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민 참여형 설계로 침수·악취·쓰레기 문제를 동시에 줄인 '생활밀착형 도시정책'
- ‘주민 책임관리’가 만든 현장 적응...주민이 함께 열고 기술이 함께 지키는 ‘생활안전’ 모델
[한국지방정부신문=김기문 기자] 서울 중구(구청장 김길성)가 전국 최초로 추진한 ‘주민과 함께하는 스마트 빗물받이 사업’을 통해, 주민과 기술이 맞물려 만든 변화의 서막을 알렸다.
서울 중구가 주민 참여를 설계의 핵심에 둔 ‘중구형 스마트 빗물받이’ 도입으로 단순 시설 개선을 넘어 일상 안전과 도시 미관을 함께 개선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우기에는 자동으로 열리고 평상시에는 주민이 직접 닫을 수 있는’ 시스템이라는 점으로 이 방식은 ‘전국 최초’이며, 구는 이 사업을 추진한 치수과 김병훈 주무관에게 적극행정 최우수상을 수여했다.
현행 빗물받이 관리 부담과 중구가 노리는 비용·효율 개선
빗물받이는 도시 배수와 침수 예방의 핵심 장치지만 유지관리 비용과 빈번한 점검의 부담이 크다.
국내·서울 사례를 보면, 빗물받이의 준설과 유지관리·악취 민원 대응에 상당한 행정 자원이 들어가고 있어, 덮개형·스마트형 장치의 도입은 장기적으로 준설 비용과 민원 대응 비용을 낮출 잠재력이 있다.
중구는 이미 관내 기존 빗물받이(일반적으로 수천~만여 개 단위 존재)를 고려해 설치 위치 제약이 적고 규격 유연성이 있는 제품을 선택했다고 강조하며 확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중구의 사례는 작은 인프라(빗물받이)를 주민 참여형 설계와 기술적 보완으로 재정의한 사례다.
이미 실험·시범사업에서 입증된 악취 차단·통수 능력과, 중구의 적극행정·사전컨설팅 제도에 기반한 확산 전략은 다른 지방정부들이 주목할 만한 ‘생활밀착형 도시정책’ 모델을 제시한다.
향후 관측 가능한 성과 지표는(1) 침수 민원 감소, (2) 악취 민원 감소, (3) 빗물받이 준설 비용의 장기적 절감, (4) 주민 자율관리 참여도 등이며, 중구는 시범 운영 결과를 공개·공유해 타 지자체와의 확산 가능성을 높일 계획이다.
주민 참여 설계로 기술 수용성과 유지관리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리다
중구형 스마트 빗물받이는 평상시 덮개를 닫아 하수관로에서 올라오는 악취와 무단 투기물을 차단하고, 비가 오면 태양광 기반으로 자동 개폐되어 빗물을 하수관로로 신속히 배수한다.
시범 설치는 제일평화시장·광희패션몰·광희초등학교 일대 등 20곳에서 시작됐고, 현장 간담회와 주민 참여로 관리 방법을 설계해 ‘내 집 앞은 내가 관리한다’는 인식을 높이는 방향으로 운영하고 있다
공학적 실험과 평가에서는 악취차단형 빗물받이가 황화수소 등 악취성 가스 차단에서 높은 성능(실험조건에서 약 96~98% 이상의 악취 차단율)을 보였고, 통수능 실험에서도 일정 기준까지 월류 없이 전량 배출되는 결과가 보고되어 빗물 유출 기능을 해치지 않으면서 악취 저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근거가 있다.
또한 서울시 차원에서도 자치구별 시범 설치와 서울연구원과의 가이드라인 마련 등으로 제품 성능과 유지관리 용이성을 검증·확대하려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이 같은 연구·정책 동향은 중구의 도입 결정에 실증적 뒷받침을 제공한다.
‘악취 저감’과 ‘침수 예방’은 상충하지 않는다
학술·실험 보고서는 악취차단장치가 통수능(通水能)을 해치지 않도록 설계하면 악취 저감과 배수 성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중구가 현장 모니터링을 통해 통수 능력과 유지관리 편의성을 최우선으로 검증하겠다고 밝힌 전략은 이론적·실증적 근거와도 맥을 같이한다.
중구는 2025년 3분기 적극행정 우수공무원으로 ‘주민과 함께하는 스마트 빗물받이’ 추진자 김병훈 주무관을 포함해 총 4명을 선정했다.
이번 평가는 주민체감도·적극성·난이도·확산가능성 등 4개 지표로 이뤄졌고, 주민과 직원 참여 투표 및 적극행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수상자가 확정됐다.
구는 우수사례를 카드뉴스로 제작·공유하고, 사전컨설팅 제도를 통해 법령·지침의 불명확성 때문에 공무원이 소극적으로 판단하지 않도록 적극행정을 제도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이 같은 행정적 뒷받침은 현장 시범을 안정적으로 확산시키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