는 분석이다.(사진=조용원 기자/신안군청)
조류발전은 태양광이나 풍력처럼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고 꾸준한 전력 생산이 가능하며 소음과 시각적 영향이 적어 주민 수용성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는 분석이다.(사진=조용원 기자/신안군청)

‘조류발전’ 햇빛, 바람 등 날씨 영향 받지 않고 지속가능한 전력 생산, 주민 수용성 유리

조류발전은 해류 또는 조류(바닷물의 흐름)의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기술이다. 바다의 물결을 이용하는 파력발전이나 해수의 수직 운동을 활용하는 조석발전과 달리, 조류발전은 바닷물의 수평 흐름을 이용한다.

가장 큰 장점은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이다. 조류는 달과 지구의 인력에 의해 규칙적으로 발생하므로, 태양광이나 풍력처럼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고 꾸준한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 또한 소음과 시각적 영향이 적어 주민 수용성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영국, 프랑스, 캐나다 등 조류가 빠른 해역을 보유한 국가는 일찍부터 조류발전을 전략 산업으로 육성해왔다. 특히 영국 스코틀랜드의 펜트랜드 해협에는 세계 최대 조류발전단지인 ‘메이어젠 프로젝트(MeyGen Project)’가 건설되어 운영 중이다.

국내에서는 울릉도 인근의 울릉 해협, 인천 강화 해역, 그리고 전남 신안 해역이 대표적인 고속 조류 해역으로 꼽힌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이미 2010년부터 울릉도에서 1MW급 조류발전 실증을 진행했으며 기술적 기반은 상당히 성숙 단계에 있다. 그러나 상용화 및 대규모 단지화 측면에서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

신안군, 10GW급 잠재력 품은 해양에너지의 보물섬

약 12GW로 추정되는 국내 조류에너지 전체 잠재량 중 90% 이상이 신안군을 포함한 전남 서남권에 집중되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현재 국내 원자력 발전소 10기 이상에 해당하는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신안군은 2022년 「조류발전사업 육성 및 증진에 관한 조례」를 제정한 데 이어, 이번 기본계획을 통해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지역 내 자원 분석, 타당성 조사, 기술 적용 가능성 등을 전면 검토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조류발전을 실질적인 에너지 자원으로 상용화하는 첫 지자체가 되는 것이 목표다.

주민과 함께하는 에너지 전환… ‘햇빛연금’ ‘바람연금’이어 ‘조류연금’까지 성공 모델 창출

신안군은 이미 태양광 수익을 주민과 공유하는 ‘햇빛연금’ 제도를 통해 에너지 전환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바 있다. 이 제도를 통해 누적 220억 원의 수익이 지역 주민에게 배분되었으며, 인구 감소세도 멈추는 긍정적 효과를 거뒀다. 조류발전 역시 지역 주민과의 상생을 전제로 추진될 예정이다.

김대인 신안군수권한대행은 “단순한 전력 생산을 넘어 조류발전은 주민 참여형 에너지 사업이 될 것”이라며 “신안군을 조류발전 중심의 해양 에너지 클러스터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신안군은 해상풍력에 이어 조류발전 전담팀을 신설, 기술 검토와 인허가 절차, 민간 투자 연계를 총괄할 행정 체계를 이미 갖췄다. 또한 국내외 기술 기업 및 공공기관과 협력을 강화해 조류발전 상용화 생태계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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