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적 장소를 잇는 축제, 영등포공원(옛 OB 공장터)에서 맥주의 원조’를 축제로 되살리다,
- 로컬 수제맥주와 대표 브랜드의 동행, 시민 참여형 러닝·체험 프로그램으로 ‘세대 공감형’ 축제 지향
[한국지방정부신문=김미숙 기자] 서울 영등포구(구청장 최호권)가 지역의 산업적 기억을 시민의 일상으로 환원하고, 로컬 문화산업의 활력과 관광 잠재력을 드러낼 기회를 마련한다.
이와 관련해 영등포구는 9월 19~20일 영등포공원에서 여는 ‘제1회 원조맥주 축제’는 단순한 주류 시음 행사를 넘어 이 지역이 지닌 산업·도시적 기억을 현재의 문화자산으로 전환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역사적 장소를 축제로 연결하는 전략, 옛 공장터 지역의 기억과 현재형 즐거움 공유
‘원조맥주 축제’는 대한민국 맥주산업의 출발지라는 역사적 맥락 위에 기획됐는데, 영등포공원은 한때 OB(오리엔탈브루어리) 맥주 공장이 자리하던 부지로, 당시 사용되던 대형 담금솥이 공원 내 랜드마크로 남아 지역의 근대 산업사를 상징한다.
이런 공간적 맥락은 지역 축제가 단순한 소비 이벤트를 넘어 ‘장소 재생(place-making)’의 수단이 되도록 만든다.
도시재생과 산업유산 활용을 연구한 전문가들은, 이전 산업시설의 보존·활용이 지역 정체성을 회복하고 경제·문화적 파급을 낳을 수 있음을 지적해왔다. 이는 영등포 내 다른 이전 공장터의 보전·재활용 사례들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축제의 구성과 시민 참여 기제, 대형 브랜드와 로컬이 공존하는 프로그램 설계
이번 축제에는 전국 12개 수제맥주 업체가 참여, 70여 종의 맥주를 선보인다. 대표 브랜드의 참여는 대중 동원력을, 수제맥주군의 참여는 다양성과 체험의 폭을 제공해 ‘대중성’과 ‘로컬 개성’이라는 두 축을 동시에 충족시키려는 기획으로 보인다.
또한 푸드트럭의 30여 종 먹거리, ‘내가 직접 만드는 수제맥주’ 등 체험형 부대프로그램은 세대 간 취향을 연결하는 장치로 설계됐다.
더불어 축제 전기간(9월 9~20일) 진행되는 ‘러닝크루 챌린지’처럼 온·오프라인을 잇는 참여 캠페인은 지역 주민의 직접적 참여를 유도하여 축제의 지속가능성 면에서 긍정적 신호를 준다.
공연·이벤트 라인업과 지역사회 결합..문화향유의 폭 넓히다
축제의 개막식과 야간 점등식, 인기 밴드 크라잉넛의 축하무대(9월 19일)와 가수 김수찬, EDM 무대, 구민 노래자랑 결승 등으로 짜인 공연 프로그램은 ‘광장형 지역축제’의 전형을 따른다.
이러한 공연 라인업은 지역민과 방문객 모두의 관심을 끌어오면서, 축제의 ‘현장성’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구민 참여형 콘테스트(노래자랑 결승)는 지역 커뮤니티의 응집력을 높이는 계기로 기능할 수 있다.
영등포공원에 남아 있는 담금솥처럼 산업적 표지를 보존하고 이를 축제의 서사로 연결하는 시도는 장소의 역사성을 시민 경험으로 환원하는 의미 있는 실험이다.
도시·지역 연구자는 이러한 접근이 ‘장소 정체성 회복’과 ‘도시재생의 문화적 수단’으로서 기능할 수 있음을 연구를 통해 보여주었다.
산업유산 활용 의미와 향후 과제, '역사 기억' 어떻게 시민 자산으로 전환할 것인가
학계에서는 단발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도록 거버넌스와 시민참여 구조를 튼튼히 하여 공원과 주변 상권, 역사유산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장기적 전략을 병행할 것을 권고한다.
영등포 내 다른 이전 산업시설 보전·활용 사례 연구들 또한 이 같은 통합적 접근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도시·지역 연구 분야의 연구자들은 이번 축제가 가진 의미를 ‘기억의 활성화’와 ‘장소성 재구성’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
예컨대 영등포 지역의 이전 공장터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은, 산업유산의 보전과 문화적 활용이 지역 정체성 회복과 도시재생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음을 제언해왔다.
축제가 그저 한시적 소비 이벤트로 끝나지 않고 영등포의 역사적 서사를 지속적으로 드러내며 지역 경제·문화 생태계와 연계될 경우, 지역 브랜드 강화와 관광·문화적 부가가치 창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관련 연구는 또한 거버넌스(지방정부·기업·시민·학계)의 협력과 시민 참여 확대가 성패를 가를 핵심이라고 지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