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자발적 실천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체계 최초 도입..."시민이 스스로 일상에서 정책의 주체가 되어 변화를 만들어가는 구조, 그것이 바로 ‘대자보 도시 광주’ 정책의 핵심"

오는 9월부터 시작되는 ‘광주형 시민참여수당 시범사업’은 전국 최초로 시행되는 혁신적 제도로, 단순히 지원금을 나누어 주는 정책이 아니라 시민 스스로 일상 속에서 공익적 실천을 이어가도록 장려하고 그 보상으로 도시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키우려는 도전이다.(사진=조용원 기자/광주시청)
오는 9월부터 시작되는 ‘광주형 시민참여수당 시범사업’은 전국 최초로 시행되는 혁신적 제도로, 단순히 지원금을 나누어 주는 정책이 아니라 시민 스스로 일상 속에서 공익적 실천을 이어가도록 장려하고 그 보상으로 도시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키우려는 도전이다.(사진=조용원 기자/광주시청)

[한국지방정부신문=정양기, 조용원 기자] 광주광역시(시장 강기정)가 또 한 번 새로운 혁신의 길을 열어가고 있다.

오는 9월부터 시작되는 ‘광주형 시민참여수당 시범사업’은 전국 최초로 시행되는 혁신적 제도다.

단순히 지원금을 나누어 주는 정책이 아니라 시민 스스로 일상 속에서 공익적 실천을 이어가도록 장려하고 그 보상으로 도시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키우려는 도전이다.

광주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대자보 도시(대중교통·자전거·보행 중심 도시) 광주’의 비전을 실현하고 나아가 시민 주도의 도시 변화를 이끌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전국 최초, 시민이 주인이 되는 보상체계

그동안 환경친화적 교통정책이나 보행 장려 정책은 전국 곳곳에서 시도 되어 왔다.

하지만 시민의 자발적 실천에 대해 실질적인 보상체계를 도입한 것은 광주광역시가 처음이다.

‘시민참여수당’은 단순한 교통정책이나 복지 수당을 넘어 시민의 작은 행동을 공익적 가치로 인정하고 그 가치를 사회적으로 환류시키는 장치다.

시민이 버스를 타고, 자전거를 이용하고, 차 대신 걷는다는 단순한 선택이 이제는 도시의 미래를 바꾸는 참여 행위로 재정의된다.

이러한 발상의 전환은 광주가 ‘민주·인권·평화’의 도시 정신을 계승해 지속가능성과 시민 자치를 접목시킨 결과로 볼 수 있다.

일상 속 참여, 모바일 앱으로 실천 인증

이번 시범사업은 9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3개월 동안 운영되며, 모바일 앱 ‘워크온(Walk On)’을 통해 활동 실적을 인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시민은 워크온 앱을 설치한 뒤 주어진 6개 과제를 수행하면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다.

일반 미션으로는 ▲광주 시내버스·지하철 이용 ▲생활 속 자전거 타기 ▲하루 8000보 이상 걷기 등이 있다.

또한 특별 미션으로 ▲‘걷기 좋은 길’ 방문 ▲‘차 없는 거리’ 행사 참여 ▲지패스(G-PASS) 선불카드 발급 등이 포함되어 있다.

각각의 활동은 포인트로 환산되며, 최대 3만 포인트(3만 원 상당 모바일 온누리상품권)를 받을 수 있다.

이는 단순한 보상이 아니라 시민의 일상을 데이터화 하고, 도시 정책으로 연결하는 실험적 모델이기도 하다.

하루에 여러 미션을 수행하면 모두 인정되지만 같은 미션은 1일 1회만 가능해 공정성과 참여 분산을 고려한 설계가 돋보인다.

2000명 선발, 생활 속 변화의 시작

참여자 모집은 8월 20일부터 26일까지 일주일간 진행되며 광주에 주소를 둔 만 14세 이상 시민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모집 인원은 2,000명으로 제한되며 초과 시 추첨을 통해 선정된다. 외국인 주민도 참여할 수 있으나 보상 지급은 주소 요건 충족자에 한한다.

광주시는 2,000명의 시민이 보여줄 일상 속 변화와 실천이 곧 도시 전체에 확산되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청소년과 청년층, 직장인, 고령층까지 다양한 세대가 함께 참여한다면 ‘대자보 도시 광주’라는 슬로건이 단순한 구호가 아닌 생활 속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포스터=광주광역시
포스터=광주광역시

왜 ‘대자보 도시 광주’인가?

‘대자보 도시’는 대중교통(대), 자전거(자), 보행(보)를 중심에 둔 광주형 도시 모델을 뜻한다.

자동차 중심에서 벗어나 사람과 환경을 위한 공간을 넓히고, 탄소배출을 줄이며, 건강한 생활 문화를 확산시키는 목표다.

지금까지 광주는 친환경 교통체계와 걷기 좋은 도시 조성에 힘써왔다. 하지만 정책은 종종 ‘시민 참여’라는 벽 앞에서 속도를 내지 못했다.

이번 ‘시민참여수당’은 바로 이 한계를 넘어서는 정책이다. 시민이 스스로 일상에서 정책의 주체가 되어 변화를 만들어가는 구조, 그것이 바로 ‘대자보 도시 광주’ 정책의 핵심이다.

참여의 가치, 지속가능한 미래로

광주시는 이번 시범사업을 단순한 이벤트로 끝내지 않고 성과를 면밀히 평가해 내년 제도 도입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참여자들의 활동 데이터는 향후 보행 인프라 확충, 대중교통 서비스 개선, 자전거 도로 정책 등에 중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박윤원 자치행정과장은 “시민참여수당은 시민 스스로 도시 변화를 이끄는 동력을 북돋고, 건강한 도시를 만드는 광주의 새로운 정책”이라며, “걷고 타고 느끼는 작은 실천이 곧 광주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여는 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국적 확산의 모델이 될까

광주의 이번 시범사업은 다른 지자체에도 큰 울림을 줄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교통복지’나 ‘환경보호’는 행정 주도형 정책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광주가 보여주는 방식은 시민을 파트너로 인정하고, 공익활동의 가치를 금전적 보상으로 제도화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향후 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광주형 시민참여수당’은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을 전망이다.

기후 위기 대응, 도시 재생, 지역 공동체 회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민참여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모델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작은 실천이 바꾸는 큰 미래

버스를 한 번 더 타고, 자전거를 한 번 더 이용하며, 하루 8,000보 걷기를 실천하는 것, 어쩌면 대단치 않아 보이는 행동들이 모여 도시의 변화를 이끌고, 나아가 기후 위기 시대에 대응하는 지역의 해법이 된다.

광주는 전국 최초의 ‘시민참여수당’ 시범 운영을 통해 작은 실천을 사회적 가치로 전환하는 새로운 길을 열어가고 있다.

이 길은 쉽지 않을 수 있지만 분명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임은 틀림없어 보인다. 광주가 던진 이 실험적 도전이 성공한다면 ‘대자보 도시 광주’는 한국 도시정책사의 새로운 장을 열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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