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양도성·북한산성·탕춘대성 결집…조선 후기 수도 방어체계의 정수 드러내다
- 서울·경기·고양시 손잡고 2027년 등재 목표
[한국지방정부신문=박상대 기자] 서울특별시(시장 오세훈)의 ‘한양의 수도성곽’이 최근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의 예비평가에서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는 잠재력을 인정받은 가운데, 시는 ‘한양의 수도성곽’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대상 후보로 확정하며 국내 심의 절차를 모두 마무리했다.
이는 서울시가 관련 성곽유산을 세계유산 등재 대상으로 공식 신청한 첫 사례로, 2026년 등재신청서 제출과 2027년 등재를 목표로 본격적인 국제 심사 준비에 돌입한다.
앞서 2022년 문화유산위원회는 이 유산을 ‘우선등재목록’에 추천했으며, 잠정목록 선정에서 신청대상 확정에 이르는 네 단계의 엄격한 절차를 통과했다.
한양도성·북한산성·탕춘대성, 조선 수도방어의 집대성
‘한양의 수도성곽’은 ▲한양도성(1396년 축조 시작) ▲북한산성(보강 공사 1711년) ▲탕춘대성(방어 시설 완비 시기 18세기 초)를 아우르는 성곽유산이다.
이들 축성물은 조선 후기 한양(오늘날의 서울)이 북방 침입 위협으로부터 수도를 방어하기 위해 세운 입체적 방어망으로, 그 규모와 완성도 면에서 동아시아 성곽 축성 전통의 정수를 보여 준다.
특히 한양도성은 서울 도심을 18.6㎞로 둘러싸고 있어, 도성 내부 주민의 삶과 관리 체계를 엿볼 수 있는 역사·문화적 가치를 지닌다.
ICOMOS 예비평가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 긍정적 암시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심사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다.
최근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가 진행한 ‘한양의 수도성곽’ 예비평가에서, 유산의 진정성과 완전성이 국제 기준을 충족한다고 호평하며 등재 가능성에 청신호를 보냈다.
ICOMOS는 특히 조선 후기 수도방어체계가 동시대 타국과 구별되는 독창성을 지니고 있으며, 보존 상태 역시 양호하다고 진단했다.
서울·경기도·고양시 공동 협력 모델로 확산성 극대화
서울시는 경기도 및 고양시와 2021년부터 ‘한양의 수도성곽’ 등재를 위한 협업체계를 구축해 왔다.
각 지방정부가 관할 성곽 구간의 보존·정비 사업을 병행 추진하며, 공동 연구·홍보·관리 매뉴얼까지 마련했다. 이 같은 다자 협력 모델은 지방정부 간 문화유산 관리의 새로운 표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서울시는 유네스코 등재 이후에도 시민 참여형 해설 프로그램과 스마트 가이드 앱을 통해 성곽유산의 가시성을 높이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계획이다.
김태희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한양의 수도성곽’은 조선의 독창적인 도시방어전략과 성곽 축성 전통의 정수를 보여주는 세계적인 가치를 지닌 유산”이라며 “2027년 세계유산 등재를 목표로 마지막까지 빈틈없이 준비해 ‘한양의 수도성곽’의 역사적 가치를 세계에 알리겠다”고 강조했다.
세계유산 등재로 서울 문화관광·국제적 위상 동시 제고
현재 전 세계에는 1,248개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등재돼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17건의 세계유산이 등록돼 있다. 이 가운데 서울시는 창덕궁·종묘·조선왕릉 등 3곳의 문화유산이 포함되어 있다.
‘한양의 수도성곽’이 등재되면, 서울의 세계유산 네 번째 지정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지님은 물론, 수도 서울이 지닌 역사문화 자산의 폭과 깊이를 국제 무대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이를 통해 문화관광 경쟁력을 강화하고, 시민의 역사 의식 함양을 도모하는 등 다양한 파급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