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방정부신문=박영신 보도위원] 최근 한국 헌정사상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이라는 치욕 속에서 광복 80주년을 맞이한 오늘은 ‘진짜 대한민국의 광복’을 되새겨 본다. 비상계엄·내란 정국을 뚫고 지난 6.3 대선에서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은 평소 지론이었던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을 오늘 광복절 기념사에서도 또다시 강조했고 이미 실천에 옮기고 있다.
이 똑같은 말을 특히 ‘호남’을 향해서 강조하고 실천에 옮기고 있는 사람이 또 있다. 지난 8월 2일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서 61.74%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대표에 당선된 정청래 대표다.
민주당 대표 임기는 현 대통령인 전임 이재명 대표의 잔여임기인 내년 8월1일까지 1년이지만, 내년 6.3 지방선거를 ’압승‘으로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아 한 번 더 ‘연임’한다고 할 때 2028년 4월 국회의원 총선에서 공천권을 행사하며 또다시 총선에서 국민의 신뢰를 받아 압승할 경우 차기 ’대선 주자‘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동안 귀추가 주목되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신임 대표가 지도부 구성을 사실상 마무리한 가운데 ‘호남출신’ 인사들이 대거 지도부에 입성함으로써 정청대 대표의 “특별한 희생엔 특별한 보상” 발언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호남 인사들이 전국적 인지도를 쌓을 좋은 기회라는 평가가 나오는 한편 정 대표가 ‘차기대선’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먼저 지명직 최고위원에 3선인 전남 무안 출신 서삼석 의원을 지명했다. 정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삼석 의원의 '최고위원' 지명에 대해서 호남의 역사와 정신이 당 운영 전반에 반영된 것이라고 기대한다며 지명 취지를 밝혔다.
그리고 광주 광산(을)의 민형배 의원이 역대 정권에서 ‘난공불락’과 같이 요새화된 '검찰권력'을 해체하고 그 권력을 국민에게 다시 돌려줄 막중한 사명감을 완수해야만 하는 ''검찰개혁특위 위원장에'' 임명됐다.
또 장흥 출신의 백혜련 의원이 ''사법개혁특위 위원장''에 임명됐으며 전남 보성 출신 이해식 의원이 전략기획위원장, 전북 정읍 출신 임오경 의원이 민원정책실장, 정책위 경제수석부의장에 전북 부안 출신의 유동수 의원, 사회수석 부의장에 전남 영암 출신 최기상 의원이 임명되었다.
전북 익산 출신의 한민수 의원과 전주 출신 김영환 의원은 각각 대표 비서실장과 정무실장에 발탁됐다. 법률위원장에는 전주 출신의 이성윤 의원이, 윤리감찰단장엔 광주 광산의 박균택 의원이 임명됐고, 원내 대변인에 광양 출신 권향엽 의원과 제주도 출신 문대림, 부승찬 의원이 임명됐다.
정청래 대표가 민주화에 기여한 호남에 "특별한 혜택"을 주어야 한다고 천명한 후 호남 인사들이 잇달아 지도부에 입성했는데 호남에 지도자급 정치인이 없다는 아쉬움 속에 모처럼 전국구 인사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됐다.
특히 정 대표가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모두걸기’를 하겠다고 밝히면서 정치 지형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정청래 대표는 "내년 민주당 지방선거 후보자들을 가장 강한 후보로 만드는 데 모든 당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개혁입법'과 '민생회복'을 기치로 세운 더불어민주당의 정청래호, 첫 시험 무대인 개혁 입법 추진 과정에서 '호남출신' 인사들이 제 역할을 하게 될지 주목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본격적인 호남 챙기기의 선봉장 역할을 할 ‘호남특별위원회’ 위원장에 3선 무안군수 출신의 3선 서삼석 최고위원을 임명했다.
이는 정청래 대표가 그동안 주장해 왔던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혜택을 주어야 한다"는 호남에 대한 배려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이며 지난 대선에 대한 호남의 '헌신'과 '희생'에 대한 응분의 '보상'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호남발전특위’는 그동안 민주화의 성지로 일컬어졌던 광주와 호남에 대한 기존의 가치 보존을 뛰어넘는 새로운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하는 거대한 "호남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
그동안 '호남'이라는 소외받고 외면당한, 그리고 인구소멸과 지역소멸 이라는 동시 위기에 처해있는 열악한 지역 환경을 일거에 탈피해 지속 발전 가능한 인프라를 구축해서 획기적인 호남발전을 꾀하기 위한 웅장한 그림인 것이다.
‘호남발전특별위원회’는 "호남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약무호남 시무국가 若無湖南 是無國家)라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정신과 맥락이 일치한다.
임진왜란 당시 호남의 전장터를 찾은 서애 유성룡에게 이순신 장군이 직접 써준 "재조산하(再造山河)" 산과 강을 다시 만든다, 그러니까 다시 나라를 세운다는 뜻이다.
앞서 지난 2월 22일 광주광역시청에서 창립 출범식을 가진 (사)호남소사이어티라는 민간단체가 뒤늦게 지역민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호남 천년의 창(窓)' '1800만 호남인의 집단지성 싱크탱크'인 사단법인 호남소사이어티가 창립 출범하며 기치로 내건 '새로운 호남시대를 위하여' '호남 공동체발전' '호남 100년 인재의 발굴' '호남정신의 재창조'와 '미래 호남 천년의 대안 모색'을 창립정신으로 출발한 ‘호남소사이어티’와 ‘호남발전특위’는 일맥이 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국가에서 어떤 특정한 지역에 대해 ‘호남발전특위’를 구성 해준다는 것은 아마도 정당사상 아니 대한민국 건국 이래 처음 있는 일이어서 놀랍고 또 놀라울 뿐이다. 이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정청래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동안에 호남 출신 당 대표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 한 분이었지만 민주당 계열 정당에서 호남 다선 의원치고 원내대표, 당대표 아닌 사람이 없을 정도로 호남 출신들이 전부 당대표를 독식했는데도 누구 하나 "호남발전특별위원회"를 구성은 커녕 생각이나 해봤던가?
지면이 좁지만 한번 이름을 거론해 보자. 민주당의 역사를 거슬러 가보면 1987년 말 13대 대선을 앞두고 김영삼의 통일민주당과 김대중의 평화민주당으로 갈라졌는데 이 평화민주당이 현재 더불어민주당의 실질적인 전신이다.
창당 초기 김대중 총재를 비롯해서 김원기, 한광옥, 한화갑, 박상천, 임채정, 정동영, 신기남, 정세균, 박지원, 이낙연, 송영길까지 원내대표를 제외하고도 십수 명이 있었다. 이 중에는 단 한 번도 하기 힘든 당대표를 수 차례씩 역임한 인물도 수두룩하다.
이 모든 당대표를 합쳐도 정청래 만큼 '호남발전'을 위해 ‘특위’를 구성한 당대표는 그 누구도 없었다. 심지어 김대중 대통령조차도 생각하지 못했던 이 거담을 실행에 옮겼던 것이다.
정청래는 평소의 지론대로 "폭풍우처럼 몰아쳐서 전광석화처럼 해치워야 한다"며 "추석 선물로 이 모든 것을 국민들께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정청래 당대표가 후보 시절인 지난 7월11일 오후 전북특별자치도의회 기자실을 찾아 자신이 ‘전북 출신’임을 강조하며 도민들과 권리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민주당의 강력한 개혁 의지를 천명했었다.
그때 정 후보는 "어머니의 고향이 전북 완주이고 아버지가 전북 금산이다“며 "10남매 중 9번째까지는 모두 전북출생인데 자기만 행정구역 변경으로 충남 태생이 됐지만 우리 집안은 원래 전라북도다"며 전북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여러 가지로 낙후된 전북 발전을 위한 십여 가지의 선거공약을 발표했는데 그 중에 필자의 눈에 띈 것이 ‘동학농민혁명정신’의 헌법전문 수록을 약속했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선거공약으로 내건 ‘5,18광주민주화 운동정신’의 헌법전문 수록과 함께 ‘동학농민혁명정신’ 까지 대한민국 헌법전문에 수록된다면 이 얼마나 가슴 뛰는 일인가?
지금까지 호남의 정치인 중에서 이렇게 가슴 벅찬 울림을 주었던 인물이 있었던가 한마디로 감동 그 자체이다.
전북특별자치도와의 특별한 인연을 강조하며 전북 발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준 정청래 대표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자.
정 대표가 자신이 ‘전북 출신’이라고 밝힌 것은 분명히 근거가 있는 말이다.
충남 금산군은 원래 전라북도였다. 1962년까지는 전라북도에 속해 있었지만 갑자기 1963년 1월부터 충청남도로 편입됐다.
이에 대해선 5,16군사정변에 가담한 육사8기 출신의 공화당 금산 국회의원인 길재호가 주도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박정희의 처조카인 김종필과 당시 거물 정치인 유진산의 합작품이란 설도 있는데 그 내막에 대해서는 논외로 치자.
충남 금산군은 과거 전라북도 '산하'였던 지리적 특성상 호남지역과 더욱 인접해 있어서 프로 스포츠에선 호남 연고팀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프로축구 K-리그에선 대전 하나시티즌보다 1부리그에 더 오래 있었고 우승 경험이 많은 전북 현대모터스를 응원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프로야구 KBO 리그는 가까운 대전을 연고지로 하는 한화이글스 보다 KIA 타이거즈를 응원하는 팬들도 많다.
금산군과 익산의 황화면(현 논산시 연무읍)이 충남으로 편입된 지 60년이 넘도록 전북에선 충남 편입에 대한 울분이 가시지 않은 것도 금산군이 전북의 관내 군 중에서 가장 부유한 군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금산군은 군 단위 인구로는 12만여 명(2025.7월 현재 4만9266 명)에 달하는 초대형 군이며 전국 인삼 생산 및 유통량 1위이며, 1인당 지역 총생산(GRDP)이 ‘전북 1위’로 전북의 3대 도시인 전주시, 군산시, 이리시보다 높았다.
당시 전북 세수의 30%가 금산군에서 나왔을 정도였다고 한다. 계란으로 말하면 노른자위를 빼앗긴 것이다. 지금도 금산군과 황화면을 전라북도로 반드시 환원시키자는 전북도민들의 염원이 응어리져 있다.
이러한 것을 잘 알고 있는 정청래가 “나도 전북 사람입니다~”라고 외치는 것은 단순한 정치적 수사가 아닌 당연한 역사적 서사인 것이다.
따지고 보면 정청래도 이재명의 소년공 못지않은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금산 시골에서 농사지으며 공부를 병행하던 정청래에게 아버지가 학교까지 쫒아와 "뭐하러 공부하냐"며 죽도록 농사일만 시켰던 정청래는 돈이 없어 밥을 굶고 친구들에게 얻어먹고 살았던 가난한 대학생 시절에도 독재정권 타도에 목숨 걸고 앞장섰던 열혈남아였다.
미문화원 사건으로 감옥살이를 하며 내공을 키운 운동권 출신의 정청래와 결혼했던 전남 강진 작천면 출신의 부인 김인옥 여사 역시 ‘부창부수’가 아닐 수 없다.
약사인 그녀는 1993년 한·약분쟁 사건 때 밤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정청래가 투쟁방향 등을 조언해 주었고 그 열정적인 모습에 반한 그녀가 먼저 프로포즈를 했다고 한다.
정청래는 지난 6·3 대선 직후 민주당 국회의원들의 입각 소식이 나돌던 시기에 유튜브 방송에서 "자신은 임명직은 절대 안 한다" "장관은 물론 국무총리도 안 하겠다" "오직 ‘선출직’만 하겠다. 두고 보라"고 말했다.
장관도 국무총리도 안 하겠다면 정청래의 다음 ‘선출직’ 목표는 무엇일까? 정청래의 다음 ‘목표’가 무엇인지 알 수는 없지만 그 목표가 꼭 이뤄지길 바라며 ‘용감한 전북인’의 피가 흐르고 있는 그의 지극한 ‘호남 사랑’에 대해 존경과 경의를 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