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 위기 대응하는 국산 아열대 품종의 상업적 성공 가능성 제시...지역 수산업의 새로운 도약 예고
- 아열대 어종이 남해안 양식장에 본격 도입 시, 수산업계 생산성·수익성 향상...해양생태계 보전에도 긍정적 효과 전망
[한국지방정부신문=김지수 기자] 경남도 수산자원연구소(소장 이철수)가 국내 최초로 아열대성 어류 ‘벤자리’의 월동시험과 조기 수정란 배양, 대량 종자생산에 잇따라 성공하며 양식업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경남도 수산자원연구소의 이번 성과는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국산 아열대 품종의 상업적 성공 가능성을 제시함과 동시에, 지역 수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예고한다.
새로운 기후 대응 선도 품종으로 자리매김
앞으로 벤자리를 비롯한 아열대 어종이 남해안 양식장에 본격 도입되면, 수산업계 전반에 걸친 생산성·수익성 향상과 함께 해양생태계 보전에도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고수온 피해액이 660억 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품종 개발은 수산업계의 절실한 숙제였다.
연구소는 2024년부터 ‘벤자리’에 대한 집중 연구를 진행해 왔으며, 올해 초 실시한 통영·거제 가두리 현장시험에서 평균 90% 이상의 생존율을 확인했다.
조기종자 생산으로 양식기간 획기적 단축
기존 6월경에야 시작되던 벤자리의 수정란 채취 시기를 2월로 앞당겨 조기종자 생산에 성공하면서, 양식기간을 최대 4개월까지 단축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연구소는 수온·광주기 조절로 3월에 채취한 600만 알의 수정란을 어업인에게 분양했으며, 12월까지 90g 이상으로 성장시킨 종자 6만 마리를 5월 초 공급할 계획이다.
이는 종자 크기 확대를 통해 겨울철 저수온 스트레스를 줄이고, 생산성은 물론 수익성 측면에서도 큰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장 맞춤형 협업으로 성과 극대화
통영·거제 양식장 현장에서 진행된 월동시험은 국립수산과학원 아열대수산연구소·남동해수산연구소와의 협업 아래 이루어졌다.
연구소는 어업인과의 지속적 소통을 통해 현장 애로사항을 즉각 반영, 가두리 구조 개선과 먹이 조절 등 맞춤형 기술 지원을 병행했다.
박대원 기술담당관은 “실험실 환경을 벗어나 현장 조건에서 성과를 얻었다는 점이 가장 큰 의의”라며 “앞으로도 연구소가 주도하는 기술이 현장에 빠르게 안착되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수산업 경쟁력 강화와 지역경제 활성화 견인
벤자리는 어릴 때 뚜렷한 3줄 황갈색 세로띠로 ‘아롱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으며, 성장 후에는 고급 횟감으로 각광받는다.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SNS 인증용 수산물’ 수요가 늘면서 벤자리의 시장가치는 더욱 상승하고 있다. 수입량 또한 매년 10% 이상 증가 추세로, 국내 양식화 성공 시 연간 100억 원대 수입대체 효과가 예상된다.
다양한 아열대 품종 연구로 포트폴리오 확장
연구소는 벤자리 외에도 능성어·대왕바리·잿방어·흑점줄전갱이 등 아열대 어종 5종을 2024년 중 어미군 확보 단계까지 완료했으며, 점성어(홍민어)와 돌비늘백합 연구도 병행 중이다.
특히 점성어는 4월 중국산 어미 이식 승인을 마치고 9월부터 수정란 생산에 착수할 예정이며, 돌비늘백합은 산란유도 시험에 돌입한다.
이러한 품종 다각화는 남해안 양식장의 안정적 생산을 뒷받침하며, 연안 관광·식문화와 연계한 부가가치 창출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미래 전략: 지속가능성과 시장 개척
기후변화 대응이 곧 수산업 경쟁력 확보라는 인식 아래, 경남도는 국립수산과학원·수협 등과 협업해 참굴·조피볼락 등 기존 품종의 내성 강화 연구도 추진 중이다.
또한, 아열대 품종의 종자·사육 기술을 단계적으로 어업인에게 이전, 지역 단위 수산 클러스터를 구축해 수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 모델을 완성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