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간 4만4천여 명 진료·누적 15만7천여 건으로 나타난 성과...권역 내 환자 유치율 77.9%로 ‘지역완결형 재활모델’ 실현
- 로봇보행·수중재활 등 전문 프로그램 급증, 병원 내 ‘신속진료(Fast Track)’로 응급성 높은 소아 환자 즉시 치료 체계 구축
[한국지방정부신문=김미숙 기자] 경기도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이 설계 취지 그대로 단순한 지역병원을 넘어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적 소아재활 의료 허브로서의 존재감을 입증했다.
이 병원은 2021년 임시 운영을 시작한 이래 올해 상반기까지 누적 진료 건수 15만7천여 건을 기록했으며, 특히 최근 연간으로는 약 4만4천여 명의 장애아동에게 집중재활치료와 의료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러한 수치는 낮병동과 외래 중심의 소아재활 특성에 맞춘 운영 전략이 권역 내 환자 유치율을 77.9%로 끌어올리며 ‘지역완결형 재활치료’ 모델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경기도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은 이미 ‘수가·운영’ 측면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학계·현장에서 논의되어 온 분야지만, 이번 성과는 모델의 실효성과 확산 가능성을 객관적 수치로 제시했다.
향후 전국 확산을 위해선 ▲보건복지부의 재지정과 제도적 뒷받침, ▲지역사회와의 더욱 견고한 연계(지역의원·학교·복지기관), ▲치료 효과의 표준화·근거 축적(임상 데이터와 연구), ▲전문인력 양성 및 교육 시스템 고도화가 병행되어야 한다.
경기도 측도 보건복지부와의 협력을 통해 ‘경기권 모델’을 전국 표준으로 확산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이러한 흐름은 소아재활이 단순한 의료서비스 제공을 넘어 공공성·교육·복지와 결합된 사회적 인프라로 자리잡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치료와 학습 병행하는 혁신...전국 최초의 ‘병원학교 유치부’ 위탁운영
이 병원의 차별화 포인트 가운데 하나는 치료와 교육을 분리하지 않고 어린이 환자가 치료 중에도 학습권을 유지하도록 설계한 점이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에 자리한 이 기관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병원학교 유치부를 위탁 운영하며, 입원·치료 중인 영유아들이 교육과 치료를 병행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병원-학교 연계 모델은 학부모들의 높은 호응을 불러왔고, 아동의 정서·발달적 연속성을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는 점에서 향후 다른 권역으로의 확산 가능성을 실증했다.
고도화된 치료 프로그램과 근거기반의 가치...로봇보행 · 수중재활
병원은 재활의학과, 소아청소년과, 정신건강의학과, 정형외과, 치과 등 다학제 협진 시스템을 구축해 복합적·맞춤형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로봇보행치료는 2021년 401건에서 2024년 3,167건으로 약 8배가량 급증하는 등 첨단 치료법의 적용이 빠르게 확대됐다.
로봇보행과 같은 기기 기반 치료는 단일 연구마다 효과의 크기와 해석에 차이는 있으나, 최근의 체계적 검토들은 소아·청소년에서 보행·균형 등 기능 개선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병원이 도입한 프로그램들이 근거 기반 치료 추세와 궤를 같이하고 있음을 뒷받침한다.
이는 단순한 장비 도입을 넘어 프로그램의 지속적 고도화와 표준화가 이루어질 때 장기적 기능 향상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일반적 견해와도 일치한다.
신속진료·생애주기 관리로 이어지는 정책적 함의와 확산 가능성
경기도 측은 ‘신속진료제도(Fast Track System)’를 통해 긴급한 치료 필요 환자에게 대기 없이 즉시 재활치료를 제공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급성기 치료를 넘어서 학령기와 청소년기까지 이어지는 생애주기별 정기평가 기반의 연속 관리체계를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이러한 방향은 보건복지부가 추진하는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지정 사업의 목적과도 맥을 같이한다.
지역 단위에서 ‘입원·외래·지역사회 연계’가 연결된 모형이 성공하면 중앙정부 차원에서의 모범 사례로 채택·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재활의학 및 아동발달 분야의 기존 연구들은 조기중재와 다학제적 개입이 장기적 발달 결과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지속적으로 보고해왔다.
국내외 체계적 검토들은 로봇보행치료 등 기계 기반 중재가 보행·균형 기능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하지만, 적용 대상·프로토콜·평가 지표의 표준화가 필요하다고 권고한다.
이러한 학술적 맥락에서 볼 때 경기도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의 성과는 ‘임상 적용과 연구 근거를 연결하는 실무적 플랫폼’으로서의 의미가 크다.
즉, 단일 병원의 치료 실적 상승이 단지 환자 수의 증가를 넘어 어떤 치료법이 어떤 환자군에 효과적인지를 현장에서 검증하고, 그 결과를 표준화·교육·전국 심포지엄으로 환류시키는 선순환이 가능해졌다는 점이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