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표시구역 지정지에서 ‘도시형 문화광장’으로 업그레이드
- 규제 완화 기반의 미디어파사드·콘텐츠 결합...K-컬처·비즈니스 융합 무대 연다
[한국지방정부신문=김미숙 기자] 서울 강남구(구청장 조성명)가 도시의 얼굴을 바꾸는 정책을 통해, ‘광고’가 아닌 ‘문화’로 재해석하는 전략을 본격화한다.
강남구는 삼성동 무역센터 일대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을 ‘강남아이즈(Gangnam Eyes)’라는 브랜드로 공식 선포하며, 이 공간을 단순한 광고판 집합체가 아닌 일상과 콘텐츠, 트렌드가 교차하는 도시형 문화광장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번 선포는 공간의 기능을 재정의해 ‘보는 도시’에서 ‘체험하는 도시’로 이미지를 전환하려는 전략적 시도로 읽힌다.
‘강남아이즈’는 강남구가 옥외 디지털 미디어를 활용해 도시의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고, 문화와 비즈니스를 결합한 새로운 공공광장 모델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제도적 배경과 현재 상태...규제 완화로 가능해진 ‘대형 미디어 캔버스’
이 실험이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도시 자산’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예술성과 공공성의 균형, ▲주민 참여형 운영, ▲빛공해·교통 등 인프라 영향에 대한 관리계획, ▲콘텐츠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 재원과 거버넌스 체계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세계인의 시선을 모으는 도시’라는 강남구의 비전이 단순한 유행을 넘어 도시의 질적 향상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앞으로의 운영 설계와 실행에 달려 있다.
삼성동 무역센터 일대 7만8,400㎡는 2016년 12월 전국 최초로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으로 지정되었고, 현재 4개 건물 7개소에 걸쳐 19기의 대형 LED 미디어가 운영 중이다.
이 자유표시구역 제도는 옥외광고물의 형태·크기·설치방법 등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대형 디지털 사이니지와 미디어파사드를 가능하게 하는 제도적 기반을 제공한다.
제도적 취지와 운영 방식은 중앙정부의 관련 법령과 지침에 근거해 시행되고 있다.
강남의 자음 ‘ㄱ’과 ‘ㄴ’ 모티프...시각적 요소(빛·화살표·사각형·눈) 결합
‘강남아이즈’라는 이름에는 강남의 자음 ‘ㄱ’과 ‘ㄴ’을 모티프로 한 시각적 요소(빛·화살표·사각형·눈)가 결합되어 있다.
강남구는 로고의 중앙에서 뻗어 나가는 시선을 역동성의 상징으로 해석하고, 슬로건 “Eyes on Gangnam” 아래 K-POP 공연, 미디어 아트, 문화행사, 미식 체험 등 다양한 실물·디지털 콘텐츠와 연계해 브랜드 가치를 증폭시킬 계획이다.
또한 전용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콘텐츠 스케줄과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관광객과 시민의 참여를 유도한다.
최근 열린 선포식에는 행정안전부·서울시 관계자와 민관협의체, 매체 운영사, 코엑스 마이스 클러스터 회원사 등이 참석해 미디어 아트 퍼포먼스가 진행되었다.
강남구는 ‘강남아이즈’를 통해 연간 수십만에서 백만 단위의 방문객을 유치하는 글로벌 명소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는 목표를 공식화했다.
이 일대를 찾은 방문객은 약 150만 명에 달한다고 전해진다. 대형 디지털 스크린이 단순한 광고 수단을 넘어서 ‘도시의 얼굴’ 역할을 하게 되면, 지역 브랜드와 연동된 체험형 콘텐츠는 K-컬처 콘텐츠의 해외 확산을 돕는 플랫폼이 될 수 있다.
강남아이즈가 던지는 의미...도시브랜딩, 관광, 그리고 공공성의 재조정
방문객 증가와 상업 콘텐츠의 확대는 인근 상권과 교통, 주변 주거환경과의 조화라는 현실적 문제를 동반하므로, 지속 가능한 운영계획과 지역주민·이용자 참여형 거버넌스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갖는다.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은 중앙정부 차원에서 규제 샌드박스 성격으로 도입된 면이 크며, 성공 사례가 쌓일 경우 타 도심권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행정안전부 등 중앙부처의 가이드라인과 지역 차원의 관리·운영 매뉴얼이 어떻게 맞물리는지가 향후 복제 가능성의 핵심 변수다.
동시에 미디어 콘텐츠의 수준(예술성·공공성)과 기술적 안전성(설치·화재·전력관리)도 확산 판단의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한편, 도시·미디어 관련 연구자들과 정책연구기관은 대형 미디어파사드가 도시 이미지를 강화하고 관광·상권 활성화에 기여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하는 한편, 무분별한 확산은 빛공해·시각적 혼선 등 부작용을 낳을 수 있어 ‘콘텐츠 품질’과 ‘장소성(플레이스 메이킹)’을 고려한 관리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권고했다.
서울연구원과 관련 학술연구에서는 미디어파사드의 예술성과 장소성 확보, 지속 가능한 관리원칙 수립을 강조해 왔으며, 이는 강남구가 ‘광고판’의 효용을 넘어 ‘도시문화 자산’으로서의 전환을 꾀할 때 반드시 맞물려야 할 과제로 제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