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쑤언쯔엉 “베트남 최고의 대문호 응우옌주(阮攸)의 대서사시 《쭈옌끼에우》를 한국어 번역해 알린 공로에 보답”...양국 문화계에 훈훈한 미담 화제
[한국지방정부신문=정양기 기자] 베트남에서 ‘하이퐁의 기인’으로 유명한 시인 겸 화가인 팜쑤언쯔엉이 한국인 유일의 베트남 수도 하노이 명예시민이자 베트남 외국인 언어학박사 1호인 안경환 본지 편집주간(전 조선대 교수)에게 부조(浮彫) 동판을 제작하여 증정해 양국 문화계에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베트남 하이퐁에 거주하면서 시(詩)작품과 미술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시인 겸 화가 팜쑤언쯔엉(Phạm Xuân Trường. 73세)은 지난 12월 6일 안경환(安景煥) 본지 편집주간(前 조선대 교수)에 증정할 동판을 완성하였다고 부조(浮彫) 동판 사진을 보내왔다.
세계 주요 유명 인사들을 대상으로 얼굴을 동판에 부조하여 전시회를 개최하는 팜쑤언쯔엉 은 “베트남이 낳은 세계 최고의 대문호 응우옌주(阮攸)가 베트남 고유문자인 쯔놈으로 쓴 작품 《쭈옌끼에우》를 한국어로 번역⋅출판한 안경환 교수에 대한 소식을 언론과 동료 시인들로부터 듣고, 언젠가 자신이 만든 부조 동판을 만들어 기증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금년은 응우옌주(阮攸)의 탄생 255주년, 서거 200주년 그리고 ≪쭈옌끼에우(翹傳)≫가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지 135년이 되는 해여서 의미가 깊고, 한국 사람들이 ≪쭈옌끼에우≫를 통하여 베트남 문화를 잘 이해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팜쑤언쯔엉 시인 겸 화가는 베트남에서 “하이퐁의 기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유명 인사다. 학교에서 미술 공부를 전혀 하지 않은 팜쑤언쯔엉 시인 겸 화가는 돈만 생기면 동(銅)을 구입하고 작품 준비를 하고, 작품에 어떤 대가도 받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팜쑤언쯔엉 시인은 호찌민 주석을 동판에 부조한 것을 시작으로,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과 악수하는 장면, 박항서 베트남 국가대표 축구감독 등 유명인사들의 얼굴 사진을 동판으로 만들어 증정하였다.
시를 쓰는 펜을 잠시 내려 놓고 그림을 그리는 붓을 든 이유에 대해 “그리고 싶으니까 하는 것”이라는 선문답식의 멘트로도 유명한 기인이다.
처음에는 장미, 사과, 포도 등과 같은 정물화를 주로 그렸으나, 호찌민 주석의 초상화를 그려 부조 작품을 한 이후부터, 동판에 유명인사들의 초상을 부조하기 시작하였고, 주로 친한 시인들의 초상을 작품화하여 선물을 하였으나 그 대상을 국제적인 유명인사로 범위를 넓혀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팜쑤언쯔엉 시인은 1947년 하이퐁에서 태어나 꽝닌성 소재 탄광학교에서 공부한 적이 있고, 방자인(Vang Danh) 탄광 직원, 베트남석유수출공사의 석유 운반선 기관사로 근무하다가 1993년 은퇴하였다.
1997년 하이퐁 문인협회에, 2007년에는 베트남 문인협회에 가입하여 본격적으로 문인활동을 시작하였다. 1996년에 《갯나팔꽃》, 1997년에《바닷가 사람》, 2006년에《불에 탄 잔디》, 2015년에《신약(神藥)》, 2019년에《이상한 풀》등 모두 9편의 시집이 있다.
2018년에는 82명의 부조 작품 전시회를 하이퐁예술전시관에서 개최하였고, 각종 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2019년 부산을 방문하여 문인들과 교류하면서 4명의 한국 시인들에게 동판화를 증정한 바 있다. 현재까지 국내외 인사 약 200여명의 얼굴을 부조(浮彫) 작품화 하였다. 코로나 19가 종료되면 2021년 하노이에서 부조 작품 전시회를 개최할 준비를 하고 있다.
한편, 베트남이 자랑하는 문학작품 ≪쭈옌끼에우(翹傳)≫는 전 세계 25개 국가에서 21개 언어로 번역된 70여 종의 번역본이 있는 세계적인 베트남 6.8조 서사시이다. 주인공 끼에우가 관아로 잡혀가 모진 매를 맞는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400냥에 팔려가면서 겪게 되는 인생 여정을 6.8조 서사시로 엮은 것이다.
최초의 번역서는 1884년에 프랑스어로 번역된 것이고, 한국어 번역본은 안경환 본지 편집주간(전 조선대 교수)에 의해 2004년 10월 21일 번역 출판되어 한국 최초로 소개되었다.
안경환 본지 편집주간은 1955년 충북 충주에서 태어나 충주고를 졸업하고 한국외대에서 베트남어를 전공했으며, 베트남의 국립호찌민인문사회과학대학교 대학원에서 어문학 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베트남의 외국인 1호 언어학박사다.
베트남 정부로부터 친선문화진흥공로 휘장과 평화우호 휘장을, 호찌민시로부터 휘호, 베트남 국부 호찌민의 고향인 응에안성으로부터 호찌민 휘호를 받았고, 베트남문학회에서 외국인 최초의 문학상을 수상했다. 2014년 10월 12일에는 하노이 수복 60주년 기념으로 하노이시에서 '수도 하노이 명예시민'으로 추대된 유일한 한국인이다. 2017년 11월 20일에는 국립호찌민인문사회과학대학교 개교 60주년 기념식에서 ‘자랑스러운 동문 60명’ 가운데 한 사람으로 선정되었으며, 2018년 12월 베트남 정부로부터 우호훈장을 수훈했다. 조선대학교 교수와 한국베트남학회 회장을 역임한 안경환 교수는 마오쩌뚱, 저우언라이. 체게바라, 시하누크, 훈센, 수카르노, 김일성, 카스트로, 오부치 게이조 등과 함께 베트남 정부에서 선정한 전 세계 “베트남의 친구들” 410명 가운데 한 명으로 추대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