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에게는 아직 열두 척의 배가 있습니다(금신전선상유십이 今臣戰船尙有十二)” 보성열선루공원에서 이순신 정신 되살려...10월 24~26일, 차(茶)·청년·유산이 하나 되는 역사 문화 대향연
- 김철우 보성군수 “이순신 장군과 보성의 인연 널리 알려 보성군민의 자긍심 나누는 자리...보성다향대축제와 함께 또 하나의 전국 축제로 성장시킬 것”
[한국지방정부신문=정양기, 조용원 기자] 전국의 각 지방정부들의 축제 기획이 ‘분산’에서 ‘융합’으로 진화하고 있다.
각 지방정부에서 계절적으로 각기 열리던 문화, 역사, 자연, 청년, 먹거리, 전통 분야의 축제를 하나의 통합된 테마로 묶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흐름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녹차수도’ 전라남도 보성군(군수 김철우)이 그 선도적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오는 10월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간 보성열선루공원에서 열리는 ‘제1회 보성 열선루 통합축제’는 그러한 흐름의 대표적 모델로 평가받는다.
단일 주제를 넘어 역사와 차(茶), 청년, 전통, 자연을 아우르는 융합형 복합 콘텐츠로 구성되어 새로운 지역축제의 가능성을 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열두 척의 배’로 상징되던 이순신 장군의 단호한 정신이 다시 깨어나는 이번 축제는 그 정신의 부활이자, 대한민국 지역축제의 진화된 방향을 제시하는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보성군, ‘융합 콘텐츠 통합축제’ 트렌드를 선도하다
최근 각 지방정부들은 개별 축제의 운영 효율성과 문화적 파급력을 고민하며 "융합형 통합축제" 모델을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다양한 주제를 하나의 테마로 묶어 축제의 깊이와 폭을 동시에 확장하고 지역민과 관광객 모두가 체험하고 공감할 수 있는 입체적 공간을 구성하려는 시도다.
보성군은 이미 대한민국 대표축제인 보성다향대축제를 비롯하여 서편제보성소리축제, 보성세계차박람회, 다청년페스티벌, 국가유산야행, 전남우수분재대전 등 전국적인 브랜드 축제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단순한 병렬적 나열이 아니라 충무공 이순신 장군과 ‘열선루’라는 역사적 상징을 중심 축으로 삼아 이 모든 축제를 유기적으로 연결짓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시도한다.
이순신 장군, 보성 열선루서 “신에게는 아직 열두 척의 배가 있습니다(금신전선상유십이 今臣戰船尙有十二)” 장계 올려...‘의향 보성’의 위상을 세우는 역사문화축제
이번 통합축제의 핵심은 보성의 역사적 자산인 ‘열선루(列仙樓)’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정신이다.
‘열선루’는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선조에게 올린 명장계 “신에게는 아직 열두 척의 배가 있습니다(금신전선상유십이 今臣戰船尙有十二)”가 작성된 장소로 절체절명의 상황에서도 굳은 결의를 다졌던 상징적인 역사 공간이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신에게는 아직 열두 척의 배가 있습니다”라는 장계는 1597년 정유재란 당시, 조선 수군이 칠천량 해전에서 크게 패하고 전멸하다시피 하자 조정에서 수군 폐지론이 제기되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작성되었다.
당시 이순신 장군은 경상우수사로 재임명되어 보성의 ‘열선루(列仙樓)’에 머무르고 있었으며, 이곳에서 선조에게 올린 장계를 통해 아직 열두 척의 전선이 남아 있음을 알리고 싸움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굳은 결의를 천명했다.
이 장계는 조선 수군의 명맥을 이은 결정적 전환점이 되었으며, 이후 명량해전의 승리로 이어져 나라를 구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보성 ‘열선루’는 이처럼 조선 역사에서 가장 절망적인 순간에 희망과 용기를 전한 이순신 정신의 상징적 장소로 남아 있다.
보성군은 이 역사적 장소와 의미를 단순 재현이 아닌 현대적 체험과 문화적 콘텐츠로 확장하여 전 국민이 함께 느끼고 공감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전국 장계 대회’, ‘이순신 장군 주제 공연’, ‘역사 강연’, ‘열선루 체험존’ 등은 이순신 정신을 되살리는 동시에 역사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콘텐츠로 기획되었다.
개별 축제의 힘, 통합으로 확장되다
함께 치러지는 ‘보성세계차박람회’는 국내 차(茶) 산업의 중추로서, 보성의 청정 자연과 깊은 차 문화를 알리는 대표 축제다.
차 품평대회, 티 아트 페스티벌, 차 예절 경연대회 등은 이번 통합축제에서도 핵심 콘텐츠로 자리잡는다.
단순한 시음 행사에서 벗어나 차와 예술, 차와 청년, 차와 전통이라는 다층적 주제로 진화하고 있다.
또한 ‘다청년페스티벌’은 청소년과 청년의 끼와 열정을 무대 위로 끌어올린 세대공감형 축제로, 청소년 댄스·밴드 공연, 청청가요제, 청년존 등을 통해 세대 간 교류의 장을 만든다.
이번 통합축제에서도 청년문화가 주체가 되어 역사와 전통을 새롭게 해석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국가유산야행은 지역의 야간 문화유산을 활용한 체험형 야행 프로그램으로, 밤을 배경으로 전통문화를 감각적으로 재현한다.
이번 보성 통합축제에서는 열선루와 주변 유적지를 활용해 야경과 함께하는 문화 해설, 조명 전시 등으로 구성된다.
’전남우수분재대전‘은 자연예술의 정수를 선보이는 전시로 정교한 분재 작품들을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과 인내의 미학을 보여준다. 이번 축제에서는 분재 전시와 함께 체험 및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전 세대의 관심을 끌어낸다.
다채로운 프로그램, 전 세대를 아우르는 콘텐츠
‘보성 열선루 통합축제’는 특정 세대나 분야에 편중되지 않고, 유아부터 고령층까지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맞춤형 프로그램을 포함하고 있다.
청소년 댄스 공연과 가요제, 다문화 체험 행사, 학생 차 예절 대회 등은 세대와 국적을 넘어 지역사회가 하나 되는 장을 마련한다.
특히 역사와 차, 청년 문화가 하나의 축제 안에서 서로를 비추며 결합하는 방식은 기존 축제들과의 가장 큰 차별점이다.
개별 행사의 단조로움을 넘어 “보성다운 콘텐츠의 종합 선물세트”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전국적 축제’로 도약하는 보성의 의지
김철우 보성군수는 “보성의 정신과 자원을 총체적으로 결집한 이번 통합축제를 통해 이순신 장군과 보성의 역사적 인연을 널리 알리고, 군민과 관광객 모두가 자긍심을 공유하는 계기로 만들겠다”며 “보성다향대축제와 함께 하반기 보성을 대표할 전국 축제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보성 열선루 통합축제’는 단순히 여러 축제를 한 자리에 모은 조합이 아니라, 보성이라는 지역이 가진 정체성과 역사, 문화를 입체적으로 풀어내는 기획으로 지방 축제의 새로운 진화 방향을 실험하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순신의 결의에서 출발해 차의 품격으로 잇고, 청년의 열정과 전통의 품으로 완성되는 이 통합축제는 과거와 현재, 세대와 문화를 연결하는 통로가 되며, 앞으로 한국형 융합 축제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