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비 1억원 확보로 3년간 약 100개 고령자 일자리 창출과 외식업 혁신 동시에 노린다
- 보건복지부·한국노인인력개발원 공모에서 '부울경 유일' 선정…공적자금과 컨설팅 확보, 사업 안정성 높여
- 청년의 창의성과 시니어의 숙련 만나는 ‘세대 통합’ 운영구조, 지역 상권·사회적 가치 동시 제고 목표
[한국지방정부신문=이상금 기자] 울산 남구(구청장 서동욱)가 추진하고 있는 전국 최초의 노인일자리 초밥전문점 ‘스시은’ 사업이 단순한 상업 창업이 아니라 고령사회 대응 실험으로 인정받아 국비 확보를 통해 더 탄력을 받는다.
‘스시은’ 프로젝트는 국비 1억 원 확보 → 시범운영 → 성과측정 → 확산 가능성 타진이라는 정책적 실험의 전형적 궤적을 따를 것으로 보인다.
성공 요인으로는 실수요가 있는 입지 선정, 청년·노인 간 역할 분담의 명확성, 제품(메뉴)과 서비스의 경쟁력, 공적 컨설팅을 통한 경영·마케팅 지원 등이 꼽힌다.
서동욱 남구청장은 “노인복지를 최우선으로 하는 정책 의지의 결과”라며 향후 초고령사회에 대응하는 “대안적이고 선도적인 모델 제시” 의지를 전했다.
이와 관련해 울산 남구는 보건복지부가 주최하고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하 노인인력개발원)이 주관한 ‘2025년 노인일자리 초기투자비 공모사업’에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유일하게 선정되어 국비 1억 원을 확보했다.
이는 단순한 보조금 확보를 넘어, 중앙정부 수준의 사업설계·운영 컨설팅을 함께 받는 기회를 의미한다.
이번 공모는 창업 준비 또는 도약 단계에 있는 공동체사업단을 대상으로 초기 자금을 지원해 사업의 내실화와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운영되는 공익적 프로그램이다.
남구가 제출한 사업계획서의 핵심은 ‘스시은(銀)’이라 명명된 전국 최초의 노인일자리 초밥전문점 모델로, 신선하고 건강한 식재료로 가성비 높은 초밥 메뉴를 제공하면서 청년층·가족단위 고객을 주요 수요층으로 겨냥한다는 점이다.
지방정부가 ‘외식업’ 분야를 노인일자리의 무대로 삼은 사례는 드물며, 특히 “시니어가 핵심 인력으로 참여하는 초밥 전문점”이라는 콘셉트는 국내에서 사실상 최초 시도에 해당한다.
이 점에서 남구의 선택은 고령자 일자리의 영역을 ‘전통적 공익형’에서 ‘시장형·창업형’으로 확장하려는 정책적 방향과 맥을 같이한다.
‘스시은’은 단순 고용 확대가 아니라 세대 간 협업을 설계한 운영모델이다. 계획상 청년층은 초밥 제조와 신메뉴 개발, 마케팅과 온라인 홍보를 담당해 민첩하고 트렌디한 소비자 접점을 만들고, 노년층은 오랜 경험과 숙련된 기술을 바탕으로 주방보조·매장 운영·포장 등 실무를 책임진다.
사업안에는 3년간 약 100명의 노인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는 수치가 명시되어 있어, 단기간의 일자리 제공을 넘는 규모 목표가 설정되어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세대 통합형’ 모델이 단순한 고용확대 이상의 사회적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본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 관계자 및 관련 연구들은 세대 통합형·시장형 일자리가 노인에게 경제적 소득 보충뿐 아니라 사회적 교류·자존감·건강 개선 등 비경제적 효과를 제공할 수 있음을 지적해 왔다.
특히 숙련노인의 경험이 청년의 기술·감각과 결합되면 서비스 품질과 운영의 안정성이 높아지는 동시에 지역사회 내 세대 간 이해·연대가 촉진된다는 점이 반복적으로 제시된다.
‘스시은’의 입지를 울산시청 인근 중심상권으로 명확히 설정해 접근성과 홍보효과를 동시에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지역 중심상권에 입점하면 유동인구 확보 및 업무 연계가 용이해 초기 시장검증(테스트)과 안정적 매출 확보에 유리하다.
또한 보도자료는 동일 업종의 밀집도가 높지 않아 메뉴의 차별화와 독창적 운영전략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을 제시하고 있다.
이 같은 입지·상권 전략은 초기자금(국비 1억 원)과 공공 컨설팅이 결합될 때 사업의 리스크를 낮추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노인일자리 분야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가지는 의미를 두 가지 측면에서 평가한다.
첫째, 일자리의 질적 전환이다. 단순한 공익활동이나 단기형 노동이 아닌, 시장에서 경쟁하는 ‘외식업’ 모델에 노인을 전략적으로 배치함으로써 노동의 존엄성과 경제적 보상이 동시에 추구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관련 전문가는 노인일자리의 확대만큼이나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중요하다고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으며, 이번 공모 선정은 그러한 정책지향과 맞물린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둘째, 세대 간 상생의 현장성이다. 학계와 연구보고서는 세대 통합형 사업이 노인 참여자의 생활 만족도·사회적 참여·정신적·신체적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근거를 제시해 왔다.
이러한 연구결과들은 ‘스시은’ 같은 현실의 사업이 단순한 시범이 아니라, 학술적·정책적 근거 위에 설계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따라서 노인과 청년이 역할을 분담해 운영하는 방식은 고령화에 따른 노동공급 변화 속에서 ‘인적자원 재배치’의 한 모델로 유효성을 가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