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갯벌의 숨결 다시 담아낸 맛의 부활...삼국시대부터 이어진 ‘통자락 방식’ 되살려 생산

- 복잡한 10시간 끓임 공정으로 쓴맛 없이 고운 미네랄 풍부 소금, ‘맛의 방주’ 등재된 명품 식재료

 

국내 최초로 복원된 우리나라 전통 소금 '태안 자염'이 과거의 기술을 현대 과학과 연결해 고급 식재료 시장을 개척했을 뿐 아니라, 갯벌 생태와 지역 문화 보전의 가치를 극대화한 모범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사진=김지수 기자/태안군청)
국내 최초로 복원된 우리나라 전통 소금 '태안 자염'이 과거의 기술을 현대 과학과 연결해 고급 식재료 시장을 개척했을 뿐 아니라, 갯벌 생태와 지역 문화 보전의 가치를 극대화한 모범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사진=김지수 기자/태안군청)

[한국지방정부신문=김지수 기자] 국내 최초로 복원된 우리나라 전통 소금 '태안 자염'이 과거의 기술을 현대 과학과 연결해 고급 식재료 시장을 개척했을 뿐 아니라, 갯벌 생태와 지역 문화 보전의 가치를 극대화한 모범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낭금갯벌은 조수 간만의 차가 극심해 바닷물이 빠진 뒤 7~8일간 완전한 갯벌 모습을 드러내는 자연 환경을 지녔다.

'낭금갯벌 풍경과 지역 식문화' 어우러진 관광 콘텐츠로 떠오르는 태안 자염

이곳에서 생산된 자염을 활용한 게장, 게국지, 우럭젓국 등 전통 염장음식은 태안 지역 고유의 식문화를 형성하며, 지역 축제와 연계된 체험 관광 콘텐츠로 빠르게 주목받고 있다.

특히 ‘자염 공방 방문 → 염전 체험 → 전통 염장 음식 시식’으로 이어지는 당일치기 투어는 가족 단위 관광객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지역 소상공인과 연계한 소금·젓갈 마켓은 연간 5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자염 공방 방문 → 염전 체험 → 전통 염장 음식 시식’으로 이어지는 당일치기 투어는 가족 단위 관광객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지역 소상공인과 연계한 소금·젓갈 마켓은 연간 5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사진=김지수 기자/태안군청)

천일염 넘어선 정제 공정으로 탄생, 입자가 고운 '무기질 풍부 자염' 과학적 가치

마른 갯벌 위로 바닷물을 투과시켜 염도를 높인 뒤, 중불에서 10시간 이상 은은하게 끓여내는 공정은 입자 크기를 미세하게 제어해 쓴맛·떫은맛을 완벽히 제거한다.

이 과정에서 소금 속 칼슘, 마그네슘, 칼륨 등 천연 미네랄이 손실 없이 보존되며, 유리아미노산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깊고 구수한 감칠맛을 자랑한다.

과학적 분석 결과 일반 천일염 대비 칼슘 함량은 최대 20% 이상 높고, 미네랄 다양성 지표에서도 15% 이상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끓임 공정 중 발생하는 수증기는 자연 살균 효과를 더해 위생 안전성을 높이는 동시에, 물리적 불순물과 중금속 걱정 없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국제적 인정은 태안 자염이 단순 식재료를 넘어, 한국의 소금 제조 전통과 한반도 갯벌 생태계의 가치를 전 세계 미식가에게 알리는 문화 전령 역할을 수행함을 보여준다. (사진=김지수 기자/태안군청)

슬로푸드 국제대회 ‘맛의 방주’ 선정, '세계적 미식 유산' 증명

2013년 이탈리아 남양주에서 열린 슬로푸드 국제대회에서 한국 식재료 중 여덟 번째로 ‘맛의 방주(Ark of Taste)’에 등재된 태안 자염은, 전 세계 1,200여 종의 전통 식재료 중 뛰어난 풍미와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은 사례다.

유럽의 플뢰르드셀(Fleur de sel)이나 히말라야 핑크솔트와 견주어도 손색없는 미네랄 균형과 고유 풍미를 지닌 자염은,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셰프들이 애용하는 고급 요리 재료로 자리잡으며 한국을 대표하는 아티장 소금으로 떠올랐다.

이 같은 국제적 인정은 태안 자염이 단순 식재료를 넘어, 한국의 소금 제조 전통과 한반도 갯벌 생태계의 가치를 전 세계 미식가에게 알리는 문화 전령 역할을 수행함을 보여준다.

'전통공정 회복과 과학적 가치의 만남', 과거 바닷바람 따라 통자락 방식 부활

2001년, 태안문화원 정낙추 이사를 중심으로 지역 어르신들의 기억을 토대로 시작된 자염 복원 작업은 문헌 대신 오류 가능성 높은 구전(口傳)에 의존해야 했기에 난항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조수 간만의 차를 활용해 갯벌에 해수를 모으고, 황소의 힘으로 토양을 갈아 쌓아 올린 뒤 10여 시간에 걸쳐 천천히 끓이는 ‘통자락 방식’ 복원에 성공하며, 사라졌던 전통기술이 1,400년의 공백을 깨고 되살아났다.

이 과정에서 태안만의 독특한 갯벌 지형과 갯벌 토양 조성이 오랜 전통공정의 비밀임이 확인되었으며, 이후 근흥면 마금리 ‘낭금갯벌’이 국내 유일의 무제염전 생산지로 자리잡게 되었다.

마른 갯벌 위로 바닷물을 투과시켜 염도를 높인 뒤, 중불에서 10시간 이상 은은하게 끓여내는 공정은 입자 크기를 미세하게 제어해 쓴맛·떫은맛을 완벽히 제거한다. (사진=김지수 기자/태안군청)

지역사회와 정부의 협업...지속가능한 '전통 음식문화 보존 · 확산' 모색

태안군은 군 차원의 ‘자염 명품화 지원사업’을 통해 생산 농가에 설비 개선 자금을 지원하고, 농림축산식품부·문화재청과 협력해 ‘무형문화유산 전통염전’ 등록을 추진 중이다.

또한, 지역 대학과 공동 연구로 자염의 기능성 연구를 확대해 건강식품·약용화장품 소재로의 활용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명품 자염을 기반으로 태안의 해양문화와 생태자원을 알리는 한편, 전통 생산 기술을 다음 세대에 전수해 우리 식탁 위에 살아 있는 문화유산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태안 자염이 그 풍미와 문화적 깊이를 바탕으로 국내외 미식가들의 사랑을 받으며, 한국 전통 소금의 위상을 한층 더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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