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액지원 넘어 ‘디지털 문화 접근성’까지 넓힌 정책 실험

- 구직 준비의 경제적·정서적 부담 동시에 낮춘다...문화참여 포함은 청년 정신·사회적 복지 측면에서 의미 있어

자료=금천구청) 
자료=금천구청) 

[한국지방정부신문=김미숙 기자] 서울 금천구(구청장 유성훈)이 시행하는 ‘금천형 취업성공키트’는 청년이 처한 ‘구직의 총체적 비용’을 현실적으로 바라보고 이를 완화하려는 지방정부의 실험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자격시험 응시료·면접 준비비라는 기존 지원항목에 문화·디지털 구독 경험을 포함시켜 청년의 생활과 정서를 고려한 확장형 지원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금천구는 미취업·미창업 청년을 대상으로 한 ‘2025 금천형 취업성공키트’로 구직 준비의 비용 부담뿐 아니라 문화·휴식 접근성까지 지원하는 전방위형 정책을 내놨다.

이번 사업은 자격시험·면접 준비비용을 직접 지원하는 전통적 방식에 더해, 전국 최초로 청년의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구독료를 문화힐링비 항목에 공식 포함시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로써 디지털 문화 서비스가 청년의 생활·정서 회복과 정보 접근성 측면에서 공적 지원의 대상이 됐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 

자격시험 · 면접 준비비, 문화힐링비...1인당 최대 50만 원까지 지원

금천구의 지원은 크게 세 갈래로 구성된다. 첫째, 자격시험 준비비(수강료·응시료·교재비)는 항목별 요건을 충족할 경우 최대 30만 원(다만 지난해 응시료 지원을 받았던 청년의 경우 자격시험 준비비는 최대 20만 원으로 규정된 사례가 있다).

둘째, 면접 준비비(정장대여·증명사진·헤어·메이크업 등)로 최대 10만 원을 지원하고, 셋째, 문화힐링비(영화·도서·OTT 구독료 등)를 통해 최대 10만 원을 돌려준다.

항목을 모두 합하면 1인당 최대 50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 이 사업의 지원 방식은 항목별로 현금 또는 모바일 지역사랑상품권 지급으로 이루어진다. 

지원 자격은 금천구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만 19세에서 39세 이하의 미취업·미창업 청년(신청일 기준 만 나이 적용)이며, 다만 문화힐링비는 만 24세 이상부터 신청 대상에 포함되며, 소득요건으로는 기준중위소득 150% 미만이라는 기준이 적용된다.

전국 최초 ‘OTT 구독료 포함’...청년 세대 생활·문화 실태 '정책 설계' 반영

금천구가 문화힐링비에 OTT 구독료를 공식 포함한 것은 단순한 복지 항목 확대를 넘어 청년 세대의 생활·문화 실태를 정책 설계에 반영한 결과로 읽힌다.

OTT는 정보·문화 소비의 주요 창구로 자리 잡았고, MZ세대를 비롯한 청년층에게는 생활의 일부이자 소통·휴식의 공간이다.

지방정부의 지원 항목에 디지털 구독서비스를 넣음으로써 디지털 문화 접근성 격차를 일부 완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금천구는 사업 설명에 OTT·인터넷서점 구독료 등도 문화서비스 향유비용으로 명시되어 있다. 

청년층의 고용·복지 상황을 보면, 전통적 ‘취업 지원’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정서적·사회적 요인이 존재한다.

통계청·KOSIS의 고용통계(2025년 9월 기준 청년(15~29세) 실업률 약 4.8%)는 청년층이 노동시장에 직면한 어려움을 보여주지만, 연구들은 사회참여와 문화활동이 청년 정신건강과 삶의 만족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전했다.

관련 연구들은 사회참여와 문화활동이 청년의 정신건강에 유의미한 영향을 준다고 보고한다.

금천구의 문화힐링비 포함은 이러한 연구 결과와 맥을 같이하며, 구직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재충전 시간을 제공함으로써 구직활동의 지속성을 높이는 보완적 장치로 평가될 수 있다. 

경제적 지원과 정서적·사회적 지원 동시에 제공하는 ‘결합형 지원모델’

정책적 의미를 종합하면 이번 사업은 경제적 지원(자격·면접비)과 정서적·사회적 지원(문화힐링비)을 동시에 제공하는 ‘결합형 지원모델’이다.

관련 연구들은 문화·휴식 접근성 확대는 구직 과정에서의 탈진(burnout)과 위축을 완화하는 보완적 수단이 된다고 보고한 바 있다.

따라서 현장 전문가들은 금천구의 시도가 청년정책의 폭을 넓힌 선구적 사례로 볼 수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정책 수혜자(청년)의 현장 반응과 사업 집행 데이터(신청률·지급 내역 등)가 누적되면 다른 지방정부로의 확산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청 절차는 다음과 같다. 먼저 구직활동에 필요한 비용을 본인이 선결제한 뒤, 영수증·이체내역 등 결제 증빙자료를 포함한 서류를 준비해 금천구청 누리집의 전용 접수 페이지로 온라인 신청한다.

제출서류는 항목별로 세부 서류가 추가될 수 있으니 접수 페이지의 안내문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지급은 확인 후 항목별로 현금(계좌이체) 또는 모바일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진행된다.

사업은 11월 30일 접수 마감이나, 예산 소진 시 조기 종료될 수 있으므로 분기별 지급 일정과 예산 집행 현황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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