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민간 손잡아 가격과 품질을 동시에 잡다...CJ프레시웨이·서울광역자활센터 협력으로 가능한 ‘균형 한 끼’

- 헌 옷 수거해 수선·판매까지...영의정 연계 ‘영희네알뜰가게’로 지역 자원순환과 소득 지원 병행

영등포구는 지난 9월 3일 개소한 한그릇도시락 사업단 ‘삼공(30)식탁’을 통해 관공서와 소규모 시설을 우선 대상으로 균형 잡힌 한 끼를 3,900원에 제공하는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진=김미숙 기자/영등포구청)
영등포구는 지난 9월 3일 개소한 한그릇도시락 사업단 ‘삼공(30)식탁’을 통해 관공서와 소규모 시설을 우선 대상으로 균형 잡힌 한 끼를 3,900원에 제공하는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진=김미숙 기자/영등포구청)

[한국지방정부신문=김미숙 기자] 서울 영등포구(구청장 최호권)가 ‘공익과 자립을 동시에’라는 목표를 앞세운 두 가지 실험적 시도를 빠르게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 

영등포구는 9월 초 지역자활센터와 손을 맞잡고 서울시 자활사업 역사상 처음으로 ‘자활형 도시락 배달’ 모델을 출범시켰다.

구는 지난 9월 3일 개소한 한그릇도시락 사업단 ‘삼공(30)식탁’을 통해 관공서와 소규모 시설을 우선 대상으로 균형 잡힌 한 끼를 3,900원에 제공하는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주문·구독은 카카오톡 채널 ‘30식탁 영등포점’에서 가능하며, 다만 배달 구독료는 별도 부과된다. 이 사업은 CJ프레시웨이와 서울 광역자활센터와의 협약을 통해 식자재를 저렴하게 공급받는 구조를 갖추었다. 

이와 병행해 영등포구는 9월 11일 영희네알뜰가게(영신로9나길 16-1)를 새로 열어, 영의정(영등포구 의류 정거장)에서 수거한 의류를 세탁·수선해 저렴하게 재판매하는 ‘되살림’ 모델을 본격 가동한다.

매장은 판매 공간과 보관 창고를 함께 갖추고 있으며, 기업·개인 기부의 새 제품도 함께 취급해 소비자 선택 폭을 넓힌다.

구는 이 두 사업을 통해 단순 일자리를 넘어 지역의 자원순환과 공익적 가치를 동시에 확산시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왜 ‘3,900원’인가, 가격 · 공급구조 · 운영범위 현실적 설계

지방정부가 ‘한 끼 가격’을 명확히 제시한 것은 이용자 접근성을 높이는 장치다. 영등포구가 제시한 3,900원은 외부 조달 파트너인 CJ프레시웨이와의 협약을 통해 신선한 식자재를 시중보다 저렴하게 공급받을 수 있다는 전제가 있어 가능한 가격이다.

‘배달 구독료는 별도’라고 명시하고 있어, 최종 이용자 부담(실제 배달비·구독료 포함 총 비용)은 기관·구독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러한 가격설정과 공급 협력 구조는 서비스 접근성 제고와 사업 지속성 관점에서 모두 중요한 설계 요소다. 

한편 영등포구는 초기 운영을 관공서·소규모 시설로 한정해 수요관리와 품질 관리를 병행한 뒤, 향후 유관 기관과의 연계로 지역 내 취약계층 지원으로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서비스의 공급·수요 균형을 맞추며 자활참여자의 고용안정성을 확보하려는 현실적 전략으로 읽힌다. 

영등포구는 9월 11일 영희네알뜰가게(영신로9나길 16-1)를 새로 열어, 영의정(영등포구 의류 정거장)에서 수거한 의류를 세탁·수선해 저렴하게 재판매하는 ‘되살림’ 모델을 본격 가동한다. (사진=김미숙 기자/영등포구청)

‘자활’의 전통적 목적에 '서비스·친환경 가치' 결합한 점이 핵심

자활사업은 법적·제도적으로 근로 의지가 있는 저소득층에게 체계적 자활지원과 일자리를 제공해 자립을 돕는 것을 목표로 해 왔다.

보건복지부 및 광역자활센터의 역할 규정은 지역자활센터가 사례관리·직업교육·취업알선 등을 담당하며 근로능력 향상과 자립지원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번 영등포구의 시도는 그 목적을 유지하면서도 ‘사회서비스형 자활근로’라는 형태로 공익적 서비스(저가 도시락)와 자원순환(알뜰가게)을 결합해 자활의 스펙트럼을 넓혔다고 평가할 수 있다. 

정책연구와 평가 보고서들은 자활사업이 단순 일자리 제공을 넘어 직업교육·경력형성·창업지원으로 이어질 때 탈빈곤성과 지속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지적해 왔다.

따라서 이번 사업의 의미는 ‘한 끼’ 서비스가 곧 자활 참여자의 직무기술과 운영 경험을 축적하는 현장훈련장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영등포 모델은 자활사업의 전통적 기능(근로능력 배양)과 현대적 사회적 가치(ESG·자원순환)를 동시에 겨냥한 사례로 받아들여질 만하다.

기대 효과와 점검 과제, 일자리의 질 · 안정성 · 확장성 관리가 성공 열쇠

영등포구 측은 해당 사업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저소득층의 식사 문제 해결’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기대하고 있다.

자활사업 관련 선행연구는 자활 근로 경험이 장기적 취업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교육·멘토링·시장접근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지적하므로, 영등포구는 향후 운영 과정에서 참여자 직무교육, 품질관리, 재정적 지속가능성(식자재 공급 계약 조건·구독모델의 현실적 가격 책정) 등을 면밀히 설계해야 한다. 

또한 알뜰가게의 경우 수거→세탁·수선→판매의 전 과정에서 ‘일의 전문성’이 쌓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매출·수요가 사업 참여자의 고용 안정성을 담보할 만큼 충분히 확보되는지, 기부·후원 물품의 공급이 꾸준히 이루어지는지 등 운영상 리스크를 모니터링하고 지방정부 차원의 지원(공간·마케팅·연계사업)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

영등포구가 밝힌 계획대로 사회적경제 장터·나눔장터 참여를 통해 판로와 인지도를 넓히는 전략은 이러한 리스크를 완화하는 현실적 대안이다. 

영등포구 최호권 구청장은 “진정한 복지는 취약계층에게 자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앞으로도 자활사업을 활성화하고 지역사회의 친환경·공익적 가치를 확산할 다양한 사업을 발굴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삼공(30)식탁’과 ‘영희네알뜰가게’는 그 선언을 구체적 프로그램으로 옮긴 첫 사례로, 향후 운영 성과와 보완 과제에 따라 다른 자치구로의 확산 가능성도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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