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0억 대형 프로젝트로 구현한 미디어아트·조형물·3D 쇼, 신라 서사와 APEC 비전 ‘혁신·번영·연결’ 결합
- 지방·국비 공동투자·지속가능한 야간관광 자원으로 자리매김 기대
[한국지방정부신문=박상대 기자] 경북도(도지사 이철우)가 천년의 이야기를 ‘빛’으로 새로 쓴 경주를 통해, 세계 무대의 초대장을 내밀었다.
경북도(도지사 이철우)가 경주시(시장 주낙영)와 함께 15일 보문관광단지 육부촌과 호반광장 일원에서 ‘빛의 향연’ 시연회를 열고, 신라 천 년의 역사 서사를 첨단 미디어 아트와 대형 조형물·입체영상으로 재해석한 야간 콘텐츠를 공식 공개했다.
경북도와 경주시가 이번 시연회에서 보여준 것은 ‘역사와 기술의 융합’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도시 브랜드다.
150억 원 규모의 투자로 만들어진 미디어아트 광장과 상징 조형물, 3D 호반 쇼는 APEC 기간 현장의 품격을 높이는 수단일 뿐 아니라, 성공적으로 운영될 경우 경주가 ‘밤에 찾아가고 싶은’ 세계적 야간관광지로 자리매김하는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크며, 이번 시연은 그 출발을 공개적으로 확인시킨 행사로 기록될 것이다.
이번 시연회는 APEC 정상회의의 핵심 무대인 보문단지의 야간경관을 국제적 위상에 걸맞게 바꾸려는 전략적 전환을 사실상 선언한 행사로, POST-APEC(APEC 이후) 시대 경주를 ‘글로벌 문화관광 중심지’로 도약시키겠다는 의지를 현장으로 옮긴 자리였다.
시연회에서는 네 가지 핵심 야간경관 콘텐츠가 차례로 선보였다. 첫째, 전통 한옥군인 육부촌(경북관광공사 건물)을 거대한 미디어파사드로 활용해 ‘6부(육부촌) 서사’를 웅장한 영상 언어로 구현한 미디어 아트 & 빛 광장, 둘째, 신라 건국 신화의 상징인 ‘혁거세의 알’을 모티프로 한 높이 약 15m의 상징 조형물(호반광장), 셋째, 보문호의 수면과 지형을 활용한 대규모 3D 입체영상·레이저·특수조명 쇼, 넷째, PRS(정상급 숙소) 주변과 호반 산책로에 설치된 ‘금빛’ 경관조명으로 이어지는 통합 연출이었다.
이 대형 프로젝트에는 문화체육관광부·경북도·경주시가 함께 총 150억 원(국비 75억·지방비 75억)을 투입했다는 점도 공개됐다.
미디어아트·빛광장 조성, 상징 조형물 설치, PRS 주변 가로조명 개선 등 대부분 공정을 10월 초까지 마무리했으며, 시연회 당일에는 3D 입체영상 연출까지 최종 점검을 끝냈다.
행사에는 이철우 경상북도지사와 주낙영 경주시장 등 주요 내빈과 시민 약 100여 명이 참석해 공개 연출을 직접 확인했다. 이러한 준비는 APEC 정상회의를 앞둔 도시의 ‘결의 표명’ 성격을 띠며, 야간 콘텐츠의 기술적 완성도와 운영 준비 상태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로 읽힌다.
이번 프로젝트의 전략적 의미는 단순한 ‘볼거리’ 창출을 넘어 문화유산을 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석해 관광자원으로 지속적으로 활용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경북문화관광공사 김남일 사장은 이번 사업을 ‘경주를 세계에 알리는 빛의 도시 프로젝트’로 규정하며, 지속 가능한 야간관광 자원으로 지역경제와 관광 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경주가 미디어아트를 도입했던 사례는 실질적 효과를 보였다. 예컨대 2023년 대릉원 미디어아트 행사 운영 기간(32일) 동안 약 31만4천여 명(314,163명)이 방문해 행사 전·후의 방문 패턴 변화를 만든 바 있다.
이 기록은 문화유산 기반 미디어아트가 야간 방한 수요를 끌어들여 지역의 체류시간과 소비를 늘릴 가능성을 실증적으로 시사한다.
문화유산을 무대 삼아 디지털 기술로 재현하는 ‘미디어파사드·입체영상’ 방식은 국내외 여러 도시에서도 문화 활성화와 구도심 재생에 효과를 보인 바 있다.
문화유산 디지털 복원과 미디어아트의 사례 연구들은, 장소 고유의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감각으로 재해석할 때 시민과 방문객의 체험 가치를 높인다고 분석한다.
이번 시도는 신라 고유의 서사를 국제적 감성의 ‘시각 스토리텔링’으로 바꾸는 작업으로, APEC 정상과 해외 방문객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겨 문화외교의 효과까지 기대하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